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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시스챔피언십 3라운드가 끝나고 공연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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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챔피언십 3라운드를 마치고 재즈온그린에서 케이윌이 열창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송도)= 남화영 기자] 송도의 오후 하늘은 파란색에서 시작해 노란색으로 바뀌었다가 붉은 색 노을이 감돈 후 서서히 어두워진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이 올해 두 번째 연 재즈 온 그린(Jazz On Green)을 관람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4라운드 골프경기의 3라운드는 순위변동이 심하다고 해서 ‘무빙데이’로 불린다. 과연 4위에서 출발한 문경준(37)이 5타차 선두로 올라섰고,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21)가 5위로 순위가 급등했다.

오전 11시 1분에 마지막으로 출발한 박정민(26), 윤성호(23), 호주교포 이민우(21)는 마지막 조라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각각 5오버파, 8오버파, 9오버파로 5시간 15분여의 긴 라운드를 마치면서 골프 대회의 만만하지 않음을 다시 경험했으리라 본다.

정오 무렵 바람이 많이 불었으나 대회가 끝날 무렵엔 햇살이 나고 따뜻했다. 대회가 끝나면서 코스 옆 갤러리플라자에서 재즈공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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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챔피언십 갤러리플라자에는 인도잔디와 미슐렝 가이드에 나오는 먹거리 맥주 등이 다양하다.


제네시스챔피언십의 갤러리플라자가 여느 대회들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축구장 크기만한 플라자 공간 전체에 인조잔디가 깔려 있서 어디든 철퍼덕 주저앉더라도 상관없다는 데 있다. 그곳에 공연 무대가 만들어졌다.오후 6시 반까지 2시간 가량 진행된 세 가지 공연은 풍성하고 농밀했으며 육성의 울림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탭댄스를 하는 골든 에이지였다. 색소폰 연주 때는 툭 트인 넓은 골프장이었지만 마치 내 앞에서 소리가 나는 듯 귀에 와닿았다. 두 번째로 나온 케이윌의 감성 발라드는 달콤했다. 마지막으로 무대를 채운 건 소울의 디바 BMK였다. 몸 깊은 곳에서 끌어내는 호소력 있는 가창력으로 ‘물들어’, ‘꽃피는 봄이 오면’에 이어 두 번째의 앵콜곡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할 때는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함께 불렀다.

BMK가 공연 중에 한마디 했다. "이제보니 저 앞에 큰 달이 떠 있네요. 여러분들은 별빛이고요." 주위가 어두워지면서 한두 명씩 스마트폰 라이트를 켜고 동작을 따라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다. 공연이 끝나고보니 휘영청 달이 떠 있었고 주위로는 어느덧 밤의 커튼이 내려앉아 있었다.

탁 트인 야외 들판에서 청중에게 감동을 준 것은 뛰어난 뮤지션들의 뛰어난 가창력이었다. 열창과 함께 소리를 전달하는 기술력도 돋보였다. 하만인터내셔널코리아의 고급 오디오 ‘렉시콘(Lexicon)’이 뛰어난 스피커였다. 세계적인 오디오 업체 하만의 음향기술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은 국내에서 이번 대회의 모델인 제네시스 G90·G80·G70, 기아차 중에서는 더 K9·스팅어·모하비 등 플래그십 차종에 탑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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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K의 공연이 진행되면서 저녁 노을이 서서히 어둠게 변해갔다.


렉시콘 오디오는 2003년에 세계적인 명차 롤스로이스에 탑재되면서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 차량에 적용된다. 글로벌 음반시장의 80%가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서 레코딩 되고, 전 세계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45년 이상 최고의 음향장비로 쓰인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야외 들판의 공연이지만 마치 음악당 안에서 공연을 듣는 듯한 집음력이 있었다. 제네시스 TV CF광고에 왜 그렇게 재즈와 음향이 자주 쓰이는지 이해될 것 같았다.

이 대회는 콘서트 외에도 갤러리플라자에 준비된 ‘렉시콘 청음부스 및 키즈시네마’, ‘골프존 스크린골프’, ‘미쉐린 푸드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JBL 스피커 및 이어폰 등 추첨 경품을 제공하며 관중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어떤 갤러리는 경품때문인지는 몰라도 “작년 콘서트가 너무 기억에 남아서 올해도 기다렸고, 무엇보다 몇 만원 씩 하는 유명 가수 공연을 골프 대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재즈 온 그린 공연을 무료로 진행하는 제네시스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재즈 온 그린은 제네시스챔피언십이 단순한 골프 대회가 아니라 갤러리와 지역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골프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자 준비한 컬쳐 프로젝트다. 앞으로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영역과의 콜라보레이션을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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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온그린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어둠이 내린 18번 홀 그린이 그림처럼 보였다.


갤러리플라자의 재즈온그린 공연은 어느 야외 라이브 공연 못지않게 훌륭했다. 가수들과 노래가 좋았고, 갤러리로 대회를 참관하고 공연까지 본 청중들의 호응도 뛰어났다. 그중에 가족 단위 갤러리들이 특히 많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대회 주최측은 올해 액티비티존에 키즈존을 둬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갤러리를 배려했다. 스포츠 스토어인 데카트론은 배드민턴, 미니탁구, 미니축구, 키즈 골프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필드테크에서는 레고 등 어린이 복합 체험 시설을 운영했다.

카카오프렌즈 골프용품샵에서는 제품 구매 시 인형 뽑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이들 모두 다른 골프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시도였다. 어쩌면 아이들은 골프 대회 자체보다 여기서 보내는 시간을 더 즐기는 듯 했다.

골프 대회가 시시각각 색깔을 달리하면서 지는 저녁 노을처럼 다채로운 연령대의 다양한 이들의 기호에 대응하는 이벤트를 가지는 건 좋은 일이다. 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를 모으는 대회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도 3라운드를 마치면 뮤지션의 공연이 석양을 장식한다. 사막 한가운데 코스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려고 골프 갤러리로 오기도 한다. 송도의 석양에 재즈 공연이라면 그것도 훌륭한 조합으로 보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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