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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여행] 8자 레이아웃의 진수 페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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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이는 페블비치 전경.


[헤럴드 경제 스포츠팀] 다음주인 2월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골프링크스(Pebble Beach Golf Links)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이 개최됩니다. 또한 올해 US오픈도 이곳에서 열립니다. 극적인 해안선과 코스 디자인의 미학을 가진 코스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너무나도 아름답다. 게임에 집중할 수가 없다.” 1921년 US오픈 챔피언인 영국인 짐 반즈가 페블비치를 플레이하면서 한 말이다.

페블비치가 다른 여러 명문 코스들과 다른 건 퍼블릭이라는 점이다. US오픈을 다섯 번(1972, 1982, 1992, 2000, 2010년) 개최했으면서 세계 최상위에 꾸준히 랭크된다. 더구나 올해는 코스 개장 100주년을 맞아 여섯 번째로 US오픈이 열린다.

사업가 새뮤엘 모스는 1900년대초 침체된 부동산 경기 속에서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해안에 골프 코스를 구상했다. 그는 아마추어 챔피언 경력의 잭 네빌과 더글러스 그랜트를 고용하고 10만 달러를 들여 공사에 들어가 1919년에 지금의 씨사이드 링크스 코스를 만들었다.

극적인 해안선과 신비로운 숲을 배경으로 한 페블비치골프링크스는 스파이글래스힐, 더 링크스at스패니시베이, 델몬트 골프코스의 4개 코스를 합친 세계적 골프 휴양지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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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절벽 위에 놓인 파4 6번 홀.


유구한 대회 개최 역사
페블비치는 미국 골프 역사에 중요한 순간들을 장식해왔다. 코스는 1929년에 미국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전미 아마추어 대회를 유치했는데, 이 대회에서 바비 존스가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맛봤다. 페블비치는 이어 1947년과 그 이듬해에 전미 여자 아마추어와 전미 아마추어 대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페블비치가 미국 전역에서 유명해진 계기는 1947년 당시 최고 인기 코미디언이던 빙 크로스비가 ‘크로스비 프로암’을 개최하면서부터였다. 오늘날의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으로 이어진 이 대회는 당시 미국의 골퍼와 비골퍼들의 눈을 페블비치에 집중시켰다.

1961년에 페블비치에서 열린 전미 남자 아마추어 대회에서 오하이오 주립대학생이었던 21살의 잭 니클라우스가 우승하면서 골프계에 그의 이름이 등장했다. 1972년에 미국에서 퍼블릭 코스로는 처음 개최된 US오픈에서 니클라우스는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반면 1982년에 다시 개최된 US오픈에서 톰 왓슨은 3타 뒤진 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 전반에만 5개의 연속 버디를 기록해, 선두로 시작한 잭 니클라우스에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해냈다. 218야드 파3 17번 홀에서 티샷을 깊은 러프에 빠뜨렸으나 내리막 칩샷으로 깃대를 맞추고 공을 홀인시킨 왓슨의 칩샷은 미국 메이저 대회 역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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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3 7번 홀 그린.


해안선 최대 활용한 8자 레이아웃
너른 들판에 거친 풍광이 일품인 몬터레이 해안선을 따라 가능한 한 많은 홀을 집어넣고 싶었던 네빌은 독특한 ‘8’자 형태의 레이아웃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어냈다. 파 72 6828야드의 코스는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레이아웃의 변화를 거의 겪지 않았다. 앨리스터 맥킨지,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등 전설적인 설계가와 선수들에 의해 몇몇 홀들의 티박스, 그린의 위치와 홀의 길이 등이 바뀌었을 뿐이다.

