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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클래식 코스 탐구] 실제 어려운 홀과 어렵게 보이는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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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413야드의 한화클래식 8번 홀. 난이도 4위. 선수들이 가장 어렵게 여기는 홀의 하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남화영 기자] 어렵다고 느껴지는 홀은 진짜로 어려운 홀일까? 답은 반반이다. 사람들마다의 경험치가 다르고 홀 경험이 다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올해 메이저로 승격한 한화클래식 2017(총상금 14억원)에서 재미난 사례가 나왔다. 러프가 길어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승부처로 알려진 이 대회는 올해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골프클럽(파72 6753야드)으로 옮겨 치러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세계 골프장 정보 사이트인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에 따르면 제이드팰리스는 한국의 톱30 코스 중 5위에 올라 있다.

‘백상어’로 불리는 호주의 그렉 노먼이 설계해 2004년 개장한 이 코스는 종전까지 프로대회를 치른 적이 없는 코스였다. 노먼은 그린 주변의 벙커를 크고 위협적으로 조성해서 상벌의 원칙을 잘 살렸다. 어떤 벙커는 턱에 검은색 고무판이 대어져 있어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입을 쩍 벌린 상어가 연상된다. 또한 개장 이래 14년간 프라이빗한 운영 철학을 지켜온 까닭에 대회 이전까지 이 코스에 와본 선수들이 극소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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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430야드로 파4에서 가장 긴 14번 홀. 난이도 2위.


모두에게 생소한 코스에서 대회를 이틀간 치러본 결과 선수들은 8번(파4 413야드)홀과 14번(파4 430야드)홀을 어렵다고 공통되게 꼽았다. 8번의 경우 티샷하기가 까다롭다. 그리고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서 정교한 두 번째 샷을 해야 온그린 할 수 있다. 14번 홀은 파4 중에서는 가장 길기 때문에 티샷을 길게 보내야 한다. 그린 주변에도 4개의 벙커가 둘러싸고 있어서 정확하게 그린에 공을 올려놔야만 한다.

과연 실제로 두 홀이 가장 어려웠을까? 2라운드 대회를 치른 결과 8번홀의 평균 타수는 4.182타로 난이도 4위, 14번 홀은 4.326타로 난이도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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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388야드 2번 홀은 티샷에서 러프에 빠질 확률이 높고 그린에 볼을 올리기는 더 어렵다. 난이도 1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정작 난이도 1번은 평균 4.349타가 나온 2번(파4 388야드)홀이었다. 이 홀은 오르막으로 티샷할 때 핀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으로는 여유 공간이 없어 선수들은 주로 왼쪽을 향해 샷하지만 좁은 페어웨이를 놓치면 러프다. 대개의 선수들이 러프에 빠지는 홀이다. 게다가 그린이 중앙을 기준으로 앞뒤로 내리막이라서 핀에 근접하기 어렵다. 전장이 길지 않고 세컨드 샷에서 핀이 보이고 벙커도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아 다들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2라운드동안 버디가 25개로 가장 적었다. 반면 보기는109개에 더블 보기도 21개가 나왔다.

17번(파4 407야드)홀 역시 쉽게 여겨지지만 이틀 합계 평균 타수 4.225타로 난이도 3번이었다. 왼쪽으로 약간 도그레그 되는 이 홀에서 선수들은 의도하지 않은 슬라이스를 내곤 했다. 티샷 지점에서 왼쪽은 위협적인 벙커가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린을 보면 가까워 보이지만 과 벙커와 그린 사이에 숨겨진 페어웨이가 있어 실제보다 더 짧아보인다. 이 홀에서 첫날 버디는 5개에 그쳤다. 보기는 7배인 35개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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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407야드 17번 홀은 보기에는 짧아보이는 착시를 극복해야 하는 홀이다. 난이도 3번.


프로암과 연습라운드를 포함해 며칠을 돌아본 베테랑 선수들도 어떤 홀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지만 실제 쳐보면 어려운 홀은 코스가 감춘 ‘착시’라는 무기다. 노먼은 큰 벙커를 그린 주변에 놓고 그곳을 회피하도록 했다. 현명한 선수들은 3,4라운드에서는 이 착시의 함정을 깨달을 것이다. 어렵게 보이는 홀보다도 실제로 어려운 홀이 있다는 것을 그걸 깨닫고 대처하는 선수가 이번 대회의 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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