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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클래식] 제주 김현욱, '키로 축구 하는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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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이 국내 무대에서 신장에 대한 편견을 깰 준비를 마쳤다. [사진=정종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여전히 국내 축구는 ‘피지컬’에 대한 선입견이 심하다.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 “키가 얼마나 되나?”라는 물음이 여전히 앞선다. 그리고 체력과 파워를 중시한다. 피치 위에서 힘에 부쳐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학 선수들은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뛰면 “힘이 장난이 아니에요”라며 고개를 젓는다. 많은 사람이 힘의 차이로 프로 적응이 갈린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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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가운데)은 이번 이적 시장을 통해 제주UTD에 합류했다. [사진=제주UTD]


그런데 김현욱(22 제주UTD)은 이런 주지의 사실을 편견으로 만들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늘 운동장에서 돋보인다. 유독 신장이 작기 때문이다. 162cm로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작다. 하지만 단 한 경기만 지켜봐도 신장이 아닌 그의 능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현욱은 한양대에서 3년 동안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이동희(21 한양대)와 함께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말이 '수비형'일 뿐 공수 연결고리에 중점을 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윤용호(21 수원삼성)과 함께 한양대의 공격을 지휘했다. 한양대의 공격 전개는 늘 김현욱을 거쳤다. 그는 중원에서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는 물론이고, 센스 있는 로빙 패스로 창조성을 불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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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태백에서 열린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용인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뽑은 뒤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는 김현욱(10번). [사진=정종훈]


작고 빠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김현욱의 속도는 압도적이지 못하다. 대신 직접 부딪히기보다는 두뇌 싸움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김현욱의 생존방식이다. 한 단계 앞서서 생각하고 먼저 움직인다. 때문에 수비하는 입장에서 적잖이 애를 먹는다. 종종 그와 경합하는 수비수들이 당황한 나머지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현욱은 “키가 몇이냐?”는 물음을 셀 수 없이 들었다.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굳어진 사회적 통념을 단번에 깨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프로 신인들은 1년 차 때 출전 스트레스로 인해 추락하곤 한다. 선입견까지 둘러싸인 프로 새내기 김현욱은 고됨이 기다리고 있다. 꿋꿋하게 기다리고, 피치 위에 나선다면 무서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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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10번)은 피치 위에서 늘 활기차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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