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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올스타 브레이크, 선수들 뭐할까… 시즌 막판 관전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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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으로 올스타전에 임하고 있는 삼성 문태영(왼쪽). 하지만 휴식기 이후 벌어질 치열한 순위경쟁을 생각하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사진=KBL



■ 올스타 브레이크, 선수들 뭐할까

지난 10일 2015-2016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지난 4개월여 치열한 경쟁을 펼친 선수들이 이날 하루만큼은 팬 여러분과 함께 축제를 즐겼는데요. 시니어 팀과 주니어 팀(1989년 이후 출생자)으로 나뉘어 펼쳐진 본 경기(107-102 시니어올스타 승) 이외에도 덩크슛 콘테스트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해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올스타전 전후 일주일 간 정규리그는 잠시 휴식기를 가졌습니다. 이 일주일은 말 그대로 그간 쉼 없이 달려오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휴식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팀당 38~3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개 이 기간 동안 선수들이 그렇게 많은 훈련을 하진 않습니다. 잔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은 치료에 전념하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시즌 막판 총력전을 위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정도로 운동을 하죠. 일주일 간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고 해서 그간 지독하게도 림을 외면하던 슛이 갑자기 잘 들어가거나, 안 되던 플레이가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괜히 무리하다가는 재차 부상을 당하기 마련이죠.

다만 몸에게는 휴식을 주되, 머리는 끊임없이 돌아가야 합니다. 휴식기 동안 각팀은 코칭스태프의 주도 하에 디테일한 전술 수정을 꾀하게 됩니다. 9개 팀과 4라운드 정도 맞대결을 벌이다 보면 상대의 패턴이나 강점과 약점, 선수 개개인의 성향까지 훤히 보이기 마련입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 팀의 특성 역시 상대에게 이미 노출이 됐다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서로의 패를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치밀한 연구를 통해 상대를 당혹시킬 수 있는 ‘플러스 알파’의 수가 필요합니다. 구단별 맞춤식 전술도 상대가 캐치하지 못하도록 미세한 수정을 가하게 되죠. 더불어 6강 가시권에 있는 팀들은 서서히 플레이오프에 대한 구상도 시작해야 할 때가 바로 이 기간, 올스타 휴식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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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모비스를 끈질기게 뒤쫓고 있는 2위 오리온은 추격자의 입장이지만, 헤인즈 복귀라는 전력 상승 요인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어쩌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진=KBL



■ 정규리그도 어느덧 종반… 시즌 막판 관전포인트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정규리그 우승팀 누가 될까

남은 5라운드와 6라운드,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는 아무래도 점입가경 선두권 경쟁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애런 헤인즈가 재차 부상을 당하면서 동력을 잃나 싶었던 오리온이 휴식기 이전까지 최근 4경기에서 3승을 쓸어담으며 끈질기게 선두 모비스를 추격하고 있는데요. 같은 기간 오리온에 비해 한 경기를 더 치른 모비스는 연패를 떠안으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년간 다져온 조직력을 발판 삼아 승수를 추가하긴 했지만, 분명 휴식기 직전 모비스의 경기력은 잘 나갈 때의 그것과 차이가 있었는데요. 특히 양동근 등 주전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눈에 띄었습니다. 휴식기 동안 얼마나 재충전이 됐느냐가 관건이네요.

‘쫓기는 자’ 모비스가 체력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순 없습니다. 사실 남은 시즌, 이제 모비스에는 별다른 전력 상승 요인이 없습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송창용이 반갑지만, 그가 주도적으로 승리를 만들어내는 ‘해결사’ 유형의 선수는 아니죠. 반면 ‘쫓는 자’ 오리온에게는 2월 헤인즈의 복귀라는 확실한 전력 상승 요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헤인즈의 위력은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배가될 텐데요. 이쯤되면 초조한 쪽은 오히려 선두를 지키고 있는 모비스일지도 모르겠네요.

PO 대진 생각 안 할 수 없어…하위권 ‘고춧가루’가 변수

3위 KCC부터 6위 삼성까지 단 1.5경기 승차 내에서 조밀하게 모여 있는 중위권(공동 4위 인삼공사, 동부 포함)은 이제 플레이오프를 고려한 치열한 순위싸움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물론 벌써부터 구체적인 PO대진표를 생각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엄연히 각 구단 간 상대적인 강, 약점이 존재하기에 저마다 나름 만났으면 하고 염두에 두고 있는 상대가 있기 마련이죠. 막판 리그 판도가 어느정도 굳어지면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 역시 불꽃이 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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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즘 살 맛 난다' KCC 안드레 에밋(왼쪽)은 요즘 한층 플레이에 숨통이 텄다. 사진=KBL



휴식기 직전 각팀 상황을 고려하면 3위 KCC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결과론입니다만, 최하위로 추락한 전자랜드와 대비하면 지난달 힐과 포웰 간 트레이드는 KCC가 ‘남는 장사’였습니다. 숨통이 튼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이 내외곽에서 날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죠. 전태풍-김효범 등 득점력을 겸비한 토종 선수는 보너스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전술의 핵’ 김주성을 부상으로 잃은 동부는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이고, 인삼공사와 삼성은 전력에 비해 불안한 조직력을 다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각 팀이 당면한 과제 이외에도, 주의해야 할 변수는 하위 팀이 호시탐탐 뿌릴 준비를 하고 있는 ‘고춧가루’입니다. 7위 SK와 9위 LG는 다소 뒤늦은 시기가 아쉬울 정도로 최근 경기력이 인상적이고, 조성민이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는 kt 역시 꺼지지 않은 PO행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매 경기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비단 중위권 팀만 이들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3일에는 SK가 선두 모비스를 무려 20점 차(90-70)로 대파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죠.

사실 예상을 뒤엎는 의외의 경기는 해설자 입장에서는 골치아픈 일이지만, 그만큼 리그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재미가 됩니다. 특히 1-2위, 3-6위 간 승차가 별로 나지 않는 상황에서 하위권 팀에게 덜미를 잡힐 경우, 그 상처는 훗날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만큼 시릴 수 있습니다. 팬 여러분 입장에서는 하위권의 반란이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겠네요.

■ 1월 2주, 모비스를 주목하라

# 15일 vs KCC(19시, 전주)
# 17일 vs KGC인삼공사(16시, 안양)

오는 수요일부터 정규리그가 재개됩니다. 선두 모비스는 이번주 13일 kt 전을 시작으로 금요일 KCC, 주말 인삼공사를 상대로 원정 3연전에 나서는데요. 굳이 모비스를 1월 둘째 주 주목할 만한 팀으로 꼽은 건 비단 소위 중위권의 ‘핫’한 팀들을 상대로 선두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궁금해서만은 아닙니다. 거꾸로 하루 단위로 순위표 상의 자리가 바뀔 수 있는 KCC나 인삼공사 입장에서도 거함 모비스 전은 반드시 잡아야할 중요한 경기고,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분명 순위는 요동칠 것입니다. 게다가 KCC와 인삼공사는 모비스와의 일전을 앞두고 13일 먼저 맞대결(13일 19시, 안양)을 치릅니다. 휴식기 동안 프로농구를 기다리셨을 팬 여러분 입장에서는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흥미로운 한 주가 되겠네요.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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