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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펑샨샨은 어떻게 강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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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이번 주 중국 광저우에서 KLPGA투어 2017시즌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이 열린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세계랭킹 4위인 중국의 펑샨샨(사진)이다. 펑샨샨은 10월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공을 치고 있는 여자 프로다.

그녀는 최근 45일 사이 3승을 거뒀다. 그 사이 평균타수는 67.90타다. 파72를 기준으로 매 라운드 평균 4언더파를 쳤다는 뜻이다.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가 부럽지 않다. 펑샨샨은 10월 마지막 주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대회와 그 다음 주 토토재팬 클래식에서 2주 연속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 주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3년 연속 우승했다.

펑샨샨은 시즌 중반까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슬럼프는 아니더라도 존재감이 없었다. 7월까지 14개 대회에 나갔으나 우승없이 톱10에만 3번 들었다. 그러나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레인우드 클래식(공동 4위)과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2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공동 3위)에서 모조리 톱4에 들었고 이어진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와 토토 재팬클래식에서 연승을 거뒀다.

펑샨샨의 성적을 극적으로 바꿔놓은 건 마음가짐이었다. 펑샨샨은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한 후 장타자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올 해 들어 자신보다 20~30야드 이상 멀리 치는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에리야 주타누간(태국)과 브룩 헨더슨(캐나다), 렉시 톰슨(미국) 등이 좌절감을 안긴 선수들이었다.

LPGA투어 데뷔 첫해인 2008년 펑샨샨은 장타자로 군림했다. 당시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61.1야드로 장타부문 12위였다. 1위인 로레나 오초아(269.3야드)와는 불과 7~8야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어떤가. 평균 거리가 254.03야드로 장타부문 67위로 떨어졌다. 펑샨샨은 언론 인터뷰에서 “5년전 나는 투어에서 장타자로 통했다. 하지만 요즘 어린 선수들은 나 보다 20~30야드 이상 멀리 친다. 항상 세컨드샷을 제일 먼저 치게 되면서 늙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펑샨샨은 전반기엔 모든 어린 선수들을 경쟁상대로 봤다. 너무 프레셔가 심해졌다. 기자들을 만나 “리디아 고나 에리야 주타누간, 브룩 헨더슨 모두 21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다. 영건들과 경쟁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너무 늙어 보였다. 난 이제 27세인데도 말이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이 돌파구가 됐다. 동메달을 따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했고 자신은 여전히 펑샨샨 임을 깨닫게 됐다. 여전히 좋은 선수이고 다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생각이 바뀌자 골프도 바뀌었다. 멀리 치려 용쓰지 않았다. 대신 좀 더 정확하게 치는 쪽으로 치중했다. 그 결과 핀 가까이 볼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버디 기회에서 성공시키지 못할 경우 반대로 압박감이 심해지지만 펑샨샨은 이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게임 플랜 대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이런 변화는 앞서 언급한 결과로 이어졌다.

펑샨샨은 올해까지 통산 19승을 기록중이다. LPGA투어와 일본투어에서 각 6승, 유럽투어에서 7승을 거뒀다. 10년 전만 해도 골프 불모지나 다름없던 중국에서 이런 선수가 나왔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무심(無心) 타법으로 무장한 펑샨샨의 상승세를 김효주와 장하나, 김해림, 김민선5, 배선우 등 한국선수들이 꺾을 수 있을지 흥미롭다. 참고로 대회코스인 광저우의 사자호CC(파72 6312야드)는 펑샨샨에게 홈코스나 다름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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