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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황금 드래프트’, 그들의 중간평가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배성문 기자] 2016년 신인 드래프트는 소위 ‘황금 드래프트’로 불렸다. 그래서일까, KBL은 차후 한국농구 10년을 책임질 올해 신인들을 위해 드래프트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하루에 지명권 추첨부터 트라이아웃, 선수 지명까지 모두 이뤄졌지만, 드래프트의 순위 추첨과 선수 지명을 이원화한 것이다. 이제 막 3라운드에 돌입하며 탐색전을 끝낸 프로농구에서 올해 ‘특급 신인’들은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을지 중간점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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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올 떠오른 SK 최준용. [사진=KBL]


■ 서태웅인 줄 알았는데 강백호 - 최준용
* 18경기 평균 30분 2초, 평균 8.9득점 7.9리바운드 2.3리바운드 1.2 블록슛

최준용(SK, 22, 포워드)은 올 시즌 신인 중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으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연세대 재학시절 최준용은 다재다능함을 앞세운 전천후 포워드였다. 전방위 활약을 앞세워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런 최준용이 SK에 지명되자 팬들은 김선형과의 호흡을 기대했다. 이런 최준용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방향은 조금 달랐다. 팀에 부족했던 리바운드와 궂은일을 도맡으며 ‘서태웅인 줄 알았는데, 강백호였다’라는 팬들의 평가를 듣기도 한다. 스스로도 “저는 신인왕에는 관심 없어요, 제 목표는 리바운드 왕입니다”라며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최준용은 최근 무릎 부상을 당하며 당분간 결장이 예상된다. 신인왕에는 관심 없다던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그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부상 복귀 이후에도 1, 2라운드와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신인왕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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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신인 강상재. [사진=KBL]


■ 초반 부진 털고 적응 완료 - 강상재
* 17경기 평균 19분 8초, 평균 5.8득점 3.3리바운드

시즌 초반 강상재(전자랜드, 22, 포워드)는 신인 치고는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지만, 적응에 문제를 보였다.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하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된 경기가 많았다. 지난 11월 4일 삼성 전에서 트래블링을 무려 4개나 범했다. 승부처에서 범했던 마지막 트래블링은 그대로 팀의 패배를 불러왔다. 이틀 뒤인 11월 6일 오리온 전에서도 1.2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미트 아웃(meet-out)하는 이승현을 놓치며 결승점을 내줬다. 이 경기가 끝나고 강상재는 락커룸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절치부심한 그는 보란듯이 2라운드 오리온과의 대결에서 3점슛 3방을 포함해 17득점을 올렸고, 6개의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올린 17득점은 자신의 데뷔 후 최다 득점이다.

강상재는 최준용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한 신인이다. 시즌 초반 많이 긴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적응을 마치며 경기력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최준용과는 달리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던 강상재인 까닭에, 차후 최준용과의 신인왕 대결이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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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민의 공백을 메워내고 있는 동부 최성모. [사진=KBL]


■ 팀은 위기지만 나에게는 기회!?

* 부산 KT - 박지훈 - 17경기 평균 13분 39초, 평균 4.4득점 1.6리바운드 1.3어시스트
* 울산 모비스 - 김광철 - 4경기 평균 11분 4초, 평균 1득점 0.8리바운드 0.8어시스트
* 원주 동부 - 최성모 - 9경기 평균 17분 7초, 평균 3.9득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
* 전주 KCC - 최승욱 ? 12경기 평균 8분 28초, 평균 2.3득점 1.0리바운드
* 창원 LG - 박인태 - 16경기 평균 9분 11초, 평균 1.9득점 2.4리바운드
(*순서는 연고지 가나다 순)

박지훈(22, 가드)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주전급 식스맨 정도의 출전시간을 부여받았다. 대학에서 주로 스코어러로 뛴 까닭에 처음에는 KT에서 새로 맡은 역할에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얼떨결에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내 자신의 역할을 찾았다. 지난 11월 26일 KCC 전에서는 개인 최다인 16득점을 올리며 최준용, 강상재에 이은 세 번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KT의 사정상 안정감 있는 볼 배급과 슈터 역할을 박지훈이 맡아줘야 하는데, 경기당 0.9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김광철(22, 가드)은 팀내 신인, 그리고 3라운드 신인 중 가장 먼저 1군 무대를 밟았다. 그의 1군 데뷔 배경도 팀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모비스의 ‘캡틴’ 양동근의 부상으로 장기 결장으로 이지원과 박구영이 그의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두 선수의 수비력과 안정감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꺼내든 것이 김광철 카드다. 유 감독은 “생각보다 안정적이고 수비가 좋다고 판단돼 기용했다”며 앞으로도 그를 중용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일 LG전 첫 선발로 출전한 이후 3경기를 내리 선발로 나서며 유 감독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제 막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아직은 활약이 미비하지만 지켜봐야 할 재목임에 틀림없다.

