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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주니어] 수원 삼성 U-18 박상혁, 그가 안고 갈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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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이 상대팀과의 몸싸움을 견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수원)=정종훈 기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수원 삼성 U-18 박상혁(18)에게 딱 알맞은 문구다. 박상혁이 1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후기 A조’ 수원FC U-18과의 경기에 전반 막판 교체를 통해 잔디를 밟았다. 이날 수원 삼성 주승진 감독이 1학년 두 선수로 중원을 꾸렸지만, 수원FC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그러자 주 감독은 ‘박상혁’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꺼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그의 장점인 빠른 드리블을 통해 상대의 수비진을 휘저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히는 플레이를 적절하게 섞었다. 근성 있는 플레이로 나가기 직전의 볼을 크로스까지 이어가면서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볼을 잡으면 일단 앞으로 나갔다. 기본적으로 두세 명의 수비는 달고 다녔다. 160cm를 조금 넘는 신장으로 타 선수들보다 머리 두 개가 모자랐다. 작은 선수가 이리저리 압박을 피해 드리블을 시도하니 상대는 약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수원FC 선수 중 한 명은 박상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야! 담궈(강한 태클로 상대방을 저지한다는 속어)!”라는 말과 함께 강하게 압박했다. 심지어 박상혁을 향해 침까지 뱉으면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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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이 공을 받기 위해 공간을 찾고 있다.


박상혁은 몇 번이고 넘어져도 또다시 일어섰다. 오히려 헐리웃 액션으로 심판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심판에게 계속 어필하지만, 오히려 돌아오는 것은 경고였다. 이에 박상혁은 오히려 상대팀이 더 약이 오르도록 플레이를 펼쳤다. 최근 R리그에서도 그랬다. 고양자이크로와의 R리그에서 첫 번째 골을 로빙슛으로 집어넣더니 또 한 번의 시도를 했다. 약이 바짝 오른 상대 선수는 박상혁에게 강한 백태클을 했고 곧장 퇴장당했다.

박상혁은 작년까지만 해도 당하는 족족 상대에게 갚아줬다. 상대 선수에게 거친 태클도 마다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 주승진 감독의 부임과 함께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주 감독은 “올해 부임하면서 (박)상혁이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변화하진 않을 것이다. 본인이 작다는 핸디캡이 있어서 지기 싫어한다.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면서 경기를 해야 하므로 누차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시가 그러하듯 박상혁도 안고 갈 숙명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신보다 키 큰 선수들과 부딪히며 지지 않았던 그다. 이날 뿐 아니라 대부분 경기에서 일어서있는 시간보다 넘어져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시간이 더 길다. 앞으로 더 거친 성인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받아드리고 극복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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