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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KBL 전반기 결산 '서서히 드러나는 6강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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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른 소나무같은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뉴시스]


3강체제 속 우뚝 솟은 원톱 삼성(1위)

삼성은 3라운드까지 20승 7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올랐습니다. 시즌 초반 다크호스로 평가했던 것이 무색하게 원톱체제로 단독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3라운드 막판 양동근이 복귀한 모비스에게 일격을 당하며 7연승에는 실패했지만,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좋습니다. 어느덧 한국나이 40살로 노장반열에 오른 문태영의 체력이 예전같지 않고, 지난 시즌에도 골칫거리였던 슈터기근이 올시즌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삼성의 약점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선전을 펼쳤죠.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역시 꾸준히 20-10(득점-리바운드)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새 외국인선수 마이클 크레익은 지난 12월 30일 KT 전에서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는 등 다재다능함을 뽐냈습니다. 여기에 부상선수가 없다는 것 또한 상승세의 요인 중 하나입니다. 1강으로 꼽았던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며 초반 강세가 한 풀 꺾이고 말았습니다. 삼성은 슈터 임동섭의 가벼운 부상을 제외한다면 부상으로 인해 결장한 주축선수가 없습니다.

삼성이 지금처럼만 팀을 운영해 나간다면 최소 플레이오프 4강 직행(정규리그 2위 이내)이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에 이관희, 임동섭 등 슈터들의 활약이 조금만 더해진다면 정규리그 우승도 충분히 노릴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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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전성기를 누리는 KGC 오세근. [사진=KBL]


토종 에이스 듀오와 막강 트윈타워의 힘 KGC(2위)

전반기 2위는 19승 8패의 안양 KGC가 차지했습니다. KGC 하면 오세근-데이비드 사이먼으로 이어지는 트윈타워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겠죠. 오세근은 가장 큰 임팩트를 줬던 데뷔시즌(2011-2012)의 위력을 되찾았습니다. KGC 입장에서는 오세근이 건강하게 뛸 수만 있어도 큰 도움일 텐데, 최고의 활약을 펼치지 더 할 나위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세근과 함께 '토종 듀오'로 입지를 굳힌 이정현의 활약도 빼어납니다. 이정현은 경기당 평균 17.07득점으로 국내선수 득점 1위(전체 9위)에 올라 있고, 어시스트까지 5.59개로 5위입니다. 여기에 3점슛까지 2.85개로 2위죠. 공격 전부분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것입니다. 단신 외국인선수인 키퍼 사익스가 교체논란에도 나름대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다른 팀의 단신 외국선수 크레익, 맥키네스(동부) 등에 비하면 그래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수비에서 문제가 많이 노출되는데 차후 플레이오프까지 고려한다면 KGC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후반기 KGC의 전망은 엇갈립니다. 긍정적인 요소는 양희종의 컴백입니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양희종은 공격은 수비와 팀플레이에서 활약이 기대됩니다. 반면 주전가드 김기윤의 부상은 걱정입니다. 사익스는 리딩이 완벽하지 못하고, 출전시간 제한 등으로 많이 뛸 수 없는 상황이죠. 김기윤의 백업멤버가 녹록치 못하니 KGC는 그의 복귀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시즌 중반의 최대 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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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포워드 농구의 핵 '타짜' 애런 헤인즈. [사진=뉴시스]


잇몸으로 잘 버틴 오리온, 헤인즈 날개달고 다시 정상 도약(3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18승 9패로 3라운드를 마쳤습니다. 중요한 것은 '헤인즈 없이 5할 승률'이라는 추일승 감독의 목표가 초과달성된 것입니다.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리(19승 9패)한 오리온은 헤인즈 없이 치른 10경기에서 6승 4패로 6할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장신 포워드군단들의 맹활약 덕분입니다. 특히 올시즌 출전시간이 적었던 최진수, 장재석 등이 헤인즈 부상 이후 많은 시간을 책임지고, 늘어난 시간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이 주효했습니다.

4라운드 중반 이후면 헤인즈가 돌아옵니다. 부상 전 평균 29득점 이상을 책임지던 그의 복귀는 공격에서 강력한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기 떄문에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진 않겠지만 노련한 헤인즈가 경기력을 회복한다면, 다시 삼성을 위협하며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오데리언 바셋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오리온에게 여전히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셋이 흔들릴 때 정재홍 등 국내 가드들의 활약이 중요합니다.

