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PGA투어 발스파챔피언십 대회장 티박스는 페인트통 형상이다. [사진=PGA투어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이번 주 미국 플로리다 이니스브룩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챔피언십의 티박스는 알록달록 페인트통이다.
오죽 놓을 게 없어 그걸 가져다 뒀나 싶지만 실은 후원사가 페인트업체 발스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박스를 페인트통을 형상화한 원통으로 만들어 기업 브랜드를 홍보한다. 2015년 창설된 바바솔챔피언십은 티박스로 셰이빙 폼 모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번 주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은 아시아나 유럽에 수많은 지점을 가진 HSBC은행이 메인 후원사다. HSBC는 홍콩 상하이 은행의 머릿글자를 딴 것으로, 1865년 영국이 차지한 홍콩에서 설립됐고, 1991년 본사가 영국 런던으로 옮겨 갔다. 이 은행은 이밖에도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도 열고 있다.
올해 프로골프대회는 미국은 남녀 투어를 합쳐 82개가 열리고 일본은 63개, 한국은 35개가 열린다. 올해 49개 대회를 여는 PGA투어는 대체로 770만 달러를 넘는 금액으로 대회를 열고, 33개를 여는 LPGA투어는 200만 달러 내외의 총 상금이 걸린다. 본격 대회 시즌을 맞아 대회를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는 어떤 기업들인지 살펴봤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은행이 후원하는 대회 HSBC챔피언스의 박인비. [사진=게티이미지]
한미일 투어 금융권만 39개
골프 대회 후원사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금융권이다. PGA투어에서만 은행, 보험, 카드까지 포함해 14개로 가장 많다. LPGA투어에서는 모두 7개, 일본은 남자 2개에 여자가 5개로 총 7개, 한국은 남자 6개에 여자 5개로 총 11개 기업이 대회를 연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캐나다오픈과 RBC헤리티지 두 개를 연다. 미국의 웰스파고, 120년 역사의 노던트러스트, 2금융권에 가깝지만 찰스슈왑, 로킷모기지도 골프대회 후원사다.
보험업계는 미국 세 번째 규모 파머스인슈어런스를 비롯해 5개사다. 보험과 금융업을 하는 네이션와이드가 메모리얼토너먼트를 후원하고, 하와이 카팔루아에서 새해를 여는 센트리TOC의 후원사인 센트리는 기업보험사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취리히파이낸셜은 뉴올리언즈에서 2인1조로 경기하는 취히리클래식을 연다. 빨간 우산 모양의 로고인 트래블러스는 건강보험, 생명보험 등 개인 보험사다. 마스터카드는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의 후원사다.
LPGA투어도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다수다. 회계컨설팅사인 KPMG가 메이저인 위민스PGA챔피언십을 후원한다. 업종 별로는 보험사(AIG, 게인브릿지) 은행(HSBC, 뱅크오브호프)에 투자사가 3개(CME그룹, ASI, 아문디)로 금융권이 모두 7개를 개최한다.
150만 달러 우승 상금이 걸린 시즌 최종전을 여는 CME그룹은 시카고에 본사를 둔 증권 주식회사다. 고급 탄산수 브랜드 에비앙을 대신해 올해 처음 메인 후원사가 된 아문디는 자산운용사로 보스턴, 더블린, 런던, 밀라노 등 40개국에 1억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김태훈은 지난해 제네시스 신 모델이 전시된 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KPGA]
자동차 대회는 미국에 집중
자동차 업계도 골프 대회에 비중을 크게 둔다. PGA투어에서는 제네시스를 비롯해, BMW, 혼다까지 3개 대회가 있다.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은 타이거 우즈의 재단이 운영하는데 최근 우즈의 졸음 자동차 운전 사고와 겹쳐 미국에서 최고의 매출 신장세라고 한다. 제네시스는 2011년부터 하와이에서 현대TOC를 열었으나 2017년부터 한국 교포가 많고 미국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옮겨왔다.
일본 혼다는 1982년부터 PGA투어 혼다클래식을 개최하는 단일 스폰서로는 가장 오래됐다. 독일에 본사를 둔 BMW는 유러피언투어의 주요 고객으로 메이저 대회를 열 뿐만 아니라 6개 투어가 공동 개최하는 특급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BMW챔피언십도 개최한다.
