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헌의 골통일기] (90) 첫 단추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 천양희의 시 <단추를 채우면서> 전문

이미지중앙

첫 단추


첫 홀 첫 티 샷이 마음에 들지 않는, 고 첫 홀의 스코어가 자신의 희망과 다르다고 그날의 골프를 접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의 첫 단추가 중요하지만 인생 굽이굽이, 골프 굽이굽이 수렁도 많지만 반전의 기회나 기막힌 럭키도 많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죠. 처음 배울 때 스윙을 잘 배워야 하는 일 너무도 당연하지만 이미 굳어버린 스윙 어찌하겠습니까. 삶이 그러하듯 우선은 인정하고 조금씩 수리하면서 달래면서 가는 수밖에요. 인생이 ‘단추 구멍 채우기’라면 인생이란 옷은 아마도 중국 사람들의 옷처럼 줄줄이 단추가 많은 옷일 겁니다.

그러니 첫 단추 잘못 채워졌다고 좌절할 일도 첫 단추 잘 끼웠다고 방심할 일도 못 됩니다. 그저 겸손하고 꾸준하게 한 구멍 한 구멍 채우면서 갈 수밖에요.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