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화클래식 특집] 오지현에게 10번 홀이 기회인 이유
이미지중앙

작년 보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10~15m 늘어 10번 홀서 나흘 내내 1온을 노릴 것이라고 밝힌 오지현. [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이강래 기자] 한화클래식이 열리고 있는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은 도전적인 코스로 유명하다. 코스를 설계한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의 경기 스타일이 많이 반영됐다. 노먼은 현역 시절 공격적인 플레이로 1980년대와 90년대 331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킨 전설적인 골퍼다.

노먼은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을 설계할 때 링크스 스타일로 난이도를 줬다. 페어웨이 곳곳에 항아리 벙커를 만들었으며 러프지역을 페스큐 잔디로 조성해 페어웨이를 놓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 이후 "코스가 너무 어렵다"는 회원들의 반발로 난이도 조정이 이뤄졌지만 도전적인 노먼의 DNA는 코스 곳곳에 남아 있다.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의 18개 홀중 골퍼를 가장 유혹하는 홀은 내리막 파4 홀인 10번홀이다. 티박스에서 그린주변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 홀은 전장이 330야드로 제이드팰리스의 파4홀 중 가장 짧다. 1라운드 평균타수가 3.87타다. 버디를 잡지 않으면 손해인 홀이다. 장타자들은 1온의 유혹을 느끼는 홀이다. 하지만 그린 앞을 3개의 커다란 가드 벙커가 지키고 있어 거리가 짧을 경우 대가를 치러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인 오지현(22)은 대회 이틀째 출발 홀인 10번 홀서 이글을 잡았다. 이 홀은 그린 에지까지 거리가 220m인데 캐리(날아가는 거리)로 230m를 날려야 1온이 가능하다. 오지현은 어렵지 않게 티샷을 그린에 올렸고 10m 거리의 장거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오지현은 우승을 차지한 작년에는 10번 홀서 1온을 시도하지 못했다. 욕심은 있었지만 거리가 조금 모자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 두달간 열심히 체력훈련을 해 드라이브샷 거리가 10~15m 가량 늘었다. 그 결과 올해엔 1~4라운드 모두 자신있게 1온 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오지현은 “스윙이나 클럽을 바꾸지 않았는데 몸이 좋아져 거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지현은 1라운드에도 1온에 성공했다. 이글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는 바람에 버디로 만족해야 했다. 두번의 1온 성공으로 오지현의 타이틀 방어 전략은 분명해졌다. 나흘 내내 10번 홀에선 공격적으로 플레이해 최대한 많은 버디를 낚겠다는 것이다. 오지현은 “우승경쟁이 치열할 최종라운드에도 무조건 10번 홀서 1온 작전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자신감이 넘친다.

이미지중앙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의 10번 홀. 캐리로 230m를 날려야 1온이 가능한 홀로 티샷이 짧으면 그린 앞의 커다란 가드 벙커에 빠지게 된다. [사진=헤럴드스포츠DB]


오지현에게 10번 홀은 '기회의 홀'이다. 어느 홀보다 스코어를 줄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달라진 코스세팅과 무관치 않다. 대회 조직위는 장타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올해 코스세팅을 일부 변경했다. 장타자들의 티샷이 떨어질 지점의 페어웨이 폭을 줄였다. 대표적인 홀이 핸디캡 1번 홀인 14번홀(파4)이다. 작년 보다 홀 길이는 짧아졌으나 오지현은 2라운드에 티샷을 러프에 빠뜨려 보기를 범했다.

오지현과 달리 2라운드에 깜짝 선두에 나선 국가대표 임희정(17)은 10번 홀서 파를 기록했다. 드라이버 거리가 220m 정도 나가는 임희정은 1온이 언감생심이다. 이날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티샷했는데 2온 2퍼트로 파에 그쳤다. 임희정은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의 핸디캡 1,2,3번 홀인 14번 홀과 16번 홀, 2번 홀에서 이날 모두 버디를 잡았지만 핸디캡 17번 홀인 10번 홀에선 파에 만족해야 했다.

선두 임희정과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오지현의 타수 차는 3타다. 오지현 입장에선 주말에 펼쳐질 3, 4라운드에 10번 홀, 한 홀에서만 줄일 수 있는 격차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린이 아닌 러프 지역으로 볼이 떨어질 경우 '독'이 될 수도 있다. 달아나야 하는 임희정 입장에서도 3,4라운드에 10번 홀에서 최대한 점수를 줄여야 한다. 바야흐로 10번 홀이 이번 한화클래식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