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했던 레알 마드리드와 AS로마의 대결에서 승패를 가른 것은 에이스의 존재감이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18일(한국시간) 로마 올림피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S로마와의 대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내내 AS로마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답답한 흐름을 계속 이어나갔지만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정적인 한 방을 꽂아 넣으면서 8강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다.

기본적인 전력차가 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의 압도적인 우위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아무리 AS로마의 홈에서 치러지는 경기라고 할지라도 지단 감독 부임이후의 레알 마드리드는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AS로마 역시 스팔레티 감독을 데려오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해보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경기는 매우 팽팽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AS로마가 페로티에게 사실상 제로톱의 역할을 맡긴 채 살라와 엘 샤라위를 과감히 내리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공격에 잘 대비했다. 중원은 나잉골란으로 중심으로 치열하게 싸워주면서 패스의 줄기 역할을 하는 모드리치와 이스코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오히려 주도권을 AS로마가 가져가기도 했다. 상대 공을 빼앗은 뒤 곧바로 양쪽 측면의 살라와 엘 샤라위가 적극적으로 쇄도하는 형태의 카운터였다. 나잉골란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레알 마드리드는 몇 차례 위기를 맞이했지만 그때마다 세르히오 라모스가 결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면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

후반에도 팽팽한 흐름은 계속됐지만 여전히 AS로마의 공격이 조금 더 효율적이었다. 살라와 엘 샤라위의 스피드를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의 양 쪽 풀백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특히 엘 샤라위의 경우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퍼스트 터치가 다소 길게 떨어지며 나바스의 블로킹에 막히고 말았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에는 호날두가 존재했다. 평소보다 답답한 흐름에서 고군분투했던 호날두는 후반 12분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마르셀루의 스루패스를 받은 호날두는 직접 치고 들어가다가 한 번 접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플로렌지의 발에 굴절되면서 골문을 갈랐다. 번번이 기회를 놓쳤던 AS로마 공격진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하자 스팔레티 감독은 곧바로 에딘 제코를 투입하면서 강한 공세를 펼쳤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제로톱 대신에 확실한 원톱 스트라이커를 통해 득점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효과는 확실했다. 패널티박스 안에서 제코가 확실히 버텨주자 오른쪽의 살라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그동안 라모스가 커버를 들어갔지만 제코의 투입 이후에는 그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여전히 AS로마는 확실한 한 방을 터트리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후반 27분 제코의 패슬 받은 반케르가 결정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골대를 빗겨가고 말았다. 이후에도 제코가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아쉽게도 옆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후반 37분에는 모하메드 살라가 찬스를 잘못된 퍼스트터치로 인해 결정적인 놓치고 말았다. 오히려 후반 41분 헤세 로드리게스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비록 스코어는 두 골의 차이가 났지만 경기내용은 굉장히 팽팽했다. 그러나 두 팀은 ‘확실한 에이스의 유무’라는 관점에서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레알 마드리드는 답답한 흐름 속에서도 호날두라는 에이스가 존재했고 결정적인 찬스 한 방을 결승골로 연결할 수 있었다. 반면 AS로마는 활발히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운터를 완성시켜줄 에이스 부재에 시달리며 16강 탈락이 눈 앞에 다가왔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