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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고집 버린 안데르손 감독, 인천의 생존본능 재생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지난 8월 19일 열린 K리그1 24라운드 경기. 인천유나이티드(이하 인천)는 강원FC(이하 강원)에 0-7이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부노자, 김대중, 강지용이 이끈 스리백 수비는 강원 공격수들을 견뎌내지 못했다. 강원의 주축 공격수 제리치에게만 4골을 허용하는 등 인천 수비는 완전히 무너졌다.

욘 안데르손(45 노르웨이) 감독은 지난 5월 인천 감독으로 부임한 후 공격적인 전술로 호평을 받았다.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다만 결과는 쉽게 따라오지 않았다. 인천 감독 부임 후 위에서 언급한 강원과의 경기까지 2승3무5패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인천을 강등권에서 탈출시키지 못했다.

특히 공격에 비해 수비가 너무 불안했다. 화끈한 공격에 가려졌지만 인천의 수비 불안은 조금씩 문제를 드러내왔고, 강원과의 경기에서 곪아 터졌다. 안데르손 감독의 축구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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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의 안데르센 감독. [사진=인천유나이티드]


안데르손 감독의 변화

안데르손 감독은 변화를 시도했다. 수비라인을 올려 강한 압박을 시도하는 공격적인 전술에 대한 고집을 내려놨다. 강원과의 경기 후 인천은 다른 하위권 팀들과의 마찬가지로 수비 라인을 밑으로 내렸다.

결과는 좋았다. 대패 이후 흔들릴 수 있었던 인천은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전남에 3-1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수비 라인도 확실히 고정시켰다. 이전까지는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했지만, 전남과의 경기에서부터 포백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김진야, 부노자, 김대중, 정동윤으로 이어지는 포백은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가동되고 있다. 이진형과 정산이 번갈아 나서던 골키퍼 자리도 정산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며 안정을 꾀하고 있다.

고집을 버리자 결과도 따라왔다. 강원과의 경기 후 8경기에서 3승4무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비라인 고정되자 수비 불안이 해결됐고, 경기력도 일관성을 찾았다. 이전까지 심심치 않게 3골 이상 허용하던 인천 수비는 최근 8경기에서 단 한번도 3골 이상을 실점하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잔실수는 많다. 그럼에도 이전과 달리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 가장 최근 펼쳐진 대구FC와의 32라운드 경기에서도 세징야, 에드가 등이 이끄는 대구 공격진의 파상공세를 완벽히 막아내며 승점 3점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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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의 주축 공격수 스테판 무고사. [사진=인천유나이티드]


공격진만큼은 최정상급

그렇다고 수비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특유의 공격적인 색채도 여전하다. 리그 최하위임에도 리그에서 6번째로 많은 골(44득점)을 넣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특히 스테판 무고사, 문선민, 엘리아스 아길라르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가히 리그 최정상급이다.

무고사는 15골로 득점 4위, 문선민은 13골로 뒤를 잇고 있다. 아길라르는 정교한 왼발을 무기로 도움 9개를 기록하며 도움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꼴찌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공격진의 개인 성적이다.

다소 불안한 점이 있다면 세 공격수가 모두 대표팀에 차출됐다는 점이다. 무고사는 최근 몬테네그로 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으며, 아길라르 역시 코스타리카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문선민도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 계속해서 선발되고 있다.

A매치 기간을 맞이해 다른 강등권 경쟁 팀들의 주축 선수들은 휴식 취할 수 있게 됐지만, 인천만 휴식을 줄 수 없다. 하지만 세 공격수 모두 대표팀에 차출됐다는 것은 인천이 훌륭한 공격수를 3명이나 보유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안데르손 감독의 결단에서부터 시작된 인천의 긍정적인 변화는 인천의 생존본능을 다시 꿈틀대게 만들었다. 승점 30점(6승12무14패)으로 여전히 최하위에 처져있는 인천이지만, ‘생존왕’ 인천의 전망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강등 경쟁을 펼쳐야 할 11위 전남(승점32), 10위 상주(승점33), 9위 서울(승점35)과의 격차는 크지 않으며 최근 분위기도 인천이 가장 좋다.

K리그는 이제 6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인천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우승을 일치감치 확정지은 리그 최강 전북과 33라운드에서 맞붙는다. 과연 인천이 ‘생존왕’이라는 명성을 이어가며 또 다시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까.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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