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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의 수학자 브로디 교수 "타수 혜택이 통계의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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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브로디 콜롬비아 대학 교수. [사진=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PGA투어는 3년 전부터 타수 혜택(Stroke Gained)항목에 관한 데이터를 홈페이지 화면의 통계(Statistics)에서 투어 정보로 제공하고 있다. 2014년부터 ‘타수 혜택: 그린’이 투어 선수들의 성적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다.

타수 혜택이란 단어는 마크 브로디 미국 콜롬비아대학 교수가 제창한 개념이다. 선수들간의 상대적인 샷 성적과 통계에 바탕한 데이터다. 즉, 같은 거리와 조건에서 다른 선수보다 얼마나 더 잘 했느냐를 각종 데이터를 넣어서 측정해낸 값이다.

이는 종전의 산술적인 데이터 즉, 그린에서 몇 번 만에 홀아웃 했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보다 진일보한 선수의 샷 측정 방식으로 여겨진다. 예컨대 종전까지 홀 10m 거리에서 두 번 만에 홀아웃 한 선수와 3m 거리에서 두 번에 홀아웃을 한 선수가 똑같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타수 혜택에서는 그 선수가 똑같은 거리에서 다른 선수보다 얼마나 더 성공률이 높았는지를 세밀하게 비교한다.

PGA투어는 지난 6월부터 타수 혜택의 새로운 통계치 3가지를 추가로 내보내고 있다. 드라이버 샷(off-the-tee), 어프로치 샷(approach-the-green), 그린 주변(around-the-green)의 타수 혜택이다. 이는 브로디의 방식이 그린에서와 티-그린까지를 측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선수들의 모든 게임을 분석하는 PGA투어의 기본 통계 데이터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선수의 게임을 분석하는 종전의 방식인 그린적중률(GIR: greens in regulation), 홀당 퍼트(putts per green)는 다른 샷에 종속되는 측면이 있었다. 예컨대 그린적중률은 아주 다른 샷 상황인 페어웨이와 러프에서의 그린 적중률을 동일하게 측정했었다. 어프로치샷을 홀에 더 가깝게 붙이는 경우에는 홀당 퍼트에서 좀더 이득을 보곤 했다. 하지만 브로디의 시스템은 각 상황별 샷을 보다 독립적이면서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 있다.

브로디는 콜롬비아 비즈니스스쿨의 카슨 패밀리 교수다. 스탠포드대학에서 리서치부문 박사학위를 받았고 <모든 샷은 의미있다(Every Shot Counts)>를 출판했다. PGA투어는 최근 브로디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통계 방식을 상세히 소개했다. 물론, 아직 국내에서는 이같은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매 선수들의 볼이 떨어지는 위치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샷링크 시스템부터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가는 선진 투어가 어떤 길을 개척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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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통계란에 새롭게 자리잡은 SG(타수 혜택) 데이터들.


PGA투어: 골프에 어떻게 정량적 분석을 하게 됐나?
- 브로디: 2000년에 처음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마추어들의 게임을 보고서 왜 그들의 스코어가 다른가를 연구했다. 90타를 치는 골퍼와 80타대를 치는 골퍼의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아마추어의 샷 데이터를 수집했고, 동시에 PGA투어의 샷링크를 통해 프로들의 데이터를 접했다. 내 타수 혜택 시스템은 ‘골프메트릭스’라 불리는데, 개인적인 샷링크시스템에 가깝다. 안 그러고는 비교할만한 300명의 프로 선수들 데이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7세~70세까지의 아마추어 골퍼들의 10만건의 샷 데이터를 모으는 데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건 엄청난 샘플이지만 샷링크와 단순히 비교하고 적응하기는 힘들다.

측정 및 집계 과정에서 발견한 놀라웠던 사실이 있나?
- 일반 아마추어에서의 놀라운 사실은 퍼팅에서의 타수 혜택과 다른 수치들과의 차이였다. 아마추어에게 퍼팅은 전체 스코어 중에 비중이 15%에 그쳤다. 또한 초보자들의 골퍼에서는 벌타를 먹은 상황에서의 볼 스트라이킹 능력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무너지는 현상이 있는 것이다.

‘타수 혜택’ 그 다음의 연구과제는 무엇인가?
-(지난 6월부터) PGA투어는 티에서 그린까지 3가지 티샷(off-the-tee), 어프로치(approaches), 숏게임(around-the-green)으로 나눴는데 그 각자의 차이와 의미에 대해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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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은 티샷과 어프로치는 뛰어나지만 타수 혜택 퍼팅에서는 다른 선수보다 약하다.