최성모(22 가드) 역시 주전 가드 두경민(동부)의 부상을 틈타 주전을 꿰찼다. 두경민의 부상 전에는 지난 10월 26일 LG 전(2분 44초)이 1군 무대에서의 유일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두경민 부상 이후 그의 출전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27일 모비스 전에서는 34분여간 코트를 누비며 3점슛 1개를 포함해 8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동부 김영만 감독도 “최성모가 두경민의 공백을 잘 메웠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훌륭하다”라며 최성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 ‘믿거고(믿고 거르는 고대 가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최성모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보인다.

최승욱(KCC, 22 포워드)과 박인태(LG, 21 센터)은 오히려 시즌 초반 더 많은 기회를 잡았던 케이스다. 최승욱은 ‘팀의 절반’ 안드레 에밋의 장기화된 부상과 슈터들의 슛감 난조로 많은 기회를 잡았다. 지난 10월 30일 SK 전에서 15분여 동안 출전해 9득점 4리바운드를 올리는 등 쏠쏠한 활약을 올렸지만 이내 김지후 등 주전 슈터들의 컨디션이 회복되며 점차 출전시간이 줄었다.
박인태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 주전 센터 김종규의 부상으로 인해 김종규의 역할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제 2의 김종규가 되겠다”고 공언하던 그가 바라던 그림이었을지도 모른다. 데뷔전에서 하승진과 리오 라이온스 등이 버티는 높이의 팀인 KCC를 상대로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7리바운드 3블록슛이라는 준수한 활약을 하며 정말 ‘제 2의 김종규’가 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김종규가 부상에서 회복하며 최근 10경기에서는 평균 출전시간이 5분여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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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0순위로 오리온에 지명된 김진유. [사진=뉴시스]


■ 정말 잘하는 선수인데… 보여줄 방법이 없네

* 고양 오리온 - 김진유 ? 4경기 평균 2분 42초, 평균 1.3득점 0.8리바운드
* 서울 삼성 - 천기범 - 15경기 평균 6분 10초, 평균 1.3득점 1.2리바운드 1.3어시스트
* 안양 KGC - 김철욱 - 6경기 평균 3분 12초, 평균 1.5득점 0.8리바운드

이들 3명은 모두 강팀에 뽑힌 신인들이다. 대학시절부터 각 포지션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팀이 워낙 잘나가고 있어서 그들이 설 자리가 부족하다.
김진유(22, 가드)의 경우 장신슈터들이 즐비한 오리온으로 가면서 1군 무대 데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동기들에 비해 1군 무대 데뷔가 늦었던 김진유는 지난 11월 20일 KCC 전에서 5분여 동안 3점슛 1개를 포함해 5득점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김진유와는 반대로 가드 자원이 부족하다 생각했던 삼성에 뽑혀 금방 자리를 꿰찰 것 같던 ‘천재 가드’ 천기범(22, 가드) 역시 벤치를 지키고 있다. 비시즌 영입한 김태술의 부활 때문(?)이다. 여기에 ‘살아있는 레전드’ 주희정이 김태술의 백업을 맡고 있다. 야구로 치자면 천기범은 이시준에 이어 4선발 정도가 된다고 보면 된다.
김철욱(KGC, 24 센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명 당시 오세근의 백업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였던 김철욱도 벤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천기범과 이유는 같다. 오세근이 전성이였던 루키모드로 돌아간 것. 김철욱은 최근 KT 전에서 가비지타임 3분여 동안 6득점을 올렸다. 대학시절부터 주특기였던 미드 레인지 점프슛과 골밑슛, 경기 막판에는 풋백 덩크를 보여주며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은 모두 적지만 주어진 시간에 본인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플레잉 타임은 적지만 상위권 팀에서 좋은 선배들의 플레이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도 분명 이들에게 자양분이 될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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