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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한국 Q스쿨은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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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PGA Q스쿨이 열릴 당시의 코스 전경. 날씨 때문에 Q스쿨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2017년 한국 Q스쿨(시드전)이 비난받고 있다. 1년에 한 번 실시되는 중요한 이벤트가 2라운드 후 중단되었고 3, 4라운드를 내년 3월에 속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주관자인 KPGA의 경험과 능력에 한계가 있다.

한국 Q스쿨의 대회규정은 4라운드를 모두 끝내야 대회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타당하다. 4라운드 정도는 소화해야 제대로 옥석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년처럼 3, 4라운드가 내년으로 연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참고로 2015년 Q스쿨은 날씨로 인해 2라운드 후 중단되었고, 그대로 대회를 끝내버려 공정하지 않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대회규정이 2라운드를 마치면 대회가 성립한다고 명시했는지 확인할 자료가 없다. 명시했다면 그나마 선수들의 비난을 피할 수 있다.

일본의 Q스쿨은 4라운드 중 2라운드를 끝냈다면 대회가 성립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다른 골프대회도 일반적으로 2라운드를 마쳤으면 경기가 성립한다. 근거규정 없이 2라운드로 마쳐버리거나(2015년), 날씨를 이유로 3, 4라운드를 다음해로 미룬(2017년) KPGA의 준비는 세밀하지 못한 것이다.

어쨌든 당장 합격증을 받지 못해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선수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최종전은 11월 21~24일이었는데 선수들은 대회 3일째 오전 그린이 얼었고, 24일과 예비일로 잡았던 25일에는 날씨가 좋아져서 플레이가 충분히 가능했다며 협회를 원망하고 있다.

이에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Q스쿨의 문제점과 대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큐 스쿨은 규모에 있어서 미국이나 일본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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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차에 6개의 골프장에서 투어프로 659명이 참가하여 200명이 합격했고, 2차에 1차통과자와 1차 면제자 249명이 참가하여 95명이 통과했다. 3차에는 2차 면제자를 포함해서 120명이 참가하여 4라운드로 경기하며 40명이 투어카드를 받게 된다.

Q스쿨 진행시기

현재 2차를 11월 중순, 3차를 11월 하순에 개최함으로써 해마다 그린이 얼거나 눈이 내리는 등 날씨의 문제가 생긴다. 3차를 10월 말까지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8월 말 또는 9월 말까지의 투어 성적으로 다음해의 시드 잔류자 70명을 결정하여 큐 스쿨로 갈 선수들을 결정하고, 투어가 완전히 끝났을 때 추가로 70위 이내에 들어온 선수를 구제하면 된다. 대회장소를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어떻게든 KPGA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Q스쿨 참가자 범위


현재는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은 선수 (1,786명)만 참가할 수 있다. Q스쿨은 모든 선수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오픈 되어야 한다. 미국, 일본, 아시안 투어 등에서는 나이 제한이 없으며, 아마추어든 프로든 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 한국도 엘리트 수준의 아마추어와 KPGA 준회원(현재 4,527명)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현재는 많은 고등학교 선수들이 투어선수가 되고 싶어서 프로로 전향하고 있는데, Q스쿨의 길을 열어 놓으면 서둘러 프로가 되려는 선수들이 훨씬 적어질 것이다.

우리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프리 퀄리파잉을 만들 수 있다. 혹자는 지원자가 너무 많아지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인원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그리고 실력이 안 되는 선수들이 무턱대고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선수들은 스스로의 실력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대회 성적이 공개되는데 망신스러운 점수를 치면서 출전 할 선수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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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GTO 홈페이지의 Q스쿨 안내 코너.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KPGA의 Q스쿨 정보 미공개


일본의 JGTO 홈페이지에는 Q스쿨에 대한 정보가 잘 정리돼 있다. 17페이지에 달하는 대회요강이 명확하고, 과거 5년 간의 대회성적이 프리 퀄리파잉부터 최종전까지 모두 나와 있다. 어떤 프로가 5년 전에 몇 차 예선까지 갔는지, 몇 타로 합격했는지가 공개되어 있다.

KPGA에서는 대회요강을 비공개로 하였고, 금년에 6곳에서 개최된 1차예선의 성적도 공개하지 않았다. 골프장에 따라서 참가자와 합격자의 숫자, 몇 타가 합격선이었는지 성적을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투어프로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선 2017년의 6곳 1차대회 성적을 인터넷에 올려 주고 대회 조건은 무엇이었는지 공개해야 한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작업이므로 속히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

스타탄생의 등용문

Q스쿨은 KPGA 내부의 행사만이 아니고 많은 골프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대회이다. 또 무명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투어로 가는 지름길이다. Q스쿨에서는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 몇 살인지를 구분해서는 안 된다. 합격자를 가리는 기준은 오직 점수뿐이어야 한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스타가 Q스쿨을 통해 나타나서 투어의 우승을 한다면, 그가 한국 남자골프를 살려 낼 수 있는 진정한 스타일 것이다.

* 박노승 씨는 골프대디였고 미국 PGA 클래스A의 어프렌티스 과정을 거쳤다. 2015년 R&A가 주관한 룰 테스트 레벨 3에 합격한 국제 심판으로서 현재 대한골프협회(KGA)의 경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건국대 대학원의 골프산업학과에서 골프역사와 룰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위대한 골퍼들의 스토리를 정리한 저서 “더멀리 더 가까이” (2013), “더 골퍼” (2016)를 발간한 골프역사가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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