챔피언 퍼트를 마친 후 캐디 애덤 헤이즈와 포옹하는 마스터스 챔피언 존 람. [사진=오거스타 내셔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존 람(스페인)이 제87회 마스터스(총상금 1800만 달러)에서 30홀 혈투 끝에 4타 차 완승을 거두며 생애 첫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람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4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30홀을 소화하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공동 2위인 브룩스 켑카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을 4타 차로 따돌렸다. PGA투어와 LIV골프간 자존심 대결에서 최후의 승자는 결국 PGA투어였던 셈이다.
람은 이날 우승으로 스페인 선수로는 사상 6번째로 그린 재킷을 차지했다. 그리고 2021년 US오픈 우승에 이어 생애 두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스페인 선수로 US오픈과 마스터스를 제패한 선수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에 이어 람이 두번째다. 람은 또한 시즌 4승째를 거두며 스코티 세플러(미국)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에도 복귀했다. 우승상금은 324만 달러(약 42억 7천만원).
마스터스 시작과 함께 4퍼트로 더블 보기를 범했던 람은 이날 3라운드 잔여 경기를 포함해 30홀을 소화하며 4타 차로 앞서가던 경쟁 상대인 켑카를 상대로 8타나 앞서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악천후로 전날 3라운드를 7번 홀 도중 경기를 중단한 람은 경기 시작과 함께 ‘투 샷 스윙’으로 켑카에 2타 차로 다가섰다. 람은 2.7m 버디를 성공시킨 반면 켑카는 3.3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승기를 잡은 람은 8, 9번 홀서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은 뒤 13, 14번 홀서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4번 홀 버디로 켑카를 5타 차로 앞선 람은 이후엔 파를 지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며 마지막 18번 홀(파4)에선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나무를 맞고 들어오는 행운 속에 파를 지켜 4타 차 역전우승을 완성했다.
2라운드까지 이틀간 13타를 줄인 켑카는 3, 4라운드에선 5타를 잃는 난조로 역전패를 허용했다. 켑카는 44홀 동안 이글 1개와 버디 13개를 잡았으나 나머지 홀에선 보기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승부의 분수령은 14번 홀이었다. 람은 1.5m 버디를 잡았으나 켑카는 쓰리 퍼트로 보기를 범한 것. 이 홀서 둘 사이의 간격은 5타 차로 벌어졌다. 켑카는 15,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람을 3타 차까지 추격했으나 17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당겨치면서 보기를 범해 추격의 끈을 놓치고 말았다.
켑카로선 악천후로 인한 경기 중단이 뼈아팠다. 2년 전 무릎 수술을 받은 켑카는 장시간 경기중단과 속개를 반복하면서 하체의 피로가 쌓이자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났고 결국 30홀을 치르면서 5오버파를 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52세의 미켈슨은 마지막 날 버디 8개에 보기 1개로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준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LIV골프 이적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미켈슨은 이날 활약으로 마스터스 사상 최고령 톱5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미켈슨과 같은 조로 경기한 조던 스피스(미국)는 버디를 9개(보기 3개)나 잡아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패트릭 리드, 러셀 헨리(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미켈슨과 스피스는 최종라운드에 둘이 합쳐 버디 17개를 잡았다.
한국선수들은 4명이 전원 컷을 통과한 뒤 전원 '톱30'에 드는 좋은 경기를 했다. 마스터스에 첫 출전한 김주형은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4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임성재와 함께 공동 16위에 올랐다. 이경훈은 4~7번 홀서 4연속 보기를 범했으나 나머지 홀서 버디 4개를 잡아 최종 합계 1언더파로 공동 23위에 올랐다. 소니오픈 우승자인 김시우는 이븐파를 쳐 최종 합계 1오버파로 공동 29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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