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곽수정의 장체야 놀자] 그들만의 선거?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선거

지난해 10월 한국 체육계가 들썩였다. 연 4,000억 원을 주무르는 제40대 대한체육회장선거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현재 진행 중인 제4대 대한장애인체육회장선거는 너무 조용하다. 비장애인체육과 장애인체육은 체육인과 예산, 후보 인지도 등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적다. 제4대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선거 홈페이지 게시판은 응원이나 질문 등 관심을 표현하는 댓글이 하나도 없다.

오는 1월 18일 오후 2시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실시되는 제4대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선거에 후보자 2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회장 후보 등록 마감(지난 6일) 결과 이명호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장(60세)과 장춘배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62세)이 입후보한 것이다. 두 후보자는 선거운동에 앞서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선거 공명선거 실천 결의대회’에 참석하여 공명선거 실천 결의를 다짐했다. 두 후보자들은 지난 7일(토)부터 오는 17일(화)까지 11일간 선거공보와 전화, 명함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선거운동과 선거 당일에는 자기소개 및 소견발표를 할 수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을 선출할 선거인은 대한장애인체육회 정가맹단체장(31명), 시도장애인체육회장(17명),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IPC 집행위원(1명), 선수대표(8명), 지도자 대표(4명), 심판 대표(4명), 학계 대표(2명) 등 총 67명(이의 신청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이다. 당선인은 18일 선거의 유효투표 중 다수득표자로 결정되며, 다수득표수가 동수인 경우에는 연장자로 결정된다.

이미지중앙

제4대 대한장애인체육회장선거에 출마한 2명의 후보.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홈페이지]


창립 10주년을 넘긴 장애인체육회는 지난해 조기성(수영)의 2016 리우패럴림픽대회 3관왕, 장애인선수 체육연금 확대, 장애인생활체육참여율 17.7% 달성,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선수부·동호인부 운영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장애인체육 실업팀과 전문체육 신인선수 발굴 등 다양한 장애인체육의 변화를 시도하고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새로운 회장은 국내 장애인스포츠 정책과 제도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험을 소유한 사람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간섭과 개입으로부터 자율성을 지키며 장애인체육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체육 선수와 관계자 모두를 포용하는 넉넉한 품성을 갖춘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어야 한다.

두 회장 후보 모두 40년간 장애인체육현장에서 선수, 지도자, 체육회 활동을 해왔다.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아는 장애인체육인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그래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기호 1번 이명호 후보는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장과 전 베이징패럴림픽,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리우 패럴림픽 총감독을 역임했다. 장애인역도(지체장애) 선수 출신으로 1999년 방콕 아태장애인경기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 체육진흥부장, 시설운영부장, 교육훈련부장을 맡으며 장애인체육 전반을 잘 이해하고 있다.

기호 2번 장춘배 후보는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과 전 대한장애인탁구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장애인탁구(지체장애) 선수 출신으로 LA(1984), 서울(1988), 바르셀로나(1992) 패럴림픽에서 3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지도자생활을 하며 2002년 부산 아·태 장애인경기대회 탁구감독을 맡았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선수단장을 하면서 장애인체육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미지중앙

제4대 대한장애인체육회장선거에 참가한 두 후보가 공명선거 실천결의대회에 참가하여 결의문을 채택했다. 왼쪽부터 이명호 후보, 장춘배 후보.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선거는 장애인들에게 축제의 장이 되고, 장애인체육을 대중에게 홍보할 수 있는 이벤트여야 한다. 투표자는 물론, 일반 장애인들도 두 후보들이 제시한 10개의 공약뿐 아니라 구체적 실천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현장에 필요한 실질적 공약을 판단해야 한다. 리더로서 실천에 대한 의지와 자질의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과 질문, 참여가 필요하다. 투표권이 없어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장애인체육의 종사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회장 선거는 지양해야 한다. 장애인체육 현장을 아는 두 후보의 공정한 선거와 공약 실행을 위해 다양한 장애인체육인의 목소리가 이번 선거에서 반영되기를 바란다. [헤럴드스포츠=곽수정 객원기자 nicecandi@naver.com]

*'장체야 놀자'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도 유익한 칼럼을 지향합니다. 곽수정 씨는 성남시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국체육대학에서 스포츠언론정보 석사학위를 받은 장애인스포츠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