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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지지부진한 라틀리프 귀화...팬 “답답해” vs 관계자 “곤란해”

  • 2017-05-17 22:00|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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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틀리프와 한국에서 태어난 그의 딸, 레아. [사진=라틀리프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현우 기자] 2017년 새해 첫 날 KCC전 승리 후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한국 국적을 얻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2년 울산 모비스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말 귀화의지를 표명했다. 문화와 음식 등 한국을 좋아하고, 심지어 한국에서 태어난 딸은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6-2017시즌이 끝난 지금, 라틀리프 귀화 얘기는 조용하다. 농구팬은 답답함을, 관계자는 곤란함을 나타내고 있는 양상이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 농구팬 “빨리 귀화시켜 국제경쟁력 높이자”

한때 중국과 함께 아시아정상을 다투던 한국 남자농구은 시간이 갈수록 국제무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 양강에서 밀려난 지 오래됐고, 현재 아시아 내 FIBA랭킹이 중국, 이란, 필리핀, 요르단 다음으로 5위로 처져 있다. 이는 세계로 시선을 넓히면 더욱 암울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0년이 넘도록 올림픽무대는 밟아보지 못하고 있고, 16년 만에 출전한 2014년 FIBA 스페인 농구 월드컵(옛 세계선수권)에서도 5전전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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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틀리프가 모비스 소속으로 나가 따낸 존스컵의 우승메달. [사진=라틀리프 인스타그램]


이 대목에서 2014년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 대회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라틀리프는 울산 모비스 소속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양동근, 함지훈 등 국내 핵심선수가 빠졌지만 모비스는 라틀리프가 중심이 돼 우승메달을 목에 걸었다. 농구팬들은 존스컵 사례를 들어 라틀리프의 허재호(국가대표팀) 합류는 한국 남자농구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표팀의 허재 감독도 “라틀리프가 귀화하면 그보다 좋은 건 없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는 11월부터 FIBA 중국 농구월드컵의 홈앤어웨이 예선이 치러진다. 이 대회부터 호주, 뉴질랜드가 아시아 예선에 합류한다. 우리나라는 A조로 중국, 홍콩, 뉴질랜드를 상대한다. 상대적으로 무난한 조편성이지만 중국, 뉴질랜드에게는 높이에서 크게 열세라는 평이다. 골밑 강화를 위해서는 귀화선수가 꼭 필요하다. 김동광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필리핀, 대만, 중동 등은 귀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운다. 우리만 가만히 있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관계자 “리그 언밸런스 문제 등 고려할 사항 많아”

KBS N 스포츠의 프로그램인 <합의판정>은 라틀리프의 귀화와 관련해 가장 문제로 ’KBL 언밸러스‘를 꼽았다. 라틀리프가 귀화하면 국가대표뿐 아니라 리그선수로도 뛰기 때문에, 현 외국인선수 제도에 따르면 특정팀이 라틀리프+외인 2명을 보유한다. 5명이 뛰는 농구에서 이 팀이 절대강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10개 구단이 모두 동의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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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판정>은 귀화와 관련해 리그 전력불균형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사진=KBS N스포츠 화면 캡처]


아쉬운 것은 집안문제(KBL)로 집밖큰일에 지장이 초래한다는 점이다. 방열 농구협회장은 “농구 붐을 일으키기 위해선 올림픽이나 FIBA 농구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 회장이 말하는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골밑기량이 뛰어난 센터나 포워드가 필요하다. 즉, 라틀리프 귀화 없이 높은 순위는 기대할 수 없다. 농구팬들은 KBL이라는 소(小)를 위해 국제무대 경쟁력이라는 대(大)를 포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대회 호성적이 국내리그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 한국 아이스하키는 6명을 귀화시켜 사상 첫 1부 리그로 진출을 이뤄냈다. 이는 비인기종목인 아이스하키에 대한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농구계는 ‘첼시 리 사태’로 대한체육회나 문체부에 찍힌 사건이 있어 당분간 특별귀화가 어렵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삼성의 관계자는 ‘첼시 리는 서류를 위조한 범법자로 밝혀졌다. 라틀리프는 미국인이지만 귀화정차를 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둘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라틀리프 귀화는 농구계의 ‘의지’가 문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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