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헌의 골통일기] (74) 다람쥐

새는 날개가 있어 잽싼 까닭에 쉽게 다가오고 뱀은 독을 믿고 피하지 않지만, 다람쥐는 자신이 힘없는 존재임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심술보가 잔뜩 든 얼굴로 낯선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볼 뿐입니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긴 했지만 훨씬 큰 상대라 어찌해볼 염도 내지 못하고 그렇게 심술만 부리나 봅니다.

- 안재인의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중에서

이미지중앙

다람쥐

누군가 내게 선뜻 다가온다면 그는 새 같은 사람일 겁니다. 언제라도 쉬 날아갈 수 있으니 쉬 다가서는 거지요. 누군가 근처를 맴돌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좁히고 있지 못하다면 그는 꼭 다람쥐까지는 아니어도 연약하고 힘없는 상태의 사람일지 모릅니다. 당신이 먼저 다가가야 할 것이고 대단히 조심스러워야 할 겁니다. 슬그머니 다가와 서 있는 듯 없는 듯 똬리를 트는 사람, 맹독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거나 가거나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 친해지기는 어렵지만 한 번 친해지면 오래가는 덩치가 큰 소 혹은 코끼리 같은 사람? 사나운 개는 큰 소리로 짖지 않습니다. 골프의 동반자를 고를 때나 내기 골프의 상대를 감별할 때 참고하세요. 그런데, 당신은 어떤 사람이어요?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