첫 두 홀은 내륙에 시작하며, 3번 홀 그린이 시야에 들어올 때부터 해안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안을 따라 나 있는 4번 홀을 지나, 5번 홀 티박스에 들어서면 키 큰 해송 몇 그루가 병풍처럼 서 있는 파3 5번 홀 그린이 인상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때부터 홀은 본격적으로 바닷가로 나온다. 높은 절벽 위 블라인드 그린을 향해 긴 오르막 세컨드 샷을 해야 하는 파4 6번 홀부터 흥분이 시작된다. 다음은 페블비치에서도 가장 유명한 파3 7번 홀이다. 100야드 조금 넘는 짧은 거리에 급경사 내리막이어서 실제 거리는 70-80야드에 불과하지만 강풍에 사방이 벙커로 둘러싸인 좁은 그린에 볼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린 뒤편으로는 태평양의 성난 파도가 검은 바위들을 매섭게 몰아치며 하얀 포말을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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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홀 그린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세컨샷을 기다리는 골퍼들.


인상적인 8번 홀 세컨드 샷
427야드 4 8번 홀은 7번 홀과 시그니처 홀을 다툴 정도로 뛰어난 우 도그레그 파4 홀이다. 티 박스에서 저 멀리 아래 그린은 보이지 않는다. 200야드 지점 너머는 깎아지른 절벽과 바다가 있어 페어웨이 왼쪽 또는 오른쪽 적당한 지점까지 볼을 정확히 보내야 한다.

절벽에 가까운 페어웨이에 볼이 안착될수록 세컨드 샷이 짧아 투온 가능성이 높다. 티샷이 아무리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깊은 바다 건너 벙커에 둘러싸인 작은 그린에 아이언으로 어프로치 샷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다. 페블비치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바로 이 세컨드 샷일 것이다.

새하얀 모래 해변에 거칠게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나아가는 9, 10번 홀은 페블비치가 왜 세계 탑 순위에 드는지 확인시켜 준다. 극적인 아름다움이다.

11번부터 코스는 내륙으로 들어가 16번 홀까지 클럽하우스 방향으로 이어진다. 5번부터 10번 홀까지의 감동에 비하면 다소 평범하지만 티샷과 어프로치 모두 적절한 위치에 떨어뜨리지 않으면 낭패에 빠지도록 전략적인 홀들이라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다시 바다로 나오는 파 3 17번 홀은 왼쪽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홀인데 그린 좌우로 넓고 긴 벙커들과 나비 모양의 그린이 주의해야 할 난관이다. 그린은 가늘고 긴 데다 티박스에서 볼 때 45도 가량 틀어져 있기 때문에 그린이 크긴 하지만 안착 지역 비교적 작아 핀의 위치와 바람의 상태에 따라 클럽의 선택폭은 정말 다양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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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홀 그린에서 내려다 본 18번 홀과 해변 전경.


18번은 세계 최고의 클로징 홀
파5 18번 홀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클로징 홀로 꼽힌다. 본래 짧은 379야드 파 4홀이었던 18번 홀에 대한 불평이 나오자 1921년 영국의 코스 설계가인 윌리엄 파울러는 200야드나 더 긴 550야드 전후의 파5 홀로 변모시켰다. 투온에 실패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레이아웃은 오늘날 페블비치 마지막 홀을 가장 뛰어난 클로징 홀로 탄생시켰다.

페어웨이 중간에 우뚝 선 나무와 그린으로부터 100야드가 넘는 길이로 뻗어 있어 볼이 바다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벙커가 특징이다. 그린 앞 오른쪽에 그린을 덮을 듯 높은 소나무도 인상적인데 어프로치 샷이 여기 걸리지 않도록 페어웨이 왼쪽에 세컨드 샷을 보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2018년 현재 페블비치의 그린피는 525달러다. 예약을 위해서는 페블비치 리조트에서 최소한 2박을 해야 한다. 7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는 최소 3박을 해야 한다. 숙소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2인실 숙박비는 하루에 최소 800달러 이상이다.

다른 코스들은 1박 당 1라운드가 허용된다. 투숙객이 아닐 경우 더링크스at스패이니베이는 6개월, 스파이글래스힐은 3개월 전부터 티타임 예약이 가능하다. 페블비치는 의 경우, 숙박을 하지 않아도 플레이 전부터는 빈 티타임이 있을 경우 예약할 수도 있다.

[사진과 글=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세계100대 골프여행(top100golftravel.com)>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30여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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