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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매직키드' 김태술 완벽 부활, 삼성 상승세 이끄는 원동력
* 6일 경기 결과

서울 삼성 썬더스(5승 1패)
88-84 서울 SK 나이츠(2승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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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제 2의 전성기를 열고있는 '매직키드' 김태술. [사진=뉴시스]


'내가 살아야 팀도 산다' 김태술 부활, 삼성 상승가도

삼성의 상승세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많습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든든한 골밑 지배, 새 외국선수 마이클 크레익의 맹활약, 문태영의 과감한 3점슛 등은 삼성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요 요인들이죠. 그런데 이러한 요인들을 이끌어줄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김태술이죠. 다양한 매력과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는 이 선수들의 공격을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지휘자 역할을 김태술이 맡고 있습니다.

사실 김태술은 KCC에서의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진했죠. 그러나 삼성에서 제2의 전성기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뿐 아니라 자신의 장기인 미드 레인지 뱅크슛이 살아나면서 막기 힘든 선수가 됐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클러치 타임에서 3점슛까지 두 방을 보태며, 문태영과 크레익의 23득점에 이어 19득점으로 공격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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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의 지배자'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뉴시스]


'골밑의 지배자' 리카르도 라틀리프, 심스에 판정승

라틀리프는 경기 초반 SK의 코트니 심스에게 골밑을 거의 내주다시피하며 오늘은 크게 부진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꾸준한 라틀리프다웠습니다. 1쿼터에 1득점에 그치고, 심스에게는 10점을 내줬지만 2쿼터는 반대 양상을 만들었죠. 심스를 2득점으로 꽁꽁 묶고, 본인은 7득점으로 활약했습니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꾸준히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 심스는 경기 초반 높이를 이용해 라틀리프에 우세를 가져갔지만 이후 힘과 기동력을 이용한 라틀리프에게 번번이 밀리며 골밑을 내줬습니다. SK가 무너지기 시작한 시발점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승부의 분수령인 4쿼터엔 계속해서 라틀리프에 밀리며 결국 교체됐습니다. 삼성은 여기서 더욱 기회를 얻게 됐죠. 심스가 빠진 SK의 골밑은 무주공산과 같아졌는데, 삼성은 SK의 아픈곳을 집중 공략하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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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아끼지 않는 저돌적인 크레익. [사진=뉴시스]


3쿼터 크레익 vs 화이트, 크레익의 판정승

3쿼터는 그야말로 두 선수의 전쟁이었습니다. 크레익은 3쿼터에만 팀 전체 득점(24점)의 2/3 이상인 17득점을 올렸습니다. 삼성은 라틀리프와 크레익 더블 포스트를 이용해 SK의 골밑을 계속해서 두드렸습니다. 2쿼터부터 경기에 나선 크레익은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도 3개를 기록했는데, 이 3개의 어시스트는 모두 문태영의 3점슛을 돕는 어시스트였습니다. 두 선수의 호흡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크레익은 단 한 개의 3점슛 없이 17득점을 기록하며 끌려가던 경기를 접전으로 이끌었습니다. 전체 리바운드 7개 중 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세컨샷을 노리며 바스켓 굿을 수 차례 얻어내기도 했죠.

사실 삼성의 포스트가 강력해진 데에는 문태영의 역할도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은 지난 시즌에 이어 3점슛 성공 개수에서 최하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문태영이 올시즌 많은 3점슛을 시도하고 또, 성공하면서 주 득점원으로 활약하고 있죠. 이처럼 문태영이 3점슛까지 책임져주며 상대 수비는 조금씩 공간이 생겨버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라틀리프와 크레익, 김준일까지도 함께 살아날 수 있는 것이죠.

삼성은 지난 번 언급한 것과 같이 아직은 수비 조직력이나 짜임새에서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자주 노출하고 있습니다. 크레익과 라틀리프가 함께 가동될 때의 골밑 수비는 가공할 만합니다. 하지만 김준일이 공격력에 비해 아직 수비력은 조금 아쉬운 편입니다. 그리고 테크니션 용병들을 상대해야 할 앞선의 수비도 완벽하지 못한 모습이죠.

