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홀에서 티샷하는 김준성. [사진=코오롱그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김준성(26)이 지난해 출전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12개 대회 중에 유일하게 톱10에 든 대회가 KPGA선수권이었다. 그 대회에서 그는 투어 첫승을 올렸다. 아, 그가 누군지 잘 모르신다면 2015년에 개명하기 전 이름은 김휘수였다. 2011년에 데뷔해 우승이 없었다.
아마추어 때 홀인원을 잡아 본 뒤로 프로 때는 한 번도 없다가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 1라운드 7번 홀(파3 221야드)에서 잡아냈다. 마침 행운이 겹쳤다. 그는 3천만원 상당의 웨딩기념 패키지를 부상으로 받게 됐다.
허윤경, 임지나, 양수진, 이태희 등 프로선수들이 결혼한 ST&C W웨딩에서 올해 처음 남자대회에서 홀인원에 상품을 걸었는데 그 첫 번째 주자로 당첨이 된 것이다. 그는 아직 미혼이니 혼수 준비 하나는 해결했다.
아마추어 골퍼는 홀인원을 한번 잡고나면 기분이 우쭐해지면서 눈앞에 보이는 게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붕 뜨는 기분이다. 가끔씩 홀인원 턱을 걱정하는 골퍼도 있다. 하지만 그는 홀인원을 하고나서 더 잘쳤다.
9, 12, 16, 18번 홀에서 버디 4개를 더해 8언더파 63타를 쳤다. 개인적인 코스 레코드일 뿐만 아니라 한국오픈 역사상 지난해 이창우가 2라운드에서 기록한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무엇이 그를 이처럼 운수좋은 날로 만들었을까? 그의 인터뷰에서 비밀이 있는지 확인해보시라. 내일도 그런 운수대통인 날이 이어질지 궁금하다.
김준성은 라운드를 마친 기자회견에서 63타 홀인원이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사진=코오롱그룹]
- 오늘 라운드 전반적인 소감은.
“아직 경기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1위여서 기분 좋다. 7번홀에서 홀인원을 하면서 좋은 흐름을 잘 탔다.”
- 홀인원 상황은.
“핀 위치가 중간에서 살짝 뒤편이었다. 뒤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5번 아이언으로 쳤다. 핀으로 정확하게 가는 건 알았지만 들어갈 줄은 몰랐다.”
- 홀인원 부상이 웨딩 상품권이다. 결혼 계획이나 만나는 사람 있나.
“사귀는 사람은 없다. 나이가 적은 건 아니지만 아직 결혼 계획은 없다. 어쨌든 홀인원까지 한 데다 부상까지 있어 기분이 좋다. 프로 데뷔한 후로는 첫 홀인원이고, 주니어 시절에 한 번 한 적이 있다.”
- 홀인원 후에는 분위기가 업이 돼서 오히려 플레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올해 예선 많이 떨어졌다. 홀인원한 후에 기분이 업이 되거나 미스샷이 나올 수도 있는데, 홀인원보다는 타수만 생각했다. 출발이 좋으면 마지막까지 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 이전에 63타 친 적 있나.
“파72 코스에서 아마추어 시절에 한 번 쳐 본 적이 있다. 프로 때는 처음이다.”
- 지난해 KPGA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이번에도 첫날 잘 쳤다.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지만 성적보다는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편이다. 그런 점이 큰 대회나 긴 코스 등 코스 세팅이 어려울 때 유리한 것 같다. 그렇다고 장타는 아니다.”
- 오늘 플레이가 잘 된 비결은.
“홀인원이 제일 컸다. 또한 1번홀에서 파를 한 것도 한몫했다. 긴 퍼트를 넣었다. 한국오픈 전까지는 퍼팅이 잘 안 됐는데 1번홀에서 넣겠다고 했는데 들어갔다. 한 5m 이상 됐다. 이후 2번홀에서 버디 잡는 등 초반 흐름이 좋았다.”
- 징크스가 있다면.
“징크스는 아닌데 날이 추울 때는 플레이가 잘 된 적이 없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 잘 성적이 안 좋다.”
- 예전에 가을에 열리다 올해는 초여름에 열린다. 코스에서의 차이점은.
“그린이 딱딱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소프트 한 것도 아니다. 핀 공략하기도 지난해보다 좀 수월한 것 같다.”
- 자신의 스윙의 중 장점이라면.
“샷에 큰 실수가 없다. 아이언을 칠 때도 자신감 있게 한다. 퍼팅에 자신감도 있고, 좋았었는데 이유를 모르겠지만 전 시합까지 올해는 퍼팅 감이 좋지 않았다. 이번 시합 때는 작년에 쓰던 퍼터로 바꿨다. 원래 말렛형 퍼터만 쓰다가 작년 하반기에 일자형 퍼터로 바꿨다가 다시 말렛형으로 돌아왔다.”
- 이번 대회는 상금도 크고, 부상도 크다. 어떤 거에 더 욕심이 나나.
“상금도 생각 안 할 수 없는데 내셔널타이틀이 주는 가치가 더 크다. 디오픈에도 꼭 가고 싶다.”
-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우승 경험이 한 번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긴장감을 떨쳐버려야 한다. 멘탈에 신경 쓰겠다. 평소 시합 때 샷보다는 20분 정도 몸만 풀 정도로 연습한다.”
△ 주요 홀별 상황
2번홀(파4)=H---8번 아이언---2m
4번홀(파3)=6I---4m
5번홀(파5)=D---3번 아이언---벙커---1m
7번홀(파3)=5번 아이언
9번홀(파4)=D---7번 아이언---그린 미스---칩인
12번홀(파4)=3번 아이언---피칭---1m
13번홀(파3)=5번 아이언---벙커---2퍼트
16번홀(파3)=H---2m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