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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프라운드의 첨병, 스케이트 보드-1인승 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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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를 타면 골프백을 싣고 페어웨이로 들어가게 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 보드나 개인 카트가 페어웨이를 달리는, 외국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일이 한국에서도 실현되었다. 스케이트보드와 1인승 카트가 국내 한 골프장에 도입되어 운영되면서 셀프라운드의 추세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동반 캐디제’를 내는 등 저렴하고 다양한 셀프 골프의 실험장이기도 한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는 지난 19일 국내 처음으로 1인승 카트제를 런칭했다. 지난달부터 캐디백을 싣고 페어웨이를 달리는 스케이트보드를 런칭한 데 이어 페어웨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골프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다.

보드와 승용카트를 해외에서 사들여 셀프라운드를 가능케 한 업체는 골프장과 파트너십을 맺은 늘보캐디다. 골프장에서 쓰이는 코스맵 앱을 개발, 운영하는 회사다. 최봉민 늘보캐디 대표는 골프스케이트캐디(GSC)를 호주에서 40대, 골프카트캐디(GCC)를 중국에서 8대를 도입했다. 그리고 늘보 코스앱과 셀프라운드를 결합시킨 상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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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캐디는 손잡이를 잡은 채 검은색 발판을 좌우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며 회전한다.


GSC가 스트리트 보드나 세그웨이 등을 접해본 활동적인 젊은층 골퍼를 대상으로 한다면, GCC는 시니어나 몸이 불편한 골퍼들이 선택할 수 있다. 둘 다 캐디백을 싣고 이동할 수 있으며 늘보캐디 코스앱을 깔았기 때문에 별도로 캐디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까지 줄인다는 게 늘보캐디의 최대 매력이다. 아니, 그것보다는 색다른 골프 체험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이 더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다만, 라운드 전에 1년간 유효한 GSC, GCC 면허증을 따야 한다. 새로운 기기를 운전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면허를 받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면허 취득이 어렵지는 않다. 티타임 40분 전에 와서 강사의 지도하에 운전 방법을 배우면 된다.

최근에 현대더링스에서 스케이트캐디를 체험해보았다. 해외 리조트에서나 타볼 수 있던 세그웨이처럼 작동되었다. 왼발로 보드의 왼쪽에 힘을 주면 보드는 왼쪽으로 코너링을 했고, 오른쪽에 힘을 주니 오른쪽으로 돌았다. 속도는 5단계까지 올릴 수 있는데 가장 빠른 게 시속 20km였다. 액셀러레이트를 넣으면 가속되고 손을 떼면 멈추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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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승 카트 캐디는 노약자와 시니어들이 운전해서 페어웨이로 들어갈 수 있다.


현대더링스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크지 않은 평지에서는 충분히 작동할 수 있었다. 3홀 정도지나자 처음 스케이트캐디를 타는 아저씨 골퍼들까지도 모두 능숙하게 코너링을 했다. 마치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기분이었다. 샷을 한 뒤에 페어웨이를 마음껏 활주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맘에 들었다.

최봉민 늘보캐디 대표는 ‘도입 초기지만 호응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스케이트캐디는 나이 드신 분들이나 여성 골퍼가 타기는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보완책을 고민하다가 도입한 게 1인승카트캐디죠. 한 팀이 셀프 라운드를 부킹한다면 젊은 남자는 스케이트캐디를 이용하고 어르신은 카트캐디를 선택할 수 있으니 좋지요. 새로운 셀프 라운드 체험으로 인기가 높아요.”

그는 GSC와 GCC가 함께 운영되면서 골프 이용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밴드를 중심으로 동호인들이 함께 체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케이트캐디는 씽씽카트, 카트캐디는 줄여서 붕붕카트라는 애칭으로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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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이 스케이트캐디와 1인승 카트 캐디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더링스는 지난해 가을 1인승 풀카트와 전동카트를 9홀씩 묶은 ‘나인투나인(9to9)’ 셀프라운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카트를 골퍼가 민다는 것에 생소한 한국에서 실현가능한 셀프라운드의 방법을 고민한 결과 나온 부산물이었다.

최근에는 골퍼가 자신의 지인을 캐디로 데려올 수 있도록 한 ‘동반 캐디제’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골프를 잘 모르는 가족을 캐디로 동반하고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골퍼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충남 태안이라서 수도권과는 제법 먼 거리를 이처럼 다양한 셀프라운드 상품을 내놓으면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골프를 찾는 시니어 골퍼들이 이 골프장을 찾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는 후문이다.

현대더링스도 캐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골퍼들의 요구와 취향은 다양하고 세분화한다. 소비자들의 복잡다기한 선택에 맞출 수 있는 상품이 수시로 제시하는 골프장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법이다. 스케이트보드 캐디와 1인승 카트 캐디가 한국의 셀프라운드 골프 문화를 촉진시키고 더 풍성하게 만들 첨병임에는 분명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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