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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유승민 IOC선수위원 당선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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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IOC선수위원의 미소.'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유승민이 19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현장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며 웃음을 짓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한국에서 올 때부터 어려울거란 전망을 들었다”, “너무 떨려서 결과장에 가지 못하고 메시지로 (결과를)전달 받았다”, “마지막까지 예측을 못했는데 2위라는 결과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그렇다. 유승민(34 삼성생명탁구단 코치) 스스로도 놀랄 만큼 이변이었다. 대부분 워낙에 쟁쟁한 월드스타들이 후보로 나온 만큼 당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전 세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IOC 선수위원 투표에서 1등(브리타 하이데만 1,603표)과 59표차밖에 나지 않는 2위(1,544표)로 당선권은 4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실제로 유승민은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다. 한국은 IOC 위원 두 명이 있었지만 이건희 위원은 건강악화로, 문대성 선수위원은 자격정지로 그를 돕지 못했다. 특히 선배격인 문 선수위원이 논문 표절로 박사학위를 박탈당하는 등 IOC 내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도 큰 부담이 됐다. 발로 뛰면서, 무조건 열심히 해 만회하려고 했지만 IOC가 선거활동을 크게 제약해 그것도 쉽지만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이 ‘언더독’인 상황에서 유승민은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개인 결승전에서 6번을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중국의 왕하오를 꺾은 것처럼 말이다.

모든 불리함을 극복한 유승민 깜짝 당선의 비결은 내적으로 유창한 영어실력과 달변, 타고난 친화력, 성실함 등이 꼽힌다. 유승민은 탁구신동 출신으로 10대시절부터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많고, 특히 독일프로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출중한 어학실력을 쌓았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 누구와 대화를 해도 막힘이 없는 달변, 사람들을 쉽게 사귀는 친화력을 갖췄다. 19일 투표 결과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당선의 비결로 “(선수들에게)은퇴해서 시간이 많다고 했다. 너희를 만날 시간이 많으니 뽑아달라고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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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현지에서 자신의 홍보물을 들고 다니며,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한 유승민.


이러한 인간적인 매력을 바탕으로 유승민은 현지에서 피나는 노력을 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올림픽 참가 선수 한명 한명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어떤 선수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자신을 맞아줘서 투표를 해줬다고 했다. 진심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발탁구’로 불리는 그의 탁구스타일처럼 올림픽 참가선수들이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발로 뛰어다닌 것이다. 리우 현지에서는 유승민의 이러한 면대면 선거운동이 아시아계 등 비서양권 선수들로부터 큰 호감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즉, 네임밸류가 높은 서양선수들의 표가 분산된 반면 유승민에게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 표가 쏠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유승민은 국내 예선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결정된 국내선발전에서 역도의 장미란, 사격의 진종오에게 당초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빼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한국(KOC)의 IOC 선수위원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선수 유승민이 눈빛이 날카로운 사람이었다면, 행정가 유승민은 눈빛이 따뜻해서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IOC 선수위원이 되는 과정에서 절대 언더독을 두 번이나 극복한 유승민. 그래서 향후 그의 스포츠외교관 활동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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