타수 혜택이 전통적인 성적 기록보다 정확한 사례가 있나?
- 더스틴 존슨이 보여준 올 시즌에 보여준 타수 혜택을 예로 들자. 존디어클래식까지 그는 퍼팅 부문에서는 2위였다. 또한 라운드당 퍼트수에서도 13위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시기 타수 혜택 퍼팅 항목을 보면 125위에 머문다. 똑같은 라운드에 대해 어느 데이터는 최상위라 하고 다른 데이터는 평균 이하라 하는 것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 더스틴 존슨은 퍼팅을 잘 한 것이 아니라 퍼팅을 하기 위한 이전의 어프로치 샷을 잘 한 것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항상 홀과 가까운 지점에서 퍼팅을 한다면 당연히 퍼팅 데이터가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수 혜택은 선수가 퍼팅하는 지점이 3m, 4.5m 인지를 구분해서 다르게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퍼팅 실력을 알 수 있는 기준이 된다.

PGA투어 선수 중에 누가 맨 먼저 당신의 이론에 적극적으로 공감했나?
- 팻 고스가 처음이었고, 루크 도널드는 2010년1월부터, 에두아르도 몰리나리가 관심을 가졌다. 그 뒤로 타이거 우즈의 스승이던 션 폴리를 시작으로 급격히 늘었다. 선수들보다 코치가 더 관심을 가졌다. 물리나리는 유달리 학구적이었는데 그건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샷링크와 같은 데이터 분석 자료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곧장 자신의 모든 데이터 참고치를 타수혜택으로 변경했다. 그가 파이낸셜엔지니어링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서 이해가 빨랐다.

선수들은 타수 혜택 자료를 주로 어떻게 활용하나?
- 그 수치는 선수 자신이 어디에 강하고 어디서 약한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특정 홀에서 어떤 선수는 보수적이고 또 다른 선수는 강하게 나간다. 예컨대 드라이버블 파4로 유명한 리비에라 10번 홀에서 그렇다. 드라이버로 원온을 시도하는 게 유리한지, 우드로 잘라 갈지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확신을 가지게 된다.

선수들은 타수 혜택을 연습에서는 어떻게 활용해 쓸 수 있나?
- PGA투어 선수들은 누구나 끝을 보려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데이터에서는 어느 특정 부분이 낫고 평균 선수들에 비해 못하다고 나온다 하더라도 어느 부분을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차이란 실은 선수들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고 미세한 수치들이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이 부족한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연습 방식을 변경하기 위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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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는 롱게임에서 다른 선수보다 라운드당 1.7타 앞서고 있다.


타수 혜택에서 볼 스트라이킹은 왜 그렇게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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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링크에서 샷을 분석할 때 롱게임은 투어선수 중에서도 최고와 평균적인 선수를 가려준다. 티샷부터 어프로치까지의 롱게임이 전체 골프 스코어에서 2/3를 차지한다면 숏게임은 나머지 1/3이다. 이건 프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로리 매킬로이는 티샷의 타수 혜택은 투어에서 1위(1타), 어프로치샷은 7위(0.7타)로 집계된다. 이 두 개를 합치면 그는 롱게임에서 다른 선수보다 1.7타를 더 이득본다는 얘기다. 반면 숏게임과 퍼팅은 합쳐서 평균적인 선수보다 고작 0.2타만 이득 본다. 매킬로이는 한 라운드 당 1.9타를 더 잘 치는데 그 대부분을 롱게임에서 얻는다는 게 자명해진다. 두말할 나위 없이 볼스트라이킹이 그의 성공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볼스트라이킹은 게임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준다. 똑같은 그린에서라면 10m, 12m 퍼트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린(10m)과 러프(12m)의 차이, 그린과 벙커의 차이라면 큰 차이다.

이 데이터들이 브로디 교수 본인의 골프나 연습에는 영향을 주었나?
- 다양하게 도움을 주었다. 각각의 홀에서 원래 잡았던 클럽 대신에 다른 클럽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샷은 보상과 처벌이 있는 법이다. 내 경우 너무나도 과감하게 낙천적으로 도전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점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골프는 실제 얼마나 자주 라운드하나?
- 책을 쓰기 전에는 많이 쳤다. 일주일에 두어 번 라운드 했다. 책을 쓰고나서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치게 되었다. 웨스트체스터의 펠함CC에서 주로 라운드하는 데 일주일에 한 번은 치도록 노력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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