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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LPGA, 3개 대회가 중지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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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JLPGA투어 스케줄을 발표하는 고바야시 히로미 회장. [사진=J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내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올해보다 2개 대회가 줄어든 36개 대회에 총상금액도 7년만에 감소(3300만엔)한 37억500만엔으로 치러진다.

JLPGA는 18일 일본 도쿄의 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산술적으로는 3개 대회가 중지되고 한 개 대회가 신설되며 상금이 줄었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읽힌다. 지금까지 일관되게 입을 다물던 고바야시 히로미 회장이 무겁게 입을 열고 내년 시즌의 큰 변화를 설명했다. 그중에 20분 정도를 방영권(중계권) 귀속 문제에 할애했다. 한국 선수들도 많이 진출한 일본 여자 투어인만큼 변화의 의미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 봤다.

중지되는 대회 3개
일본의 골든위크 연휴기간에 열리던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이 공동 주관하던 일본테레비가 빠지면서 JLPGA단독으로 개최할 전망이다. 현재로는 가칭 LPGA위민스챔피언스컵이 되어 있고 제약 회사가 스폰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개최 코스나 메인 스폰서를 밝힐 단계는 아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도 그렇듯 내년에 중지되는 3개의 대회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중계방송을 하던 방송국이 주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4월 구마모토현민 테레비에서 주관한 KKT배 판테린레이디스, 5월의 주쿄테레비 브리지스톤레이디스, 9월 마지막주의 미야기테레비배 던롭여자오픈이 대회를 중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일본의 지역 방송국 계열이면서 지진 피해가 컸던 구마모토와 도후쿠 지방에서 열리던 대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대회는 중계 방송을 우선시한 결과 대회는 이미 끝나고 인터넷 매체들에서는 이미 챔피언도 나오고 결과가 다 떴는데도 불구하고 방송이 뒤늦게 나오는 문제점을 야기하곤 했다. JLPGA홈페이지에서도 방송을 배려한 때문인지 대회가 끝나고 두세 시간 뒤에야 스코어 결과를 올리곤 했다. 심지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은 이미 다 아는 결과를 방송이 늦게 따랐다. 세상은 이미 빠르게 변했는데, 지역 방송이 주관사라는 이유로 협회 홈페이지의 공식 스코어 반영조차 지연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1980~90년대 스타 플레이어 출신에 2011년 취임한 히로미 회장은 그간 여러 가지 제도 개혁을 진행하다가 이번에 결국 일본투어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이부분에 칼을 들이댔다. 그리고 그 작업은 몇년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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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인 살롱파스 홈페이지는 니폰테레비가 주관한 대회였다.


방영권의 소유권 확보
히로미 JLPGA 회장은 이날 방영권 교섭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방영권이란 TV 및 라디오 중계, 인터넷 배신을 포함한다. 협회는 지난해 8월 이래 협의를 지속해 왔고 올해도 1,3,5월의 3회에 걸쳐 합동 미팅을 했다. 그 결과 지난 13일에 선수 및 이해 당사자와 최종 정리를 했다.”

히로미 회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방영권은 협회(JLPGA)에서 일괄 관리하며 향후 지상파, BS방송, CS방송에는 무료로 제공하고 방영권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 애초 프로 선수의 권리를 관리하는 단체로 시작된 협회는 초기에는 TV컨텐츠 사업을 중시해 충분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가 보급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방영권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기에 이르렀고 선수들의 권익을 제재로 찾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히로미 회장은 선수들의 초상권 등이 있으니 인터넷 영상 배급권을 팔아 그 대가를 얻겠다고 했다. 협회는 방영권료를 받아 자금을 마련해 선수에게 투자하고 투어와 대회의 가치 향상에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을 2년전부터 선수들과 공유했다고 이번 발표에서 강조했다.

몇 년 전부터 대회 지역 케이블 TV에서 시간 격차를 두고 중계하지만 인터넷 뉴스로 이미 경기 결과가 뜨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많은 골프 팬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생방송 중계를 원하는 의견이 점차 높아졌다. 물론 50~70대 골퍼들은 인터넷에 서툴고 여전히 방송을 통해 골프 중계를 본다. 하지만 협회는 인터넷으로 골프를 보는 10~40대 골퍼를 선택했다. 그래야 미래에도 골프팬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방송에는 무료로 배급하고 대신 인터넷 방영권으로 수익을 얻겠다는 과감한 결정이 나왔다. 이에 반발한 지역 방송사들이 대회 유치권을 무기로 항거했으나 JLPGA의 결정을 물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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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스 몬다민컵에서 우승한 나리타 미스츠. 이 대회는 2천만엔을 증액해 내년엔 2억엔으로 치른다.


