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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5) 아직도 보이지 않는 선물
쓸모가 없고 진부하다는 점에서 건축은 원예와 다를 것이 없다. 문손잡이나 천장 몰딩에 대한 관심은 장미나 라벤더 덤불의 성장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조롱의 대상이 된다. 인간은 이런 것들보다는 더 웅대한 것에 자신을 헌신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려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감정적인 생활과 정치적 생활에 따르기 마련인 가혹한 좌절과 마주친 뒤라면, 아름다움의 의미를 좀 더 따뜻하게 평가할 수도 있다. 어쩌면 삶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비극적인 색깔을 드러낸 뒤에야 우리는 삶이 주는 은근한 선물에 시각적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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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보이지 않는 선물

새벽 북한강에 피어 오르는 물안개, 잔설이 남은 듯 채 가시지 않은 페어웨이의 안개, 바람에 흔들리는 회화나무 가지의 잎사귀, 친구들의 웃음소리...... 급히 서두르지 않고, 바쁘지 않고, 스코어에 얽매이지 않으면 다 보일 것들이 왜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요?

행복은 참 예외적인 것이어서 온 마음을 다해서 귀 기울이지 않으면 와도 온 줄 모르고 가도 간 줄 모른다는데, 얼마나 더 가혹한 좌절을 겪어야 삶이 주는 사소하고 은근한 아름다움에 눈뜨게 될까요? 얼마나 더 비극적인 색깔로 삶의 배경이 칠해져야 헛된 미래의 희망으로부터 평온해질 수 있을까요?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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