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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 람, 세베 잇는 스페인 세계 골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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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람이 2020 메모리얼토너먼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존 람(스페인)이 세베 바예스테로스에 이어 스페인 선수로는 31년여 만에 세계 골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올해 25세인 람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메모리얼 토너먼트 마지막날 압도적인 리드를 지킨 끝에 3타 차로 우승했다. 람은 메이저급으로 여겨지는 이 대회 우승으로 포인트 76점을 받아 평균 9.09점으로 세계골프랭킹(OWGR) 정상에 올랐다.

지난 2월 9일 브룩스 켑카(미국)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1주이자 개인 통산 106주를 채우고 최종 2위(평균 8.481점)로 내려앉았다. 매킬로이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공동 32위에 그쳐 포인트 3.08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평균 7.51점으로 3위, 그 밑으로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 8위까지 모조리 미국 선수들이 올라 있다.

세계 정상에 오른 람은 올 시즌 PGA투어에서 WGC-멕시코챔피언십 3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2위 등 톱10에 다섯 번 올랐을 뿐 포인트를 많이 획득하지SMS 못했다. 지난 2017년 첫 승을 거둔 뒤 매년 1승씩 올려 이제야 투어 통산 4승을 쌓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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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선수별 유지기간. 노란색은 신구 1위. 자료=OWGR


그가 정상 정복을 위해 택한 루트는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의 아이리시오픈, 스페인오픈, 최종전인 DP월드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서 랭킹 포인트를 높인 노선이었다. 지난해 말 유러피언투어 미디어 패널 조사에서 디오픈 챔피언 셰인 로리(아일랜드)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정도였다. 상위 선수간 경쟁이 치열한 미국보다는 유럽 투어를 병행한 결과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람의 정상 등정은 1989년 3월 25일까지 통산 61주간 세계 정상을 지킨 스페인 선수인 세베의 노선과도 닿아있다. 세베는 세계 골프랭킹이 만들어진 1986년 4월에 1위에 올라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과 엎치락뒤치락 정상 쟁탈전을 오랜 기간 벌였다. 프로 데뷔는 1974년에 했지만 미국 PGA투어 데뷔는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1983년 가을이었을 정도로 유럽을 주 무대로 활동했다.

세베는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서 3승을 했고, 유러피언투어 통산 최다승인 50승을 올렸다. 미국 PGA투어에서는 마스터스 2승 포함 통산 9승에 그쳤다. 투어 활동도 유럽 대회를 많이 출전하면서 미국은 종종 나가 우승을 거두곤 했다.

세베의 뛰어난 손 감각과 창조적인 게임 매니지먼트는 스페인 출신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으로 이어져 존 람에게서 마침내 꽃을 피웠다. 중고 시절까지 스페인에서 지내고 대학만 미국에서 보낸 존 람은 스페인 선수들의 현란한 숏게임이나 기술 샷에 미국식 파워를 잘 섞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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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세계랭킹 1위를 보면 미국 선수가 8명으로 가장 많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683주를 필두로 더스틴 존슨(91주), 브룩스 캡카(47), 조던 스피스(26주), 프레드 커플스(16주), 데이비드 듀발(15주) 등을 합치면 골프라는 산맥의 정상에는 883주나 성조기가 펄럭거렸다.

세계 정상 313주를 지킨 그렉 노먼에 제이슨 데이, 애덤 스캇 3명을 합친 호주가 393주로 역대 2위이고, 잉글랜드는 닉 팔도를 시작으로 루크 도널드, 리 웨스트우드까지 4명이 188주간 정상에 있었다. 지난주까지 1위였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혼자서 106주간 정상을 지켜 4위다. 그 뒤로 스페인이 62주가 됐고, 웨일즈(이안 우즈남:50주), 짐바브웨(닉 프라이스: 44주), 피지(비제이 싱: 32주) 등이 뒤따른다.

이제 막 정상에 올라선 람이 제위를 얼마나 지킬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국, 영국 등 전통 골프 강국이 아닌 나라의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2017년 2월 제이슨 데이(호주)가 더스틴 존슨에게 정상을 뺏긴 뒤로 3년반 만의 일이다. 1위에 올라선 차례는 24번째지만, 나이가 세 번째로 어리다는 점에서 람이 오랜 기간 정상을 지킬 수 있다는 전망을 갖게 한다.

남자 세계 골프 정상을 배출한 10개국 중에 아시아는 아직 없다. 향후 아시아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를 선수가 나올 수는 있겠으나. 아시안 투어나 코리안투어에 주어지는 랭킹 포인트가 낮아 그 루트는 요원하다. 다만 국내 투어 시장에서 주목받는 젊은 영재를 발굴시켜 더 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키우거나, 재능을 일찍 발굴하는 정도일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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