오늘도 이관희, 이동엽, 천기범 등의 가드진이 번갈아가며 화이트를 견제했지만 27분만 뛴 화이트에게 22득점을 헌납했습니다. 개인 수비가 힘들다면 팀 수비,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전술 등을 이용해 짜임새 있는 수비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기를 거듭하며 이러한 점이 보완된다면 다크호스라 생각했던 삼성이 완전한 강팀 반열에 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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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공격의 핵심 김선형. [사진=뉴시스]


SK 공격의 열쇠는 외국선수보다 김선형이 갖고 있다.

김선형은 지난 LG 전에서 28득점을 올리며 살아났습니다. 김선형이 살아나며 팀도 함께 살아났죠. 그런데 오늘 경기에서는 김선형의 득점력이 또 사라졌습니다. 9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경기 조율에 힘썼지만 날카로운 공격력이 보이지 않았죠. SK의 핵심 공격수는 김선형입니다. 물론 걸출한 외국선수들을 보유한 SK지만 심스는 사실 공격보다는 수비형에 가깝고, 화이트의 득점력이 뛰어나지만 김선형이 이를 보조만 하기엔 그의 공격력이 아깝습니다.

그리고 SK는 오늘 경기처럼 승부처에서 골밑의 위험부담 때문에 화이트를 내세울 수 없는 상황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때 김선형이 공격을 책임져주지 못하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SK는 초반 부진에서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다시 작년의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쿼터까지 리드하다가 4쿼터에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이건 집중력의 문제로 보여집니다.

또 승부처에서 화이트가 빠졌을 때 해결사를 자처하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김선형이 더욱 활약해 주어야 하고, 다른 국내선수들도 한 발 더 뛰려는 자세를 가져야합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교체 출전한 함준후가 4쿼터 승부처에서 계속해서 추격하는 득점을 올려준 점은 고무적입니다.

끝으로 최준용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에 녹아들고 있는게 눈에 띕니다. 대학시절의 가공할 만한 그의 득점력에 비해 프로에서의 득점력이 미비한 점을 폄훼하는 시선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프로에서 갓 데뷔해 6경기만 치른 신인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득점이 떨어지지만, 궂은일에 앞장서며 팀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죠. 그는 매 경기 10개 안팎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터 문경은 감독이 그를 지도해 슈팅력을 높인다면 앞으로 다양한 공격옵션으로 득점에서도 큰 공헌을 할 것입니다. 한 마디로 SK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Man Of Match - 김태술 - 서울 삼성 썬더스

앞서 말씀드린대로 김태술이 살아야 삼성이 삽니다. 지난 시즌 백전노장인 주희정에게만 의존했던 삼성의 가드진에 김태술이 가세하며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가드 왕국'의 면모를 되찾았다고 볼 수 있죠. 오늘 경기에서 팀 조율뿐 아니라 찬스에서 과감히 본인 득점도 챙기며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주역입니다.

금주의 빅매치 (11월 둘째주)

11월 10일(목) 19:00 전주KCC vs 부산KT (전주 실내체육관)

최하위 두 팀의 '단두대 매치'입니다. 현재 공동 9위이지만 이 대결에서 패한 팀은 단독 꼴찌가 됩니다. 하위권 대결이지만 그런 점에서 엄청난 접전이 예상되는 경기입니다. KT는 개막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크리스 다니엘스가 드디어 합류합니다. 약점이던 제공권이 강점이 될 수 있는 카드죠. 높이의 우세를 가져가며 조성민, 이재도 등 국내선수들의 외곽 플레이도 한 층 더 수월해 지며 KT의 고민을 해결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KCC도 대체 외국선수가 왔죠. 그러나 아직 에릭 와이즈는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여전히 라이온스에 의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라이온스의 출장시간이 거의 풀타임에 가깝습니다. 시즌 초반이지만 부담이 되지 않을 수가 없죠. 하승진의 빈자리도 큽니다. 주태수가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우고는 있지만 한계점이 있습니다. KCC도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합니다.

외국선수 대결에서 KT가 좀 더 유리하다고 보여집니다. 라이온스의 체력문제가 우선 크다고 보고, 다니엘스가 큰 키를 이용한 골밑 플레이에 능한데, KCC가 어떤 수비 대책을 갖고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또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이 경기 승부의 분수령이 될 거라 보는데요. KCC는 송교창의 성장세가 엄청나지만, 그 외의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미비합니다. 라이온스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KT는 다니엘스의 복귀로 조성민, 박상오 등의 공격 또한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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