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연말 연초 골프 바람이 맹렬하게 불 전망이다.

유러피언투어는 이번주 목요일인 11일부터 나흘간 UAE 두바이의 주메이라 골프이스테이트 파이어코스에서 AVIV두바이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을 신설했다. 다음주에 유러피언투어 최종전인 DP월드투어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를 한 주 앞두고 중동에 골프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부터 2020두바이엑스포를 시작해 내년 3월까지 반년간 이어지는 이 기간에 국제 골프대회가 수두룩하다. 내년 1월20일부터는 매년 개최하던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을 UAE의 최고 코스로 평가받는 아부다비의 야스링크스에서 총상금 800만 달러로 개최한다.

그 다음주에 27일부터 두바이 에미레이트GC 마즈리스 코스에서 Slync.io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800만달러)이 열린다. 이어지는 주인 1월27일부터 나흘간은 UAE의 토후국 중 하나인 라스알카이마가 알함라골프장에서 라스알카이마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도 신설했다. 두바이에서 11월에 2개로 시즌을 마치고 1~2월에 3개를 합쳐 5개를 개최하는 것이다.


아부다비, 두바이를 제외한 UAE의 새로운 투후국에서 골프 대회를 연다는 자체가 주목되는 사실이다. 알함라 골프장은 이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유럽 챌린지 투어를 주최했었다. 그러다 이번에 대회의 격과 상금을 대폭 인상시켜서 UAE가 유러피언투어의 큰 지분을 가진 곳이라는 것을 알리는 의미도 크다.

프로 대회 뿐만이 아니다. 지난주 두바이의 두바이크릭에서는 마스터스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가 공동으로 만들어 12주년을 맞은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AAC)를 열었고, 이번주에는 아부다비로 장소를 옮겨 아부다비내셔널에서 3회째인 여자아시아아마추어챔피언십(WAAP)도 2주 연속 개최한다.

그런가 하면 중동의 골프 후발주자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세계 골프계의 관심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엄청난 오일 머니로 세계에 여러개의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지난해부터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에서 아람코사우디 시리즈를 열고 있다. 개인전과 단체 팀전으로 2주 연속 개최하는데 올해 LET에 예정된 27개 중에 무려 7개나 차지한다. 대회당 상금도 100만 달러로 일반 LET 대회의 서너 배 수준으로 주최하고 있다.


개인 경기와 팀 경기가 포함된 이 시리즈는 지난 7월에 잉글랜드, 8월에 스페인, 10월에 미국 뉴욕, 이번 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로열그린 골프장에서 사우디아람코인터내셔널레이디스와 팀 시리즈가 12일까지 2주 연속으로 열린다. 지난 8월 미국 교포 앨리슨 리가 우승했고 지난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우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과반을 소유하는 리브골프투자(LIV Golf Investments)는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을 대표로 하고 아시안투어에 2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서 연간 10개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내년 2월 초에는 킹압둘라 이코노믹시티에서 3년간 유러피언투어가 주관해 열던 사우디인터내셔널을 내년부터는 아시안투어의 주관으로 치를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미 더스틴 존슨, 케빈 나(이상 미국) 등이 주요 선수들이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유러피언투어로서는 3년간 개최해오던 빅 이벤트인 사우디인터내셔널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의 파트너십 때문에 놓친 만큼, 아시안투어로 치르는 사우디 대회에 유럽의 주요 선수를 뺏기지 않도록 같은 기간에 라스알카이머챔피언십을 신설 개최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중국은 골프와 담을 쌓은 듯 보이고 모든 국제 프로 대회가 중단된 상황에서 중동이 가장 유망한 골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연합하던 투어들이 이제는 PGA투어-유럽투어 연합군과 아시아-중동 오일자본의 파트너십간의 양자 대결 구도가 UAE 대 사우디라는 대리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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