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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원의 위클리 핫풋볼] 수원삼성의 3-4-3, ‘백조에 다다른 미운 오리새끼’
■ 주간 풋볼 이슈!

# 수원삼성의 3-4-3, ‘백조에 다다른 미운 오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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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결승 1차전에서 FC서울을 꺾은 수원삼성.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예상 밖의 결과가 펼쳐졌다.

수원삼성이 지난 27일 FC서울과의 FA컵 결승 1차전에서 2-1 승리를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FA컵 결승이 슈퍼매치로 펼쳐졌지만 수원 선수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번 시즌 들어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하며 서울을 완벽히 제압했다. 조나탄과 염기훈의 득점이 있었지만 경기력으로만 따지면 더 많은 득점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도대체 왜 수원이 시즌 내내 부진했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경기력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수원의 2016년은 최악의 한 해였다. 시즌 내내 승리를 거둔 횟수가 없었다. 시즌 초부터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와 수비불안으로 이길 경기를 비기는 경우가 잦았다. 전북현대에 이어 최소패 2위팀이었지만 수원FC와 더불어 최소승 1위팀이기도 했다. 그만큼 무승부가 많았다는 뜻이다. 무려 18번의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이기던 경기를 하다가 당한 무승부였다.

수원의 패턴은 항상 비슷했다. 수원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4-1-4-1 혹은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지난 2년간 수원이 전북과 더불어 K리그 최고의 팀이 될 수 있었던 포메이션이다. 중원에서는 권창훈, 측면에서는 염기훈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확실히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 자체가 떨어졌지만 수원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유독 후반 중반만 가면 서정원 감독은 백스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측면 공격수를 하나 빼는 대신에 중앙 수비를 투입하면서 3-4-3 또는 3-6-1과 유사한 비슷한 전형을 사용했다. 한 골차 승부를 지키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 의도는 거의 대부분 실패했다. 수원이 백스리를 사용한 직후부터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 때문에 수원 서포터즈들은 “왜 굳이 버티려고만 하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수원의 백스리는 그저 미운 오리새끼에 불과했다.

서정원 감독 나름대로 의도는 있었다. 수원의 중앙 수비진은 기이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아직도 이정수, 양상민, 곽희주, 곽광선 등 30대를 훌쩍 넘긴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구자룡, 연제민, 민상기 등 젊은 피들이 있지만 구자룡을 제외하면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주축이 30대 초중반의 선수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점을 노린 카드였지만 처절하게 실패했다. 수원삼성에게 백스리는 어색한 전술이었다. 그래서 서정원 감독은 다시 백포 체제를 한동안 사용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서정원 감독은 다시 백스리 체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후반 막판에만 들고 나온 것이 아니다. 애초에 선발 라인업을 3-4-3으로 들고 나왔다. 이정수를 스위퍼로 세운 채 좌우에 양상민(곽광선), 구자룡(연제민)을 배치했다. 비록 하위스플릿이지만 이 백스리는 완벽한 성공을 이뤘다. 한 때 강등권에서 헤매던 수원은 하위스플릿 5경기에서 3승 2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물론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미 후방에 세 명의 수비수가 버티고 있으니 홍철과 장호익이 자유롭게 오버래핑을 할 수 있었다. 이는 하위스플릿 5경기 11득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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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리를 결국 정착시킨 서정원 감독. [사진=뉴시스]


FA컵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하위스플릿 때와 차이가 있다면 윙포워드로 나서던 권창훈을 중원에 배치하고 염기훈이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짜임새가 완벽에 가까웠다. 이날 수원의 중원은 단 두 명. 서울의 3명보다 한 명 적은 숫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원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염기훈과 이상호가 적극적으로 압박에 가담했고 이종성, 권창훈의 조합도 간격을 잘 유지했다.

공을 빼앗은 다음의 플레이는 더욱 압권이었다. 공격시에 이종성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권창훈이 자유롭게 움직였다. 드리블 능력과 시야를 갖추고 있다보니 자유롭게 전방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서울의 수비진은 올라오는 권창훈과 최전방의 조나탄을 동시에 신경써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좌우 염기훈과 이상호에게 많은 공간이 열렸다. 여기에 홍철과 장호익도 마치 공격수처럼 공격에 가담하면서 화력 지원에 나섰다. 특히 왼발 트리오인 염기훈, 권창훈, 홍철이 보여주는 패싱 플레이와 탈압박은 이날 경기의 최고 백미였다.

