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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동해오픈 챔피언 리차드 리와 하우스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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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동해오픈 챔피언 리차드 리와 가족들, 그리고 캐디 한주리씨.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캐나다 교포 리차드 리(27 한국명 이태훈)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 제33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했다.

리차드 리가 올해 아시안투어에서 번 종전까지 상금은 1만6천달러(1812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인해 2억1600만원의 대박을 터트리게 됐다. 또한 메이저급 대회인 이번 우승을 통해 코리안투어 5년 시드를 받게 됐다.

최경주와 친구였던 프로골퍼 부친(이형철)의 영향으로 일찍 골프를 시작했고 2007년 US오픈에도 나갔다. 일찍 프로에 데뷔해 2011년부터 3년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2부 투어인 내이션와이드투어에서 뛰었다. 하지만 부상 등으로 성적이 저조해 2013년 아시안투어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2014년 3월 필리핀에서 열린 솔레어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하우스 캐디를 채용했는데 대회 3일째 되던 날 캐디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필리핀 속설에 따르면 ‘행운의 징표’라고 한다. 리차드는 마지막날 2언더파를 치면서 태국의 차왈리 팻폴을 한 타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리차드는 신한동해오픈에서도 말레이시아의 장타자 가빈 그린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코리안투어와 공동 개최한 아시안투어에서 2승째를 한 타차로 거둔 것이다. 하우스 캐디와의 사이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또 있었다.

그는 연습라운드까지 캐디를 신청했으나 중간에 무슨 까닭인지 취소되었다고 한다. 1라운드 티오프 시간(11시40분)까지 급히 하우스 캐디를 구했으나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할 수 없이 혼자서 백을 메고 나갔다. 세컨드 샷 지점까지 갔을 때 캐디 한주리(35) 씨가 뛰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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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리 씨는 신한동해오픈 챔피언 리차드 리의 캐디를 했던 하우스캐디다.


원래 한씨는 11시50분에 티오프하는 마단 마맛의 캐디였지만 마맛은 자신의 캐디를 대동하고 왔다. 그래서 마맛의 캐디로 배정되어 있던 한씨는 집으로 돌아가던 참이었다. 한씨가 급히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고 10번 홀로 따라나갔으나 선수는 이미 티오프를 하고 없었다. 결국 페어웨이에서야 겨우 백을 메고 가는 선수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한씨는 “경황이 없을 것 같았는데 선수가 조급해하지 않아서 금방 타수를 줄여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날 리차드는 3언더파 68타를 치면서 공동 7위로 마쳤다. 이튿날엔 이븐파 71타를 치며 14위(3언더파 139타)로 순위가 내려갔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는 다시 3타를 줄여 6위(6언더파 207타)로 마쳤다. “3라운드를 마치고나니 이 선수가 우승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의 1기 캐디로 조장을 맡고 있는 한씨는 "마지막날 10번 홀에서 20m 가량되는 버디 퍼트가 들어갈 때 가장 짜릿했다"고 말했다. “홀 뒤로는 내리막이지만 그린 뒤로 라인이 급하지 않았어요.” 리차드의 퍼트가 S자 라인을 타고 한참을 구르더니 홀인했다. 리차드는 한씨에게 “나도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퍼트를 했다”고 말했다.

캐디로는 총 7년간 일하고 있다는 그는 “프로 대회에서 우승 선수를 도운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리차드 리의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집에 돌아가던 길에 부랴부랴 코스로 돌아온 뒤로부터 4일의 경험은 그에게도 놀랍고 벅찬 경험이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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