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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57) 골프장, ESG 경영의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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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서원밸리 골프장의 그린콘서트 포스터.


골프장 사업의 호황이 길어지고 있다. 그린피를 끝없이 인상하는 대중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었다. 골프장 사업은 일반 기업과 달리 매출액 전액을 현금으로 받는 사업이라서 외상매출금도 없고 장부상의 이익금이 이미 전액 현금으로 들어와 있는 알짜사업이다. 그들의 이익금에는 두세 달을 저축해서 겨우 라운드를 한번 나가는 가난한 MZ세대 골퍼와 은퇴자의 돈도 섞여있다. 이렇게 큰 돈을 벌어들이는 골프장들이 ESG경영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사회공헌 외면하는 골프장
5월에 서원밸리에서 열린 그린콘서트에는 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함께 즐겼는데, 벌써 18회의 콘서트를 주최하여 주민과 골퍼들을 초대한 서원밸리의 통 큰 사회 공헌이 유난히 돋보였다. 그 이외의 대부분 골프장들은 오직 돈벌이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이고 다른 사회적 기여를 했다는 소식은 듣기 어렵다. 서원밸리처럼 큰 콘서트가 아니라 5월에 꽃이 만개하여 골프장이 가장 아름다운 날에 하루라도 주민들을 초대하는 골프장 개방행사를 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골프장협회에서 기부금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선수나 불우이웃을 도왔다는 소식도 없었다. 골프장들은 최근 기업경영의 화두인 ESG 경영의 사각지대라고 비판 받아 마땅하다.

선수들에게 연습장소 제공해야
대한골프협회에 등록된 학생 골퍼의 숫자는 매년 줄고 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선수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골프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윙을 배우는 것은 실내에서도 가능하지만 그린을 밟아보고 퍼팅을 연습하는 것은 골프장에 가야만 가능한데 선수들에게 연습장소를 제공하는 골프장은 드물다. 우리나라 500개의 골프장에서 9홀 당 1명의 선수를 받아 영재육성에 나선다면 선수들의 연습장 문제는 크게 개선될 수 있지만 골프장 주인들의 마음은 야박할 뿐이다. 스타 플레이어가 나타나 세계를 석권하면서 골프 대중화가 이뤄졌는데 그 혜택을 즐기는 골프장들이 선수 육성을 외면하는 것은 ESG를 외면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매년 선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계속 된다면 우리나라 프로골프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결국 골프산업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학생대회 개최를 거절하는 골프장
대한골프협회와 경기도골프협회 등 지방 골프협회들은 학생대회를 개최할 골프장을 찾기 어렵다. 학생대회를 위해 골프장을 빌려주면 매출에서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기도에는 17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는데 경기도골프협회가 주최하는 학생골프대회를 위해 빌려주는 골프장이 없어서 수년 동안 매년 군산CC로 가야 했다. 금년에는 다행히도 파주의 노스팜CC에서 경기도협회장배와 도지사배의 대회를 위해 골프장 대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이어서 노스팜CC 경영진에게 크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골퍼들의 책임
골프장 사업도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해 결국은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 밖에 없는데 그 때 골퍼들이 사회 공헌을 했던 골프장들을 먼저 보호해야 할 것이다. 골프장들이 ESG 경영에 참여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비판하며 행동하는 것은 골퍼들의 책임이다.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 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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