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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 시작된 남녀 골프 메이저 시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남녀 골프가 미국에서 메이저 시즌에 돌입한다. 이번 주 29일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시즌 5개 중의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이 개최된다. 다음주 5일부터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4대 메이저 중 첫 번째인 마스터스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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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NA인스피레이션 연장전에서 진 톰슨이 그린을 벗어나고 있다.[사진=LPGA]


LPGA: 미국 대 한국 3대3 박빙 승부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컨트리클럽 다이나쇼어 코스(파72, 6763야드)에서 열리는 ANA인스피레이션은 여자 마스터스로 불린다.

지난 1972년 창설돼 마스터스처럼 한 코스에서만 매년 꾸준히 열리고 있다. 46년 역사에 1983년부터 메이저로 승격된 전통의 대회다. 우승자는 18번 홀 옆의 ‘포피 연못’에 풍덩 빠지는 세레머니를 하고난 뒤에 마치 그린재킷처럼 흰색 가운을 입고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캐디들은 마스터스처럼 흰색 점프수트를 입어야 한다.

이 대회는 한국선수들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박지은이 처음 우승한 이래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지난해는 유소연이 렉시 톰슨과의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2012년엔 김인경이 마지막날 18번 홀에서 30㎝ 짜리 우승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에서 패한 것은 골프사의 잊지 못할 장면에도 들었다.

한국 선수들이 통산 4승을 거뒀지만, 이 대회는 전통적으로 미국 선수들의 텃밭이었다. 메이저로 승격된 이후로 미국은 21승을 올렸다. 최근 들어 2011년 스테이시 루이스가 우승한 데 이어 2014년에 렉시 톰슨, 2015년에는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이 우승했다. 2016년에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의 우승을 제외하면 한-미간 우승 쟁탈전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마침 6개 대회를 치른 올해 LPGA시즌 역시 한국과 미국이 3승씩 나눠가지면서 한-미 대항전 양상이다. 고진영(23)이 호주에서 열린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1년여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박인비(30)가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에서 우승했고, 맏언니인 지은희(32)가 지난주 KIA클래식에서 통산 4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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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니 린시컴은 지난 2015년 ANA인스피레이션 연장전에서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의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 브리타니 린시컴이 우승했고, 태국의 혼다LPGA타일랜드에서는 제시카 코다가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그 다음주 싱가포르에서 이어진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에서는 미셸 위가 우승했다.

올해 역시 한-미 우승 경쟁이 치열할 듯하다.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28)은 이 대회 우승 3개월 뒤에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올해의 선수상’을 박성현(25)과 함께 받았다. 샷감을 회복한 박인비 역시 5년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대회에서 아이언 샷이 좋아졌다는 지은희는 2009년 US여자오픈에 이어 메이저 2승에 도전한다. 이밖에 신인으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25)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무서운 10대 최혜진(19),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고진영(23) 등이 기대된다.

미국 선수로는 지난해 4벌타를 받으면서 트로피를 놓친 톰슨, 장타력에 이미 2승을 거둔 린시컴, 최근 샷이 살아나는 미셸 위, 베테랑의 기교를 유지하는 크리스티 커 등이 무시못할 우승 후보다. 물론 미국 이외에도 세계랭킹 1위 펑산산(중국),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리디아 고 등이 트로피 경쟁에 뛰어든다.

올해 LPGA투어는 총 34개 대회에 총상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750억원으로 치러진다. 지난해 한국 선수의 시즌 15승 흐름을 올해도 이어갈 지 이번 대회에서 전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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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1997년 우승 이래로 마스터스에서 4승을 거뒀다.


PGA: 우즈와 스피스 세대간의 대결
매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파72, 7435야드)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는 올해로 82회를 맞이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지난 1월에 하와이를 시작으로 미국 땅에서 열리기 시작해 서부와 동남부를 거쳐 오거스타로 골프에의 관심과 흥행도를 높여가고 있다.

마스터스는 ‘명인열전’이라는 별명처럼 오픈이나 클래식이 아니라 초청선수만 출전하는 인비테이셔널이다. 올해는 고작 87명이 초청되었다. 1997년 86명 출전 이래 두 번째로 적은 인원이다. 오는 29일부터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리는 휴스턴오픈 우승자에게 마지막 출전 티켓을 주지만 그 선수가 기존 출전권자라면 역대 최소 출전자와 동수를 이룬다. 출전 선수는 적어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한 명도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스터스 출전을 위해 다른 대회를 거를 정도다.

올해의 가장 주목되는 관전 포인트는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수여하고 평생 출전권을 주는 전통에 따라 출전하는 이 대회 4회 우승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메이저 15승 도전이다. 우즈는 지난해 12월부터 벌써 5번을 출전하면서 샷 감각을 끌어올려 마스터스를 준비했다. 골프 도박사들도 최근 우즈의 우승 확률을 어느 때보다 높게 점치고 있다.

우즈는 지난 1995년 아마추어 시절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20번 출전해 총 78라운드를 뛰었다. 그러면서 네 번의 우승을 포함한 11번의 톱5를 기록했다. 미스컷은 아마추어 시절인 1996년 단 한 번 뿐이었다. 지난 2014년과 2016~17년은 수술과 부상에 따른 재활로 인해 출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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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베테랑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처음으로 메이저에서 우승했다.


그밖에도 올해 대회는 어느 해보다 볼거리가 많고 관심이 집중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골프의 신구 세대간 대결이 볼만하다. 42세의 우즈와 함께 최근 멕시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PGA투어 통산 43승을 거둔 48세의 백전노장 필 미켈슨은 2010년에 이어 8년 만에 마스터스 통산 4승에 도전한다. 지난주 매치플레이에서 PGA투어 통산 11승을 거두며 우승 레이스를 이어간 39세의 버바 왓슨 역시 이래 4년 만에 마스터스 3승에 도전장을 냈다.

반면 신세대들의 위세가 만만찮다. 2015년 조던 스피스는 역대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우승한 데 이어 지난 2년 연속 우승권에서 아쉽게 벗어났다. 또한 지난해 5승을 거두고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스피스의 절친 저스틴 토마스의 기세도 무시할 수 없다.

스페인의 37세 베테랑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승의 의지를 불태운다면 떠오르는 24세 장타자 존 람의 젊은 혈기도 이에 못지않다. 따라서 올해는 베테랑과 신예들의 불꽃 튀기는 기교와 기세 싸움이 볼만해졌다.

왼손잡이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마스터스에서는 올해 역시 왼손과 오른손잡이 골퍼의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미켈슨, 왓슨에 이어 2003년의 우승자인 마이크 위어(캐나다)도 왼손잡이였다. 왼쪽으로 많이 꺾어지는 13번 홀을 비롯해 몇 개의 승부처가 되는 홀이 왼손잡이가 더 유리하도록 레이아웃이 잡혀 있다.

국가간의 우승 자존심 경쟁도 흥미롭다. 첫 번째 메이저에다 미국에 골프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렸음을 알리는 대회인 만큼 이 대회는 미국 선수들이 강세였다. 하지만 1961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처음으로 우승한 이래 점차 미국 이외 선수들의 우승이 늘고 있다. 2008년 트레버 이멜만(남아공)의 우승 이래로는 꾸준히 미국과 타국 선수의 우승이 교차한다. 올해 출전하는 한국 선수로는 세계 랭킹 50위 김시우(23)가 유일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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