물론 아직까지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로 변했다고는 볼 수 없다. 불안한 점도 많았다. 특히 장호익의 안일한 볼처리로 인해 실점위기를 자초한 경우가 잦았다. 백스리와 양형모 간의 콜플레이도 아직까지 원활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의 백스리는 충분히 기대가 된다. 이번 시즌 내내 이도 저도 아니었던 수원의 플레이에 색깔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2차전은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서울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원이 2차전에서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 WEEKLY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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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ACL 우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권순태(골키퍼). [사진=뉴시스]


# BEST - 권순태(전북현대)


전북현대가 마침내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그동안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의 팀으로 분류됐지만 유독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6년 이후 정확히 10년 만의 우승이다. 이번 우승에는 여러 조력자가 있었다. 결승전 1차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낸 레오나르도를 포함해 이재성, 김신욱, 로페즈 등이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전북의 압도적인 공격력을 담당했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 선수를 빼놓으면 안 된다. 바로 팀의 주장이자 수문장인 권순태다. 권순태는 위기 때마다 특유의 슈퍼 세이브로 전북을 구해냈다. 결승전 1차전에서도 오마르의 위협적인 슈팅을 선방해내면서 팀의 승리를 지켰다. 2차전에서는 더 엄청났다. 전북의 수비진이 흔들리면서 더글라스에게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했으나 권순태의 놀라운 세이브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작은 키 때문에 저평가 받은 골키퍼였지만 실력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다시 입증했다.

# WORST - 유현(FC서울)

권순태가 결승전에서 골키퍼가 보여줘야 될 모든 것을 보여줬다면 유현은 정반대의 사례다. 유현은 지난 27일 수원삼성과의 FA컵 결승전에 주전 수문장으로 출전했지만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조나탄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결승골이었던 염기훈의 슈팅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유현의 잘못된 상황 판단이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그 이후에도 이종성의 얼굴을 가격하는 등 비신사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사후 징계에 대한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 NEXT HOT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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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리로 첼시를 최강팀으로 만든 안토니오 콘테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 맨체스터시티 VS 첼시(프리미어리그 14R): 12월 3일 토요일 21시 30분

프리미어리그 선두권 싸움의 분수령이 될 만한 경기다. 먼저 3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시티는 아직까지도 불안한 모습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관계를 회복한 야야 투레가 선발로 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성기의 활약은 아니다. 특히 수비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래도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지속적으로 득점을 올려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측면 자원들이 아구에로를 조금 더 지원해줄 필요성은 있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최강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백스리 전환 이후 7연승 중이다. 이 7경기 중에 실점을 허용한 경기는 가장 최근의 토트넘 전밖에 없다. 그만큼 수비조직력이 견고하다. 공격진에서도 페드로 로드리게스, 에당 아자르, 디에고 코스타의 3각 편대가 위용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까지 득점포를 올리고 있다. 약점을 분석하고 싶어도 도저히 찾을 수 없다.

# FC서울 VS 수원삼성(FA컵 결승 2차전): 12월 3일 토요일 13시 30분

이번 시즌 한국축구의 마지막을 장식할 경기다. 지난 1차전부터 엄청난 열기를 뿜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수원삼성이 오히려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권창훈이 중원에서 맹위를 떨쳤고 좌우 측면의 염기훈과 이상호도 활발한 움직을 보여줬다. 조나탄의 득점력은 명불허전이었다. 장호익, 양형모 등이 몇 차례 실수를 저질렀지만 다행히 실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2차전에도 수원은 1차전 라인업을 그대로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후반 중반까지 앞서거나 비등한 상황이 온다면 조원희를 투입해 중원 수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분위기가 좋은 수원삼성과 달리 FC서울은 침체기 그 자체다. K리그 클래식 우승의 분위기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다. 중원 숫자가 수원보다 한 명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무너졌다. 수원의 강력한 압박을 전혀 견뎌내지 못했다. 게다가 2차전에는 결장자가 많다.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고, 주세종 역시 무릎 부상의 여파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박주영과 고요한도 제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많은 고난이 예상된다.

# 바르셀로나 VS 레알마드리드(라리가 14R): 12월 4일 일요일 0시 15분

이번 시즌 첫 엘클라시코가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캄프누에서 펼쳐진다. 예상대로 두 팀은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먼저 홈팀 바르셀로나는 최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일 레알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도 리오넬 메시의 골에 힘입어 겨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득점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순탄치 않다. 다행히도 엘클라시코에서 안드레 이니에스타가 복귀할 예정이다. 이전까지의 경기력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마드리드리는 최고의 상승세다. 이번 시즌 아직까지도 리그에서 패배가 없다. 가레스 베일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워낙 백업 멤버들이 탄탄하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토니 크로스가 다시 복귀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오랜만에 크로스-모드리치 중원조합을 볼 수도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득점감각을 회복했다. 수비진에 균열이 생긴 바르샤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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