상금액 7년만에 감소
지역 방송국이 주관하던 3개의 대회가 없어졌지만 개별 대회를 보면 상금이 늘어난 대회는 5개다. 4월의 T포인트×ENEOS가 3천만엔이 증가한 1억엔 대회로 열린다. 5월의 파나소닉오픈(8000만엔), 6월 어스몬다민컵도 2천만엔이 늘어 2억엔이 됐고, 10월 노부타그룹 마스터스GC레이디스가 2천만엔이 증가한 2억엔, 11월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리코컵 역시 2천만엔이 증가해 1억2000만엔이 됐다. 이로써 대회 상금 규모가 2억엔으로 가장 큰 대회는 어스몬다민컵과 JLPGA선수권, 노부타그룹마스터스 세 개로 늘었다. 대회가 줄었다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오히려 잘된 선택이다. 체질 변화를 위해 오래 모색하고 선수들과 공유한 협회의 방식은 현명했다.

여름에 유일하게 비어있던 6월의 어스몬다민컵과 내년부터 4일 대회로 바뀌는 7월의 니폰햄레이디스클래식 사이 7월 첫째주에 가나가와현요코하마시 도츠카컨트리클럽에서 총상금 1억2천만엔 규모로 시세이도아네사레이디스가 4일간(4~7일) 신설 개최된다. 화장품회사인 시세이도는 지난 2015년8월에 JLPGA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상품제공, 미용 강좌 등으로 투어를 지원하다가 2016년부터는 연말 시상식에서 올해의 시세이도뷰티상을 시상하고 있다. 미국, 한국에서 화장품 뷰티 회사가 대회를 개최하듯 일본에서도 화장품 회사가 골프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명칭 변경과 코스 변화
공식 명칭이 바뀌는 대회가 4개가 있다. 살롱파스가 빠진 메이저 LPGA위민스챔피언십이 있고, 올해까지의 T포인트레이디스가 내년부터는 ‘T포인트×ENEOS골프토너먼트’로 개칭된다. 먼싱웨어레이디스도카이클래식은 ‘제50회 데상트레이디스도카이클래식’으로 변경됐다. 또한 4월 마지막주에 열리던 사이버에이전트는 2부 리그의 후원사였던 파나소닉이 스폰서를 이어받아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친 치바현의 하마노골프클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매년 개최 코스를 바꿔 순회하는 내셔널타이틀 일본여자오픈은 미에현의 코코파리조트클럽의 하쿠산빌리지골프코스에서 개최된다. JLPGA선수권미놀타컵은 올해 마지막 프로테스트가 열린 코스인 효고현의 체리힐즈골프클럽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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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열린 JLPGA어워드에서 신지애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사진=JLPGA]


5월31일 개막하는 리조트트러스트레이디스는 효고현에서 시즈오카현의 그랜드하마나코골프클럽으로 장소를 옮겼고,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니혼햄은 3년간 개최한 하코다데를 벗어나 치토세 공항에서 인접한 가츠라골프클럽으로 이전한다. 사가현 세타골프장에서 개최되던 센추리21레이디스는 사이타마현 이시자카GC로 장소를 변경했고, 골프5레이디스는 이바라키현의 계열사 코스인 골프5컨트리사니필드로 옮겼다.

기타 투어의 정비
2부 투어인 스텝업투어는 종전 파나소닉오픈레이디스가 1부 투어로 옮겨가면서 대회가 한 개가 줄어 20개를 개최한다. 산요신문레이디스컵과 카스트롤레이디스의 상금 증액이 있으나 투어 합계로는 1천만엔이 줄어든 4억2천만엔 규모다. 45세 이상이 출전하는 시니어 리그 레전드투어도 규모가 줄어 4개 대회를 개최한다. 총상금액은 950만엔이 줄었다.

JLPGA투어 전체로는 올해 총 66개의 시합이 열렸으나 내년은 61개로 5개가 줄었고 총상금액은 6286만엔이 줄어들었다. 시즌 개막전은 내년 3월 7일부터 나흘 동안 오키나와 류큐 골프클럽에서 시작하는데, 올해 이민영(26)이 우승했다. 한국 선수들은 안선주의 5승을 포함해 6명이 15승을 합작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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