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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전주 KCC,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봄의 축제’ 플레이오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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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삼공사를 꺾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KCC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 전주 KCC, 1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원동력은?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던 페넌트 레이스 우승컵이 결국 전주 KCC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KC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시즌 6라운드 맞대결에서 30득점을 퍼부은 안드레 에밋, 시즌 최다인 24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승진의 맹활약에 힘입어 15점 차 완승(86-71)을 거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KCC의 정규리그 우승은 전신 대전 현대 시절이던 1999-2000시즌 이후 무려 16년 만의 일입니다. 전주 KCC로 연고지와 팀명을 바꾼 이후로는 첫 우승이죠.

극적인 우승 스토리는 기쁨을 두 배로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여 대장정 동안 KCC가 순위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2월 9일이 처음이었습니다. 고작 잔여 4경기를 남겨 둔 시점이었죠. 그만큼 KCC의 막판 대반격은 무서웠습니다. 21일 전자랜드전 승리로 KCC와 동률을 이루고도, 상대전적에서 뒤져(4승 2패)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2연승을 거둘 수 있는 팀이라면 충분히 (정규리그)우승 자격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올 시즌이야말로 한때 KCC를 설명하는 별칭이었던 ‘슬로우 스타터’ 본능이 가장 꽃을 피운 순간이 아닌가 싶네요.

현역 시절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추승균 감독은 정식 감독으로 데뷔한 첫해부터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선수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다독이는 가운데 뿜어 나오는 조용한 카리스마가 대단했다고 하는데요. 감독으로서도 현역 때 별명 그대로 ‘소리 없이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 셈입니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리더십, 초보 감독답지 않은 경기 운영능력 등 많은 요인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추승균 감독의 올 시즌 ‘신의 한 수’는 지난해 12월 11일 전격적으로 단행한 전자랜드와의 트레이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팀의 제1공격 옵션 에밋과 동선이 겹치던 리카르도 포웰을 과감히 전자랜드로 보내고 궂은 일을 해줄 수 있는 빅맨 허버트 힐을 데려오면서 KCC는 비로소 마지막 퍼즐을 꿸 수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개인적으로 ‘만약 이 트레이드가 없었다면, 과연 KCC가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여운이 남을 정도로 중요한 변곡점이었죠.

KCC가 트레이드 이후 첫 2경기를 모두 패한 반면, 포웰이 고향으로 돌아가 신바람을 냈던 전자랜드는 같은 기간 연승을 거두면서 손익계산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이는 결국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그간 엉켜 있던 KCC의 코트 밸런스가 맞아 들어가면서 에밋이 날개를 달았고, 힐 역시 골밑에서 기본 두 자릿수 득점은 해주는 선수였기에 하승진과의 시너지 효과도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태술-전태풍 이외에 항상 불안했던 토종 슈터 한 자리를 김효범-정희재 등이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메워주며 KCC는 완전체의 모습을 갖추게 됐죠.

트레이드 직후 적응기간 동안 겪었던 2연패를 제외하면 KCC는 리그 후반부 24경기에서 무려 20승 4패(승률 0.833)를 기록했습니다. 이 눈부신 성적을 이전 30경기 성적(16승 14패 승률 0.533)과 대비하면 ‘힐 효과’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더욱 선명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특히 막판 팀 최다인 12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만큼, 이 기세가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KCC에겐 또 하나의 호재입니다. 반면 상대 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부분이 되겠죠. 하지만 단기전인 플레이오프는 분명 정규 리그와는 또 다른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전쟁터입니다. 과연 KCC의 파죽지세는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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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은 안양 KGC인삼공사다. (사진=KBL)


■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6강 PO 전망은?
2015-2016 프로농구는 비록 초반 여러 가지 어수선한 일도 많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 어느 시즌보다 뜨거운 순위다툼이 전개돼 보는 재미가 있었던 시즌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지난 14일 부산과 창원 경기처럼, 같은 날 연달아 버저비터로 승부가 갈리는 등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도 많았는데요. 해설위원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지난 5개월의 시간이 여러모로 참 즐거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입니다. 오는 2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6강 PO 1차전을 시작으로 한달여 올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데요. 개인적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의 최대 복병은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한 KGC인삼공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대표급 토종선수 라인업을 보유한 인삼공사는 시즌 중반 한때 8연승 및 홈 15연승을 질주하며 선두권을 위협하다가도, 찰스 로드의 공백과 강병현의 시즌아웃 등 막판 변수에 시달리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는데요. 박찬희-이정현-양희종-오세근 등 2011-2012 시즌 우승 멤버가 건재한 데다, 워낙 한번 불이 붙으면 그 어떤 상대도 막기 어려운 팀인 만큼 인삼공사는 충분히 토너먼트 판도 전체를 좌우할 다크호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6강 상대 삼성이 비교적 정규리그와 비슷한 경기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1위 KCC와 4강에서 만나게 될 팀은 인삼공사의 경기력 편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편 대진의 오리온-동부전은 동부 김주성의 몸 상태가 얼마나 돌아오느냐가 관건인데요. 오리온의 창과 동부의 방패가 격돌하는 형국에서 좀 더 단단해야 할 쪽은 아무래도 동부입니다. 1차전부터 높이와 수비에서 이렇다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시리즈 내내 오리온의 공격력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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