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골프상식 백과사전 44] 드라이버 거리 줄이기
이미지중앙

2인치 줄인 드라이버를 들고 올해 첫 대회에 출전한 지미 워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미 워커(38 미국)는 올 들어 열린 첫 대회인 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장타를 발휘해야 하는 넓은 리조트 코스인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 플렌테이션 코스에서 색다른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길이 44인치 드라이버를 들고 나와서 투어 내에서도 짧은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에 속하는 워커는 이번 대회에는 2인치를 더 줄여 42인치 타이틀리스트 917D2 드라이버를 들고 나왔다. 로프트는 8.5도에 알딜라 로그 125, 80X샤프트에 팁은 1.2인치다. 드라이버 길이를 대폭 줄였으니 3번 우드도 순차적으로 길이를 줄여 41.5인치의 타이틀리스트 917F2에 로프트 15도를 장착하고 나왔다.

워커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신의 데이터를 면밀하게 분석하다가 전체 선수 185명중에 드라이버 정확도가 48.31%인 183위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는 드라이버를 대폭 수술했다. “나는 항상 반타작은 해왔는데 지난 시즌은 너무 떨어졌다. 티샷이 페어웨이에 적어도 60%는 머물러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드라이버 길이를 줄여서 정확성을 높이는 실험을 했다. 다행히 비거리 손실은 크지 않았다.

이제는 거의 컨트롤이 가능해진 것 같다. 길이를 줄이는 대신 무게를 60에서 80그램으로 늘렸다. 지금 내 스윙은 더 효율적이다. 전보다 더 볼을 페이스 중앙에 맞히는 것 같다.” 워커는 이번 대회에서는 거리는 275.6야드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줄었지만 71.67%의 티샷 정확성을 보였고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시즌에 드라이브샷 거리 평균 301.3야드로 24위에 오른 장타자였던 워커는 “정확성이 높아지면 5~20야드 정도 거리 손해를 봐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KPMG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브룩 헨더슨(20 캐나다)은 규정상 최대 한계점인 48인치 드라이버를 쓴다. 신장이 162cm로 작은 편인 헨더슨은 단신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긴 샤프트를 끼운 드라이버를 쓴다. 헨더슨은 48인치 드라이버로 거리를 무려 10야드 늘렸다고 한다. 2015년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53.66야드였는데 지난해는 263.36야드로 늘었다. 당연히 잃은 것도 있다. 정확도는 79.91%에서 지난해 68.51%까지 떨어졌다.

이미지중앙

브룩 핸더슨은 샤프트 길이가 무려 48인치인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샤프트 길이 축소 공문
미국골프협회(USGA)는 대회를 개최하는 올드 코스들이 비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전장에 대한 대응책으로 선수들의 비거리를 줄이는 조치에 착수했다. USGA는 지난해 10월 골프용품 제조 브랜드들에 골프 클럽의 샤프트 길이를 기존 48인치에서 46.5인치로 줄이라는 권고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는 USGA뿐만 아니라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년전부터 클럽 길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아직 실질적으로 줄어든 길이 클럽을 금지한다는 발표는 없었으나 권장 사항은 미래에 그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양대 골프기구는 2002년 중반에 ‘최고 선수들의 게임에서 중대한 비거리 증대는 게임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동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85.9야드에서 290야드까지 소폭 늘었다.

기술력의 변화를 예단할 수 없지만 용품 브랜드들은 더 개선된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또한 프로 선수에게서 현재 길이의 최대 한도인 48인치 드라이버로 교체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6야드 정도의 거리 증대효과를 가져오지만, 정확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협회의 이같은 조치는 향후 드라이버의 신제품에서 클럽 길이 조절로 인해 발생할 비거리 증가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미지중앙

테일러메이드가 출시한 SLDR 460cc 드라이버(왼쪽부터)와 미니 드라이버, 3번 우드.


미니 드라이버의 출현
선수들이 아닌 일반인의 영역에서도 기존 드라이버보다 작고 3번 우드보다는 큰 미니 드라이버가 점차 영역을 넓혀간다. 2014년 후반기부터 나왔다. 캘러웨이가 X-핫으로 드라이버만큼 멀리 나가는 우드를 선보여 대박을 터트리자 테일러메이드는 ‘미니 드라이버’라는 이름을 내고 ‘SLDR 미니 드라이버’를 선보였다. 이후 타이틀리스트도 Fd를 내는 등 타 브랜드들도 이처럼 우드와 드라이버 중간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출시했다.

3번 우드 헤드 체적이 통상 140~160㏄ 정도라면 티샷 용 3번 우드는 180㏄가량으로 조금 더 컸다. 하지만 ‘미니 드라이버’를 표방한 제품들은 230~250㏄가량으로 430~460cc인 일반 드라이버보다도 작다. 선수들도 “3번 우드로 티샷을 할 때보다 비거리가 길고 드라이버보다는 탄도가 낮은 것 같다”면서 애용하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나 시즌 하반기에 사용이 늘었다. PGA투어의 트로이 매티슨도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티샷용과 페어웨이용으로 SLDR 미니 2개를 들고 출전하기도 했다.

이번 주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 역시 파70 코스다. 요즘 메이저 대회 특히 디오픈은 72야드인 경우가 거의 없다. 더 정교하게 쳐야하는 코스 세팅이 점차 늘어날수록 드라이버도 서서히 이같은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다. 미래의 일이겠지만, 골프협회는 460cc인 현재의 체적 한계도 더 줄이라고 할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