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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32] 오하이밸리에서의 진검승부
‘에이지슈터를 꿈꾸며(Dreaming Age Shooter)’ 떠난 64세 고교동창 4명 다스(DAS)팀의 미국 대륙 횡단이 52일째를 맞았다. 캘리포니아 옥스나드에서 오크뷰로 이동하면서 31번째 골프라운드를 마쳤다. 미국 동부에서 시작해 남부를 거쳐 서부 해안에 이르러 주행 누계는 9934k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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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을 바라며 라운드 전 기념촬영을 했다.


도마 없이 만든 고기전골
어제의 치열한 승부를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비장한 승부수를 띠우는 다스팀원들은 이제 정말 프로 골퍼 뺨치는 대단한 승부욕으로 가득 차 있다. 다스팀에게 어제의 승부는 어제의 일일뿐이고, 오늘은 또 다른 골프 역사를 세운다는 비장한 마음을 안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오늘 우리의 승부처는 LA 근처 숙소에서 북쪽으로 약 41km 떨어진 오하이밸리(Ojai Valley) 골프장이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 TV뉴스에서 이 지역 기온이 7시30분 현재 화씨 66도(섭씨 18도)라 했다. 18도면 선선해서 긴팔 셔츠를 입어야 된다. 서울도 역시 기온이 뚝 떨어졌다는 소식이 댓글을 통해서 전해져 온다.

운동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자 오늘은 주방장 보조 설병상 작가가 저녁식사로 고기전골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총주방장 밑에서 구박 받던 시절을 생각하며 빨리 독립해야겠다고 여기던 차에 이번이 기회다 싶어 큰 소리를 친 것이다. 그런데 오늘 호텔을 출발하며 최금호 단장이 설거지를 한 후 도마를 챙기지 못하고 출발하여 결국 잊어버리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필요한 재료들을 쟁반에 놓고 힘들게 썰었다. 무딘 칼로 썰 때마다 탁탁 소리가 나니 칼날이 상하는 것도 신경 쓰이고 힘껏 썰 수 없어 제대로 썰리지 않았다.

아무튼 설 작가가 요리한 고기전골을 맛 본 팀원들이 맛있다고 칭찬을 했지만 진심이 아닌 것 같았다. 요리한 사람의 성의를 봐서 그래도 ‘맛있다’, ‘독립해도 되겠다.’ 등 건성으로 칭찬하는 중에도 특히 최 단장의 칭찬이 과했다. 왜 그랬을까? 어제 칼 도마를 분실한 주인공이 최 단장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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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PGA투어 대회를 개최한 오하이 골프장.


미국 골프장 별거 맞네
오하이밸리 리조트는 깊은 계곡이 있는 산 속에 조성돼 호텔, 스파, 골프장을 같이 운영하는 대단지 리조트이다. 미국 동부와 중남부의 골프장과 달리 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계곡을 따라 코스가 세팅되어 있어 난이도가 무척이나 높다. 요즘 시기적으로 잔디 보수를 많이 하기 때문에 잔디나 그린을 읽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우리는 로컬 룰을 적용하여 터치 플레이를 허용하기로 합의하고 티 샷을 준비하는 데, 마셜 이 채를 닦는 수건을 물에 적셔준다. 한국에서 5년간 근무한 적이 있다면서 무척이나 친절하게 안내했다. 또 한국에서 거리단위로 ‘미터(m)’를 쓰면 GPS의 거리표시도 ‘미터’로 바꾸어 주겠단다. 참으로 마음씨 좋고 푸근한 인상을 가진, 콧수염 기르고 배가 불룩 튀어나온 미국의 전형적인 백인 할아버지였다.

지난 게임에서 이월된 특별 상금도 있고, 앞으로 몇 번 남지 않은 게임에서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다스팀원들의 플레이가 신중하게 진행되었다. 우리는 오늘까지 31개의 골프장을 방문하였다. 그런데 이곳 골프장의 전동 카트가 다른 30개 골프장들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었다. 진입금지라 표시된 지역에 들어가면 카트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후진은 작동했다. 처음에 우리는 진입금지인 1번 홀에 들어갔다가 카트가 고장난 것으로 착각을 했었다. 규칙을 어기고 금지된 페어웨이에 무단 진입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것 같다. GPS를 이용한 원격통제시스템을 처음으로 경험한 셈이다.

최 단장은 3개의 니어리스트와 1개의 롱기스트 상금을 독식하면서 샷 리듬이 부드럽게 떨어졌다. 파4 홀 거리가 440야드인 PGA 시합에서나 볼 수 있는 먼 홀에서 그린 주변의 러프에서 3번 우드로 세 번째 칩 샷을 한 것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묘기를 보인 것이다. “야! 봤지? 타이거 우즈가 하는 샷이야” 하고 폼을 잡았다. 짧은 어프로치는 최 단장이 항상 잘하는 편이다. 장기풍 총장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로 산 타이틀리스트 퍼터 덕을 톡톡히 보는 듯했다. 양기종 대표가 “어떠냐? 역시 좋지?” 하고 슬쩍 떠보자 장 총장은 예의 시니컬한 표정을 지으며 “글쎄 그전 것보다는 나은 것 같네” 라며 의뭉을 떨었다.

짧은 퍼팅을 몇 개 놓친 최 단장의 마음이 다시 흔들렸다. 타이틀리스트 퍼터를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3년째 고민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최 단장은 SF에서 최신형 타이틀리스트 퍼터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그린에서 퍼팅 성적은 전과 별로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오늘의 우승은 양 대표(91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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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밸리 골프장은 1999년 코스를 복구하고 기념 동판을 새겼다.


미국 골프장 투어 제31차- 오하이밸리(0JAI VALLEY INN & SPA)

세계 최상급의 오하이밸리(파70 6292야드) 골프장은 1923년에 개장하였으며 서부 캘리포니아 최고의 골프장 가운데 하나다. 이 골프장은 골프 건축의 극치라고 묘사한다. 리비에라 등 유명 골프장 여러 개를 설계한 조지 토마스(George C. Thomas, Jr.)가 설계하였다. 그는 두 가지의 중점 고려사항을 가지고 설계하였다. 하나는 보통수준의 골퍼가 너무 많은 벌타 없이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로우 핸디캡 골퍼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하여야 파를 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다.

80여 년 동안 이 골프장은 이곳 주민인 더그 샌더스같은 유명한 프로 선수들과 빙 크로스비, 밥 호프 등 유명 인사들이 함께 경기를 즐기고 경쟁하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또한 전설적인 골퍼인 아놀드 파머 등 7명의 시니어 PGA투어 이벤트를 개최 하였다.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별표 4등급을 부여 받은 명문 골프장이며, 2011년 북미 Top75 골프리조트로 선정되었다. 1988년 유명한 골프 설계자인 제이 모리쉬가 골프 코스를 더욱 보강하고 보수하였다. 그리고 세계의 우수한 리조트 골프 코스 중에 하나로 선정되었다.

예약: 홈페이지(www.ojairesort.com)와 골프나우(www.golfnow.com) 참조
요금: 1인 180달러. 다스팀 4인 합계 280달러
연락처: 905 Country Club Road Ojai, CA 93023 / 전화 (855) 697-878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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