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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오픈] 이성재 KGA 경기위원장의 난이도 높은 코스 세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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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힐스가 2003년부터 개최해온 한국오픈의 역사를 알리는 보드 앞에 선 이성재 KGA경기위원장(사진=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남화영 기자] “항상 최고의 선수를 가려내는 코스 세팅을 준비합니다.” 이성재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컨트리클럽을 십수어 번 오가며 코스를 ‘애지중지 보살폈다’. 내셔널타이틀은 한국의 명예가 걸린 대표적인 대회이기에 코스 자체부터 난이도나 관리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는 믿음과 신념 때문에 말 그대로 코스를 ‘애지중지 보살폈다’.

대회를 10일 앞두고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 최종 예선전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올해도 역시 빈틈없이 코스의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고 있었다. 경기가 마무리 되어갈 무렵 경기장에 갑자기 비가 오고 천둥 번개가 쳤다. 경기 중단 사이렌이 울렸다. 그리고 시간이 마냥 흘렀다. KGA 직원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다음날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이 있고, 대구에서는 시니어 대회가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지금 경기가 중단되고 내일로 미뤄진다면 경기위원들이 그대로 묶이는 판이었다. 이후 대회를 미루기도 어렵고 대책은 막연해 보였다.

내리던 비가 48분 뒤에 걷히고 아직 일몰은 되지 않았으나 빠듯한 상황. 번개가 확실히 지나갔고 코스는 경기를 재개하기에 이상 없다는 신호가 나자 그제서야 위원장은 혼을 번쩍 들고 사이렌을 울려 경기 재개를 알렸다.

물론 이날 경기도 해지기 전에 큰 탈 없이 무사히 마쳤다. “내가 경기위원을 11년간 지냈고 부위원장 6년에 위원장을 5년째 하고 있소. 물론, 이보다 더한 일도 많았지.” 그의 말은 거침이 없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하면 안 돼요. 일일이 살펴야 해.” 59회를 맞이해 8일부터 나흘간 열리게 되는 올해 한국오픈 코스는 어떻게 세팅되었을까? 이 위원장에게서 직접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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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오픈은 전장은 지난해와 똑같지만 더 좁아진 페어웨이에 길어진 랜딩존이 난이도 요소다. [사진=채승훈 기자]


올해 코스 전장의 변화는 어떤 것인가?
- 이성재 위원장: 전장은 작년과 동일하게 파71에 7225야드 코스로 유지된다. 더 이상 뒤로 뺄 곳이 없다. 올해 예선전을 봐도 매년 선수들의 비거리는 역시 좀더 길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페어웨이 폭을 작년보다 더 좁혔다. 페어웨이 볼 랜딩존의 폭은 16m로 1m를 더 좁혔다. 그리고 랜딩존의 예상 길이를 늘렸다. 옆으로 A, B러프를 8~12cm로 조성할 예정이다. B러프에 빠지면 볼을 쉽게 빼내기 힘들 것이고 아예 찾기도 힘들지 모른다. 러프에 볼이 갔다면 그만큼의 패널티를 받도록 세팅했다. 잘 친 샷은 보상을 받아야 하지만 못 친 샷은 패널티를 받아야 한다.

그린 스피드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 올해는 3.8~4.2m의 빠르기로 예정한다. 하지만 이 역시 대회 기간의 날씨와 잔디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 그린 스피드가 너무 빠르면 핀 위치의 난이도를 낮춰주는 등의 상황에 따른 대처가 필요하다.

지난해 대회에서 승부 홀인 16~18번 홀은 평일보다도 마지막 날에 난이도가 더 올라갔는데 코스 세팅의 비밀이 있었나?
- 한국오픈은 국내 대회 중에 유일하게 플레이오프에서 16번 홀부터 세 홀을 추가로 라운드한다. 요번에도 똑같이 아기자기하게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확실하게 어려운 러프 난이도를 가져간다. 메이저 대회다운 세팅이 되도록 하겠다. 원아시아투어에서 온 호주 선수들이 오더라도 한국의 메이저가 어떻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특히 갤러리들이 모이고 관심이 집중되는 마지막 세 홀은 난이도 조절에 특히 신경을 쓴다. 만약 플레이오프라도 열리면 여기에 온통 집중될 것이다.

지난해는 파3 13번 홀 티잉그라운드를 1,2라운드와 3,4라운드에서 달리 했는데?
- 종전에 1,2라운드는 211m, 3,4라운드는 221m 로 시험해봤다. 올해도 여러 번의 예선전에서 시험했다. 올해는 221m 하나만 가지고 4일 동안 지속하기로 했다. 그게 좀더 공략하기 어렵다는 중론이었다.

코스 세팅이 선수의 경기를 어느 정도 좌우하나?
- 변별력 있는 세팅일 때 뛰어난 선수를 제대로 가릴 수 있다. 미국 메이저 대회의 그린 세팅은 점점 홀컵 위치도 그렇고 난이도를 높여가고 있다. 우리도 그런 트렌드에 맞춰가고 있다. 그래야 해외 투어에 진출해도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선수의 기량과 코스 세팅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다. 한국오픈은 그걸 검증받는 내셔널 타이틀이다.

우정힐스의 코스에 대한 준비는 어떠한가?
- 매년 열리는 대회지만 코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정성이 대단하다. 내셔널타이틀 대회라는 명성 그대로 항상 다른 골프장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토너먼트 세팅을 제시하려 한다. 대회를 앞두고 나는 벌써 15번째 방문했다. 4차에 걸친 예선전에 매번 이틀씩 머물렀고, 그때마다 코스팀장과 협의했다. 매번 대부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해주어 고마웠다. 올해 여름은 유독 폭염이 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본 코스 중에 가장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그게 우정힐스가 내셔널타이틀을 매년 별 탈 없이 열고 있는 저력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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