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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1] 위기의 ‘경제인’에 등장한 3명의 구세주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범규 기자] K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전북, 울산, 서울의 3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경남-제주-인천, 일명 ‘경제인’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세 팀 모두 나란히 승점 10점대를 기록하고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각 팀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서진수(19 제주)와 제리치(27 경남), 정훈성(25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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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스 출신의 2000년생 신인, 서진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0위 제주(승점 14점) - 서진수

제주는 지난 10일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윤일록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최근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의 늪에서 벗어나며 경남을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개막 이후 4무 5패의 성적으로 하위권을 맴돌던 제주는 5월 초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띄우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실제로 제주는 최윤겸 감독 부임과 동시에 리그 첫 승을 거두며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1승 1무 7패의 성적을 거둔 제주의 순위는 여전히 하위권 언저리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부진이 이어진 제주가 감독 교체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제주의 가장 큰 문제는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다. 브라질 공격수 찌아구는 지난달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마그노는 올 시즌 들어 입지가 확연히 줄었다. 급한 대로 전북에서 ‘어린’ 이근호를 6개월 단기 임대하며 주전 공격수로 기용하고 있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위기의 제주에 등장한 구세주는 유스 출신 공격수 겸 미드필더 서진수(19)다. 지난달 21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서진수는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제주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10일 서울전에서는 프로 3경기 만에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윤일록과 함께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제주의 최윤겸 감독은 “서진수의 골키핑 능력과 센스에 주목했다. 주문한 내용을 충실히 수행해줘서 고맙다”며 그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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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치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경남으로 팀을 옮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1위 경남(승점 14점) - 제리치

경남은 지난 9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선제 실점 이후 김효기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듯했으나 후반 막판 집중력 저하를 보이며 내리 두 골을 더 내줬다. 이로써 경남은 리그 16경기 연속(8무 8패)에 빠지며 제주에 10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시즌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경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앙 척추 라인을 모두 타 팀에 내줬다. 선수 보강이 절실했던 경남은 유럽 무대를 경험한 룩과 조던 머치를 영입하며 수혈에 나섰다. 꾸준한 활약을 보인 네게바와 쿠니모토가 잔류에 성공했고, 김승준과 이영재 등 국내 선수 영입에도 힘쓰며 작년의 돌풍을 재현하길 바랐다.

그러나 시즌 시작 이후 경남은 부상 악령에 신음하며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네게바는 십자인대를 다쳐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룩과 쿠니모토는 잔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머치는 잦은 부상과 향수병까지 더해 팀을 떠났다. 최재수와 배기종, 김종필, 김준범 등 국내 선수들마저 부상과 회복을 번갈아 반복하며 베스트 11조차 꾸리지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경남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강원으로부터 제리치(27)를 영입했다. 제리치는 지난 시즌 24골을 기록하며 리그 적응을 마쳤다. 제리치의 높은 타점과 간간이 보여주는 중거리 슈팅 능력은 경남에 없는 새로운 공격 옵션이다. 말컹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활용해 재미를 톡톡히 본 경남은 지난 경험을 토대로 제리치 역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며 쌓인 동기부여 또한 제리치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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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출신 중고 신인, 인천의 정훈성(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2위 인천(승점 11점) - 정훈성

매 시즌 강등 싸움을 펼친 인천은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은 지난 10일 수원을 상대로 홈에서 2-3으로 패하며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인천의 무승 기록은 6경기로 늘었다.

인천 역시 시즌 중반 감독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안데르센 전 감독 대신 유상철 감독에 지휘봉을 맡긴 인천은 경기력은 좋아졌으나 성적이 따르지 않고 있다. 유상철 감독은 지언학, 정훈성 등 젊은 피를 주축으로 팀을 새롭게 꾸렸다. 그러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수를 반복하며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인천의 고민거리는 중앙 미드필더다. 아길라르의 대체자로 야심차게 영입한 하마드가 부진하며 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임은수는 훈련 도중 장비골근건을 다쳐 잔여 시즌 출전이 불가능하다. 이우혁은 내측 인대 부상으로 복귀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에 유상철 감독은 수원전 직후 “미드필더 자원이 없다. 아시아쿼터로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민이 깊은 인천의 유일한 위안은 정훈성(25)의 활약이다.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활약한 그는 올 시즌 인천에 입단한 ‘중고 신인’이다. 팀이 부진에 빠지자 삭발까지 감행한 그는 지난 10일 수원전에서 프로 10경기 만에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역습 상황에서 빠른 발을 활용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수원의 골문을 뚫었다. 이후 줄곧 수원의 왼쪽 측면을 파고든 그는 국가대표 수비수 홍철을 여러 차례 제치며 인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유상철 감독 역시 그를 두고 “경기 내용을 봤을 때 가장 잘했다. 경험이 쌓이고 세밀함을 갖춘다면 더 발전할 것이다”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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