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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만화경] 새 IOC위원 ‘몽골의 이재용’은 유승민 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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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바트볼드 IOC위원은 "IOC의 멤버가 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8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제136회 총회를 역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로 열고, 5명의 새 IOC위원을 선임했다. 쿠바, 크라아티아,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국적의 개인자격 4명에, 영국의 육상스타 세바스찬 코가 경기단체(IF) 회장 자격으로 IOC위원이 됐다. IOC위원은 개인자격이 70명, 선수-IF-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각 15명으로 최대 115명을 정원으로 하는데, 이번 증원으로 총 103명이 됐다.

똑같은 IOC위원이지만 개인자격이 가장 선호된다. IF와 NOC는 해당 단체에서 직을 상실할 경우, IOC위원직도 내려놓는다. 또 선수위원은 최대 12년(1차 8년+2차 4년)의 임기제한이 있다. 따라서 만 70세까지 임기가 보장되는 개인자격의 IOC위원이 가장 안정적이다.

4명의 새로운 개인자격 IOC위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바투식 바트볼드(Battushig Batbold)다. 인구 327만여 명으로 작은 나라인 몽골 국적이고, 나이도 1986년 생(만34세)으로 어리기 때문이다. 바트볼드는 몽골 올림픽위원회(MYOX)의 수석부위원장으로 현재 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고, 몽골 배드민턴협회장. 세계배드민턴연맹 이사, IOC 마케팅위원회 멤버 등의 직함이 있지만 국제 스포츠계에서 무명에 가깝다.

이런 바트볼드가 어떻게 영국의 앤 공주가 맡고 있는 까다로운 IOC 선출위원회를 거쳐 IOC위원이 됐을까? 개인자격 IOC위원은 한국도 없는데 말이다(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선수위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NOC자격).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몽골의 이재용’으로 불릴 정도로 몽골 최대기업의 오너이고, 그의 집안이 몽골 내에서는 정치력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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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볼드 IOC위원(왼쪽)이 어린 시절 친구인 하쿠호와 포즈를 취했다. 하쿠호는 일본 스포의 스타플레이어다. [사진=바트볼드 위원 트위터]


바트볼드는 통신회사 스카이텔, 캐시미어 회사인 알타이 캐시미어, 징기스칸 호텔, 이마트 몽골슈퍼마켓체인 등을 거느린 알타이홀딩스의 최고경영자다. 물론 34세의 그가 창업자는 아니다. 그의 아버지 수흐바타르 바트볼드(57)는 2009~2012년 몽골 총리를 지낸 정계 유력인사로 알타이홀딩스를 몽골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바트볼드는 든든한 아버지 덕에 일찌감치 미국 유학을 떠났고,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모건스탠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가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은 것이다.

스포츠와의 인연도 다채롭다. 마이클 조던을 좋아해 시카고 대학에 갔을 정도로 농구를 좋아하고, 2015년 몽골에서 열린 국제 배드민턴대회를 후원하면서 세계배드민턴연맹의 이사로 활동하게 됐다. 알타이 이글스라는 몽골농구팀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몽골 출신의 스모(相撲 일본씨름) 요코즈나인 하쿠호(白鵬 35)와 어린 시절 친구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몽골의 30대 재벌 총수 겸 IOC위원인 바트볼드가 한국의 유승민 위원과 친분이 두텁다는 사실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 유승민 위원은 IOC의 지인으로부터 “몽골의 바트볼드라는 친구가 IOC마케팅위원회 멤버인데, 가족이 한국에서 급히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평창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유 위원은 바트볼드와 가족의 한국체류 및 병원치료를 최대한 도왔고, 평창 올림픽 기간 중에도 그를 특별히 배려했다. 이에 바트볼드는 유승민 위원을 무척 좋아하고, IOC위원이 되기 직전인 지난 6월에도 유승민 위원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다녀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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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 ioc위원으로 선임된 몽골의 바트볼드 회장(왼쪽)이 지난 6월 서울을 찾아 유승민 회장을 만났다. [사진=바트볼드 위원 트위터]


유승민 위원은 “2016년 IOC위원이 된 후 바트볼드를 몇 번 만났지만, 그다지 친분이 없었어요. 몽골에서 그렇게 대단한 친구인지도 몰랐고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아주 친해졌는데 나보다 4살이나 어린 바트볼드가 아시아의 IOC위원이 됐으니 정말 기쁩니다”라고 설명했다.

IOC위원 중에는 왕족과 귀족, 그리고 재력가들이 즐비하고, 여기에 올림픽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지나 종목 결정 같은 주요사항은 IOC 위원들이 결정하는데, 결국은 자기 편이 많은 IOC 위원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38세의 유승민 위원에게 ‘유승민계 IOC위원’이 생긴 셈이니 굿뉴스인 듯싶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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