멀어져가는 선두권... 주전들의 체력 안배 관건(4위)

16승 11패로 3라운드를 마친 원주 동부 프로미는 주전 가드 두경민의 부상으로 골치가 아팠습니다. 김현호, 최성모 등의 활약으로 그의 공백을 최소화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죠. 여기에 갈비뼈 부상으로 윤호영마저 팀을 이탈하며 3연패에 빠지기도 했죠. 그러나 3라운드 막판 윤호영이 돌아오며 수비와 조직력에서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윤호영은 아직 부상에서 완쾌된 것이 아닌 까닭에 많은 출전시간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동부는 허웅, 두경민을 제외한 주전멤버들의 노쇠화로 체력 안배가 가장 중요합니다. 김주성이 예전처럼 골밑에서 강력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그를 대신할 선수는 윤호영 외에 딱히 없죠. 긍정적인 면은 두경민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백업슈터가 필요한데, 최근 김현호의 활약이 눈에 띕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골밑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에 외곽 지원사격이 좋아진다면 계속 상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디딤은 끝났다. 도약 준비 완료. 울산 모비스(5위)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 복귀 전까지 5할 승률이 목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실제로 모비스는 3라운드까지 13승 14패를 거두며 5할에 근접한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복귀한 양동근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왕의 귀환'을 알렸습니다. 또 트레이드를 통해 7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효범이 전준범 혼자 책임지던 외곽자원의 부담을 덜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앞선이 강해지면서 찰스 로드, 함지훈 등이 골밑에서 더 여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해졌다는 선순환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비스는 후반기 가세하는 자원들이 많아 팬들을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우선 상무에서 이대성이 복귀하고, '황금 드래프트' 1순위 이종현까지 비슷한 가세합니다.

후반기 KBL에서 최대 변수는 모비스입니다. 전반기에 최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했듯이, 후반부에는 상위권 도약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시즌 초반 얇디 얇던 라인업이 아주 두터워졌기 때문입니다. 잘하면 한 시즌에 '꼴찌에서 우승으로'의 다운톱 돌풍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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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제임스 켈리. [사진=KBL]


켈리-차바위 가세한 전자랜드, 상위권 도약 가능할까(5위)

전자랜드는 지난해 12월 20일 KGC 전에서 에이스인 제임스 켈리가 발목부상을 당하며 비상이 걸렸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2주 결장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복귀 준비 중 담낭에 이상이 생기며 결장이 길어졌습니다. 그나마 켈리의 대체선수인 아이반 아스카가 점차 한국무대에 적응하며 그의 공백을 잘 메웠습니다. 문제는 최근 슈터들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점입니다. 팀이 상승세를 달릴 때는 정영삼, 정효근 등의 활약이 좋지만, 반대의 경우 이들이 부진한 것이죠. 이렇기에 차바위의 전역은 전자랜드에게 가뭄의 단비 같습니다. 슛이 좋은 차바위가 팀에 합류하면 기복이 심한 외곽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에이스인 켈리도 곧 복귀하니 다시 한 번 다크호스로 상위권 팀들을 위협할 듯합니다.

김시래 복귀로 6강 막차 노리는 LG(7위)

외국인선수 제임스 메이스가 매 경기 '멱살 캐리'를 보여주는 LG입니다(인기 PC게임에서 '멱살 잡고 하드 캐리했다'는 말이 있는데, '부족한 맴버들 몫을 대신해 한 사람 그 이상의 역할을 소화해 팀의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뜻입니다). 김시래가 없는 LG의 가드진은 웬만한 경기에서 열세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인사이드에서는 메이스의 활약을 중심으로 승리를 따낸 경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김시래의 합류는 LG를 충분히 강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김영환, 기승호 등 포워드진들의 침체는 아쉽습니다. 어쨌든 김시래의 복귀로 현재 7위인 LG는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을 한층 뜨겁게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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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이재도. [사진=KBL]


멀어져가는 6강행 - KCC, SK, KT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KCC(10승 18패)는 줄부상으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전태풍의 공백은 이현민이, 하승진의 공백은 주태수가 나름대로 선전하며 메우고 있지만, 에이스 안드레 에밋의 공백은 치명적입니다. 에밋이 5라운드께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워낙 오래 쉰 까닭에 경기 감각이 걱정됩니다. 그나마 송교창, 최승욱 등 영건들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서울 SK(9승 18패)는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9위라는 순위가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대표 가드 김선형, 변기훈을 보유하고 있고, '수퍼루키' 최준용 등 선수들의 네임밸류는 여타 강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죠. 하지만 조직력의 문제일까요? 개개인의 능력은 좋지만 뭔가 짜임새가 부족합니다. 팀플레이보다는 개인기에 의존합니다. SK를 소총부대에 비유하고 싶은데, 명사수들이 대거 포진한 소총부대여도 대포 한 방이면 무용지물입니다. 개개인의 능력이 좋지만 이를 하나로 묶은 팀워크 앞에는 무너진다는 이야기죠. 상무에서 최부경이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조직력이 무너진 지금의 SK를 그가 변화시키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KT입니다.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의 줄부상과 외국인선수의 기량미달 등 부침이 많았죠. 6승 22패로 SK와도 3.5경기나 뒤져 있습니다. 교체선수로 와서 활약이 나쁘지 않았던 맷 볼딘마저 부상으로 팀을 떠났으니 설상가상입니다. 1월 중 조성민이 복귀하지만, 총제적으로 팀이 망가진 만큼 플레이오프 경쟁까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리=배성문 기자(헤럴드경제 스포츠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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