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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타자 가빈 그린, 조부의 영혼이 도와준 생애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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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자 가빈 그린이 1일 머큐리타이완마스터스에서 생애 첫승을 달성했다. [사진=아시안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2주전 제33회 신한동해오픈에서 2위를 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말레이시아 장타자 가빈 그린이 아시안투어 머큐리스타이완마스터스에서 생애 첫승을 달성했다.

올해 아시안투어에서 3번이나 준우승에 그쳤던 가빈은 1일 대만 탐수이 타이완골프&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파이널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2타차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주빅 파군산(필리핀)이 3오버파 74타를 치면서 아딜슨 다 실바(브라질), 스콧 빈센트(짐바브웨), 키스 혼(남아공)과 공동 2위(7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15번 홀까지 빈센트, 혼과 동타를 이룬 그린은 16번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단독 선두로 내달리면서 생애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국내 2승의 장이근(24)이 2언더파 70타를 치면서 프롬 메사왓(태국) 등과 공동 12위(1언더파 287타)를 기록했다. 신한동해오픈에서 대기선수로 출전해 23위까지 올랐던 김찬우(18)는 43위, 우승했던 리차드 리(캐나다)는 이 대회에서는 49위로 마쳤다.

세계 최장타자인 일본골프투어(JGTO) 소속 김찬(미국)보다도 종종 멀리 친다는 그린은 올 시즌 세 번이나 준우승에 그치면서 우승에의 갈증이 심했다. 2주전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도 2,3라운드 선두를 달렸으나 결국 한 타차로 역전 당하면서 우승을 쟁취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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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야드를 우습게 넘기는 가빈 그린은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린은 대회에서 우승한 뒤 조부와 얽힌 가족사를 담담하고 상세하게 털어놨다. “한국에서 마지막 날 선두로 출발해 2위로 대회를 마치고 나서 할아버지 제럴드 그린이 심장마비도 별세했다는 소식을 캐디인 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내가 우승한 건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내 골프 인생에 큰 영향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생전에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나는 지인들에게 ‘이번에 우승하면 그건 할아버지 덕분이다’고 말하고 다녔다. 실제로 그랬다. 4라운드 9, 10번 홀에서 티샷을 잘못해 보기를 적어냈다. 그때 마음속으로 ‘이제 침착하고, 기회를 기다리자’고 주문을 외었다. 13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놓쳤을 때도 누가 옆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쉽게 다스려졌다. 16번 그린에서 평탄하게 파를 지킬 수 있었지만, 캐디와 함께 자신있게 공격하자고 결론 내렸다. 4m의 버디 퍼트가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

“18번 홀에 들어섰을 때는 스코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하지만 거의 목적지에 도달했음을 자연스럽게 느꼈다. 나는 내 게임 플랜을 그대로 지켰다. 그린에 올라섰을 때 선두라는 걸 알게 됐다. 2주전 한국에서 선두로 달리다가 우승을 놓쳤을 때는 좀처럼 그걸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런데 내 우승을 바라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을 때 갑자기 우승이 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살아계실 때는 내가 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곤 짐작도 못했었다.”

“할아버지는 진정으로 내가 우승하기를 바랐고, 나도 한국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가 말레이시아에 계셔서 (임종을 지키지 못해)더욱 괴로웠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죽음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우승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우승하는 순간에 대회장에서 나와 함께 있었다고 확신했다.”

그린은 우승상금 16만 달러(1억7천만 원)을 받아 상금랭킹에서 장타자인 스콧 헨드(호주)를 제치고 선두(52만7346 달러)로 올라섰다. 올해 인도에서 열렸던 히로인디안오픈, 대만에서의 얀더헤리티지와 신한동해오픈에서 2위를 3번이나 했지만 드디어 우승한 것이다.

이로써 말레이시아에서는 대니 치아, 아릴 리즈만, 벤 롱, 니콜라스 펑에 이어 아시안투어에서 우승을 한 5번째 선수가 탄생했다. 또한 지난 6월 니콜라스 펑이 태국에서 우승을 한 데 이어 아시안투어 한 시즌에 2승을 거둔 최고의 성과를 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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