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시작이 반이다.”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면서, 우리가 신년마다 마음을 굳게 다잡을 때 외치는 말이기도 하다. 2018년의 끝자락에 서 있는 한국 축구도 지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 말을 되뇌며 땀을 흘리고 있다.

2019년의 절반이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첫 대회,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서다. 특히 아직 주전이 명확치 않은 포지션의 선수들은 주전 도약을 위해 더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다시 ‘도전자’ 된 조현우, 주전 도약 가능할까?

주전 경쟁 최대 격전지는 최후방이다. 우선, 23인 명단에는 큰 이변 없이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가 이름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첫 대표팀 소집 당시 부상 중이던 조현우 대신 송범근을 발탁한 걸 제외하고는 ‘김승규-김진현-조현우’ 3인 GK 체제를 유지해왔다.

3인의 경쟁 구도 안에서는 김승규가 제일 앞서 나가는듯한 모습이다. 김승규는 벤투 감독이 치른 A매치 6경기 중 절반인 3경기를 소화했다.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호주 전에 나서 단 두 골만을 허용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에게 김승규의 발밑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다시 ‘도전자’의 입장으로 내려선 조현우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조현우는 선방 능력은 독보적이지만, 빌드업 능력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벤투 감독 체제에서 2순위 골키퍼로 내려앉았다. 결국 조현우는 벤투호 출범 이후 A매치 2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비교적 약팀인 파나마, 우즈베키스탄 전에 나서 2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조현우가 최근 소속팀 경기를 통해 약점으로 꼽힌 빌드업 능력을 보완하며, 주전 경쟁은 대회 직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울산에서 치른 23세 이하 대표팀과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조현우는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후반에 나선 김승규가 2실점을 허용한 것도 조현우에게는 기회가 됐다. 지난 월드컵 당시 대회 직전 주전 자리를 꿰찬 조현우가 다시 한 번 주전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 없이 치를 2~3경기를 메울 주인공은?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1월 14일 월요일 새벽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끝낸 뒤 UAE로 합류한다. 대표팀은 7일 필리핀 전과 12일 키르기스스탄 전을 손흥민 없이 치러야 한다. 3차전인 중국전 역시 16일 저녁에 열리는 만큼, 손흥민의 출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손흥민 없는 두 경기 혹은 세 경기를 노리는 2선 자원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4-2-3-1 포메이션에서 이재성과 황희찬이 ‘3’의 한 자리씩을 꿰찬다고 가정할 때,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할 유력 후보는 이청용과 나상호다.

먼저, ‘베테랑’ 이청용이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한동안 대표팀과 멀어졌던 이청용은 분데스리가2 VFL보훔 이적 이후 경기력을 되찾으며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서만 뛰던 이전과 달리,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까지 터득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대표팀 복귀 이후 치른 호주,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연속 선발 출전했던 만큼 이청용이 손흥민 대신 선발 출전할 확률이 높다.

나상호의 도전장도 간과할 수 없다. 나상호는 단 두 번의 A매치 만에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선발 출전했던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맹활약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당시 나상호는 90분 내내 헌신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펼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2선 자원의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에게, 최전방 공격수-측면 공격수-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나상호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 2019 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조별리그(C조) 일정(한국 시각)

1차전 對 필리핀: 1월 7일 월요일 밤 10시 30분, 막툼 빈 라시드 알막툼 경기장
2차전 對 키르기스스탄: 1월 12일 토요일 새벽 1시,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
3차전 對 중국: 1월 16일 수요일 밤 10시 30분, 알나얀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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