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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만수’ 이번에도 통했다…헤인즈, 부상전후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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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는 이번에도 통했다.


■ 2월 3주 UP &DOWN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던 KCC가 지난 주 끝내 선두 자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동안 이어진 모비스-오리온의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내면서 선두권 판도를 뒤흔드는 데 성공한 것이죠. 추격을 허용한 모비스와 오리온은 최근 각각 득점력 저하와 ‘헤인즈 변수’라는 저마다의 약점을 안고 있어 ‘KCC발 공습’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세 팀이 나란히 경기를 치른 지난 토요일, 첫 번째 빅뱅에서 살아남은 팀은 모비스였습니다. 고양 원정길에서 15점 차(88-73) 완승을 거두고 오리온을 3위로 밀어냈죠. KCC 역시 동부를 꺾고 무려 5,098일 만에 9연승에 성공했습니다.

오리온 허 찌른 풀코트 프레스…‘만수’ 이번에도 통했다

13일 고양 경기는 의외로 일방적이었습니다. KCC의 막판 기세가 워낙 무서웠던 터라, 모비스와 오리온 모두 4강 직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총력전 끝 박빙의 경기를 예상했습니다만 뜻밖에도 초반부터 모비스가 주도권을 쥐고 오리온이 끌려가는 양상이 전개됐습니다.

비결은 상대의 허를 찌른 풀코트 프레스였습니다. 물론 최근 공격력 저하로 몸살을 앓은 모비스가 수비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 가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코트 전 지역에 걸쳐 상대를 타이트하게 압박하는 풀코트 프레스 수비를 가동한다는 것은 분명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파격이었죠. 더구나 체력 부담이 극에 달하는 시즌 막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예상하기 어려운 전술이었습니다.

이는 최근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던 모비스 입장에서도 분명 모험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의 승부수는 초반부터 넉넉한 점수 차를 만들어냈고, 자신감을 얻은 모비스는 경기 끝까지 전면강압수비를 밀어붙였죠. 모처럼만에 터진 외곽포(3점슛 6개/오리온 2개)의 도움까지 받은 모비스는 실로 오랜만에 90점에 육박하는 다득점 경기를 연출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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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서 돌아온 오리온 애런 헤인즈(가운데). 득점력만큼은 여전했지만, 코트 활동반경은 확실히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사진=KBL


헤인즈, 부상전후 어떻게 달라졌나

잠시 오리온 애런 헤인즈의 몸 상태에 대해 짚고 넘어가 볼까요. 제스퍼 존슨을 kt로 보낸 이후 부랴부랴 돌아온 헤인즈는 복귀 후 5경기에서 평균 27.8득점을 기록(6일 전자랜드전 37득점, 13일 모비스전 39득점 포함)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간 주변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기에 충분한 득점력이죠.

하지만 부상 전후 헤인즈의 플레이에는 분명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시즌 초중반 오리온 돌풍의 원동력이자 헤인즈의 최대 강점이던 득점파생능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점인데요. 여전히 자기 득점은 꼬박꼬박 해주면서도 동료들의 찬스를 봐줄 여유가 없다는 건 그만큼 예전처럼 코트를 헤집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활동폭이 줄어든 원인에는 분명 부상 여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플레이오프까지 내다봤을 때, 오리온이 헤인즈의 파생효과를 등에 업지 못할 경우 전과 같은 파괴력을 내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리온이 자랑하는 두터운 포워드 라인 중에서도 김동욱-문태종이 더욱 힘을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외곽 자원들 가운데 그나마 스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수들이죠. 14일 모비스가 SK를 꺾고 KCC와 공동선두 자리에 오르면서 3위 오리온은 4강 직행 티켓과 다소 멀어진 상황입니다. 각각 3경기씩 남겨둔 15일 현재 선두그룹과는 2게임 차.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력으로 2위 이상의 성적을 내는 건 불가능하게 됐는데요. 우선 KCC-동부-kt로 이어지는 마지막 주 일정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하겠죠.

KCC 9연승…파죽지세 언제까지?

전주KCC가 과연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요. KCC는 최근 9연승 포함 21경기 17승 4패(승률 0.810)라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리그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15일 현재 공동선두 모비스에 시즌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다는 점(4승 2패)도 KCC의 우승 전망을 한층 밝히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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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분 최고야' KCC 김효범이 지난 13일 동부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이후 세리머니를 해 보이고 있다. 사진=KBL


사실 최근 KCC의 연승에는 고비도 많았습니다. 넉넉한 낙승보다는 경기 끝까지 접전을 연출하다 신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죠. 13일 동부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종료 1분여 전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복하다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끝내 승리를 건져냈죠. 박빙의 경기에서 좀체 패배를 모른다는 건 그만큼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듭된 연승으로 한껏 신이 났을 팀 분위기 역시 자신감으로 이어졌겠죠.

하지만 한편으로 쉽사리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게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전태풍-에밋의 득점력에 대한 의존도가 큰 KCC의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죠. 두 ‘타짜’들 중 한명이라도 침묵하는 날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기복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겠습니다.

■ 운명의 마지막 주, 화요일을 주목하라(16일)

정규리그 마지막 주입니다. 선두 KCC는 16일 오리온을 시작으로 18일 SK, 21일 인삼공사와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공동선두 모비스의 남은 상대는 동부(16일)-인삼공사(19일)-kt(21일)인데요. 상대전적 열세로 인해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KCC보다 1승이 더 필요한 모비스가 일정만큼은 비교적 수월해 보이네요. 결국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컵의 주인은 10개 구단이 동시에 맞붙는 리그 마지막 날(21일) 가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KCC vs 오리온(19시, 전주)
운명의 마지막 주, 첫날 빅 매치를 주목할 만합니다. 먼저 오리온이 선두권 재진입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KCC 10연승 저지에 나섭니다. 시즌 내내 정상권을 지켰던 오리온 입장에서 4강 직행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데요. 정규리그 막판 분위기가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라도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KCC 높이에 대항할 비책이 필요하겠죠. 헤인즈와 에밋 간 불꽃 튀는 득점 대결도 기대되네요.

# 동부 vs 모비스(19시, 원주)
같은 시간 모비스는 동부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치릅니다. 김주성의 복귀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낙승을 기대할 법도 하지만, 최근 모비스의 경기력과 열세였던 상대전적(5라운드까지 3승2패 동부 우세)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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