LPGA투어에서는 자동차 회사가 후원하는 4개 대회는 각각의 영업망을 갖춘 국가에서 고객 마케팅 차원에서 연다. 미국에선 KIA클래식, 한국에선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중국에서는 뷰익LPGA상하이, 태국에서는 혼다LPGA타일랜드가 열린다.
일본은 자동차 강국이지만 특이하게 자동차 회사가 골프대회를 하나도 후원하지 않는다. 한국도 제네시스만 PGA투어와 어울려 개최할 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롯데렌터카여자오픈을 연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까지 메이저인 한국여자오픈을 후원했으나 지난해 종료했다.
이번주 열리는 JLPGA 파나소닉레이디스오픈 홈페이지는 남녀 대회 소개와 함께 가전 제품 홍보 페이지를 겸하고 있다.
PGA는 IT, 일본은 용품과 가전
특정 투어에 집중된 업종도 있다. PGA투어에서는 IT업체가 무려 5개의 골프 대회를 후원한다. 세계 최대 통신 기업이자 미국의 최대 유선 전화 서비스 제공자인 AT&T는 PGA투어를 한 시즌에 두 번(페블비치프로암, 바이런넬슨)을 연다. 델테크놀로지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특급 대회인 WGC 매치플레이를 후원한다.
올해 처음 WGC 워크데이챔피언십을 후원하는 워크데이는 업무 효율화 및 회계 관리를 돕는 회사다. 2003년 창업한 컴퓨터 보안 네트워킹 스토리지 관리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바라쿠다는 네바다 르노에서 상금 340만 달러의 중소규모 바라쿠다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올해 처음 LPGA투어를 후원하는 코그니전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다.
일본 남녀 투어는 골프용품사나 가전 회사가 대회를 주로 후원한다. 일본남자프로골프(JGTO)투어에는 골프용품 브랜드가 5개 대회를 개최한다. 미즈노, 던롭, 브리지스톤까지 3개 브랜드가 4개의 대회를 연다. 골프장 위탁운영기업인 PGM이 후원하는 골프파트너스프로암까지 포함하면 가장 많은 직종이다. 여자 대회도 요넥스, 야마하, 골프5, 던롭, 브리지스톤까지 골프 용품사가 대회 5개를 후원한다.
일본 투어의 두 번째 스폰서 시장은 가전 기업들이다. 후지, 파나소닉은 남녀 대회를 모두 개최하고 카시오는 남자 대회만을 연다. 반면 여자는 NEC,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스탠리까지 4개를 더해 총 6개 대회가 열린다. 이번주 치바에서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파나소닉오픈레이디스 외에 9월에는 JGTO투어로 파나소닉오픈골프챔피언십이 열린다.
골프 패션회사 크리스F&C가 후원하는 KLPGA 챔피언십 첫날 박민지가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패션, 리조트 등 다양한 후원사
골프 리조트에서 대회를 후원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멕시코(마야코바클래식), 도미니카(코랄레스푼타카나리조트챔피언십), 푸에르토리코, 버뮤다는 메이저나 특급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상금이 절반 정도인 중급 대회를 연다.
LPGA투어도 다이아몬드리조트가 개막전을 여는 등 골프 리조트는 관광과 홍보를 위해서 대회를 연다. 한국에서도 KLPGA의 하이원리조트나 이번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로 열리는 KPGA군산CC오픈이 그렇다. 엄밀하게 군산CC는 홍보보다는 한국남자 골프 발전을 위해 대회를 열어주는 성격이 더 강하다. 국내 남자대회에서 종종 메인 후원사 이름 뒤에 골프장 이름이 붙는 건 대회기간에 골프장을 무상으로 내어주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의류 패션 기업도 대회를 후원한다. 일본의 인터넷 맞춤 옷 브랜드인 조조클럽이 후원하는 대회가 PGA투어 조조챔피언십이다. 한국엔 2019년 출점한 스트릿웨어 브랜드 산산이 JGTO 대회 산산KBC오거스타를 올해부터 후원한다.
KPGA에서는 일본기업 데상트가 먼싱웨어매치플레이를 올해 복원시켰고, KLPGA에서는 메이저인 크리스F&C KLPGA챔피언십이 이번 주 전남 사우스링스영암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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