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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골퍼 이승민, US어댑티브오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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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US어댑티브오픈에서 우승한 여자부 킴 무어와 남자부 이승민. [사진=US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발달장애인 골퍼 이승민(25)이 세계 각국의 장애인 골퍼들이 겨루는 제1회 US어댑티브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이승민은 20일(미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쳐서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날 3타를 줄인 스웨덴의 펠릭 노먼(발달 장애)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들어가 우승에 이르렀다.

두 살 무렵 선천적 자폐성 발달 장애 진단을 받은 이승민은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에 이승민은 영화 ‘레인맨’에서처럼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걸 두려워했다.

미국 특수학교에서 아이스하키를 시작했지만 비장애인과의 단체활동에서 부상이 잦았고 결국 중학교 1학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했다. 하지만 공이 날아가는 것을 좋아한 그는 프로골프가 되는 꿈을 위해 노력했다. 안양 신성고 2학년이던 2014년에 세미 프로골퍼 자격을 얻었고 2017년에는 다섯 번의 도전 끝에 K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발달 장애 선수가 1부 투어 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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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이 US어댑티브오픈 마지막 날 1언더파를 쳐서 연장 승부끝에 우승했다. [사진=USGA]


이승민은 골프를 하면서 사회성도 좋아지면서 발달장애 2급에서 좀 더 완화된 3급이 됐고, 언어 구사 능력도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한다. 2018년에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컷을 통과해 처음으로 상금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 5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 진출전에 출전했고, SK텔레콤오픈도 공동 44위로 마친 바 있다.

이승민은 우승 인터뷰에서 “꿈을 이룬 것 같다”면서 “(라운드 중에) 계속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가서 코리안투어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는 이승민은 장래의 꿈을 묻는 질문에 대해 “마스터스에 나가서 파이널 라운드까지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날 선두였던 채드 파이퍼(미국, 다리 장애)는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4언더파를 쳐서 3위(이븐파)로 마쳤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로 골퍼 출신 켄 그린(미국, 다리 장애)은 6위(11오버파)에 자리했다.

한국인 중에 박우식(64, 다리 장애) 선수는 공동 31위, 이양우(발달장애) 선수는 5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남자 부문에서는 총 78명 중 76명이 3일 대회를 끝까지 마쳤다.

여자부에서는 총 18명이 출전한 가운데 미국의 킴 무어(다리 장애)가 첫날부터 압도적인 리드를 지켜 이날도 4오버파 76타를 쳐서 최종합계 16오버파 232타로 우승했다. 한국의 한정원(52 다리 장애) 선수는 85타를 쳐서 7위로 대회를 마쳤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 처음 창설한 이 대회는 3일간 하루 18홀씩 54홀 경기를 치렀다. 미국 29개주를 포함한 11개국의 15~80세 남녀 골퍼 96명이 출전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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