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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차 증후군 겪고 도약을 꿈꾸는 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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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2년차 서형석은 "올해 많은 것을 배웠고 내년엔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2년차 증후군(Sophomore Slump)’은 운동선수들에게 흔한 증상이다.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하면 멋모르고 시합을 뛴다. 하지만 2년차 들어서면서 ‘지난해보다 잘해야지’하는 욕심이 앞선다. 하지만 그게 함정이다. 잘하려 할수록 성적은 반대로 떨어지고 그럴수록 선수는 스트레스로 긴장하게 된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 중에 두 번째로 어린 서형석(20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13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만 컷을 통과했다. 상금은 100위(1765만원). 그나마 시즌 막판 경북 칠곡의 파미힐스에서 열린 DGB금융그룹 대구경북 오픈에서 거둔 7등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그 대회에선 확실히 첫날부터 달랐다. 첫날 9언더파로 선두에 올랐고 이튿날도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리더보드 첫 자리를 지켰다. 19세 4개월로 코리안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의 기대를 했으나 3, 4라운드에서는 희망이 사라졌다. 그 대회는 자신의 우승 무대가 아니었다.

서형석은 곧바로 일본으로 날아가 일본남자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했으나 떨어졌고, 군산CC에서 열린 KPGA 시드전에서 35위로 힘겹게 내년 출전권을 받았다. 올 겨울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인 서형석은 내년에는 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를 병행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꾼다. 보다 단단해져갈 것을 다짐하는 서형석은 한국 젊은 투어프로의 현재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민과 각오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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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은 대구경북오픈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했다. [사진=KPGA제공]


- 올해를 되돌아보면 성적은 어땠나?
“평균타수가 73.07타로 모든 게 좀 안 맞았다. 지난해 상금 24위로 루키시즌을 잘 보냈기 때문에 올해 더 잘하려고 욕심을 냈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예선 1,2라운드를 꼭 한두 타 차이로 떨어졌다. 점수를 주라면 50점이다. 전체적으로 성적은 별로였지만, 시즌 막판에 성적을 냈고 시드전에서 내년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 국내 투어만 갖고 여름은 어떻게 보냈나?
“거의 두 달여를 쉬면서 연습만 했다. 모중경 프로와 함께 연습했는데 확실히 시합을 뛰어야 할 것 같았다.”

- 마지막 대회인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에서는 컷오프했는데?
“둘째날 13번 홀에서의 오구(誤球)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오후 5번째 조였는데 경기가 지연되었는지 경기위원이 진행을 재촉했다. 그날 김형태 선배가 기권해서 김병준 선배와 둘이 라운드하고 있었다. 티샷이 러프에 있었는데 캐디가 내 볼을 확인했다고 해서 그대로 쳤는데 나중에 보니 내 볼은 좀더 앞 페어웨이에 있었다. 그 홀에서 2벌타를 받아 트리플을 적고나니 결국 한 타 차로 떨어졌다.

- 대구경북오픈에서 성적이 좋았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
“여름부터 모중경 프로와 함께 했다. 올초에 드라이버 샷이 항상 좌우로 흔들렸는데 그 대회에서는 샷이 똑바로 가고 퍼트감도 좋았다.”

- 올 시즌 가장 아쉬운 샷과 뿌듯한 샷은?
“대구경북오픈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3m 버디퍼트 상황이었다. 넣으면 5등으로 끝나고 시드를 유지할 것 같더라. 그런데 그걸 의식하는 순간 긴장되면서 퍼트를 놓쳤다. 반대로 제일 좋았던 샷은 그 대회 3일째 마지막 홀에서였다. 서드 샷이 90m 남았는데 괜찮을 것 같았다. 홀 1m 거리에 붙여서 버디로 마무리했다.

- 시드전을 다시 치르는 기분은 어땠나?
“군산CC에서 열렸는데 3일을 앞두고 갑자기 스트레스가 심했다. 심장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턱관절도 함께 빠졌다. 병원에서 이틀동안 링거를 맞고 대회장에 갔다. 다행히 마지막날 후반에 흐름을 타서 17,18번 홀 연속버디로 타수를 줄여 35위로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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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오픈에서 서형석이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 겨울 전지훈련과 함께 내년 시즌은 어떻게 계획하나?
“21일 태국 방콕으로 떠난다. 아시안투어를 미리 준비할 생각이다. 방콕CC에서 이경준 프로와 50일 정도 스스로 연습할 예정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아시안투어와 국내투어를 병행할 계획이다.”

- 2년차 증후군을 앓았다고 생각하나?
“신경은 안 썼는데 신경이 쓰이더라.”

- 올해 수많은 컷 탈락과 함께 배운 것이 있다면?
“시드는 다시 얻었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결국 멘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멘탈 조언을 받는 김병헌 박사님에게 들은 말이다. 장미란 선수가 마지막 올림픽에 나갈 때였다. 그때 역시 긴장감이 컸고 강박감이 심했다고 한다. 심리상담을 맡은 김병헌 박사님이 ‘누구도 너를 대신해줄 수 없다. 최선을 다했으니 할 건 다했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장 선수는 그말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나도 그 말이 좋다. 최대한 즐겨야 한다. 올해는 정말 전쟁처럼 쳤다. 압박감에 무너졌다. 연습은 꾸준히 해도 불안하다. 아침 8시에서 밤 8시까지 12시간을 연습했는데도 불안하더라. 이젠 연습하는 과정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올해 이거 시합하고 끝날 것은 아니다. 연습해서 실전에서 회복하겠다.

- 전지훈련을 통해서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나?
“거리를 10야드 더 늘려야 한다. 한국의 프로 누구나 그렇듯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거리를 늘려야 한다. 한국에서만 치다보니 우드 티샷을 많이 했다. 해외를 나가야 한다면 거리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체력이 중요하다. 해외 투어에서는 이곳저곳 이동도 많다. 그런만큼 체력을 항상 유지하는 건 기본이다.”

- 내년의 목표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면?
“내년은 부상없이 시합하면서 우승을 하고 싶다. 그중에 후원사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은 꼭 우승하고 싶다.”

- 내년에 더 성장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완벽해지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골프에 매달리지만 목숨 걸 정도는 아니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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