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백인천-복싱 장정구에 이어 지식라디오의 <스포츠 인물평전> 3번째 손님은 김유택 SPOTV 해설위원으로 정해졌다. 당초 예정됐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000 씨에게 급한 일정이 생겼고, 논의를 통해 ‘겨울스포츠의 꽃’인 농구로 방향이 잡힌 것이다.

농구는 국제경쟁력에 비해 스타플레이어가 많은 종목. 하지만 갑작스러운 섭외는 쉽지 않았다. 원로급들은 팟캐스트에 대한 이해도가 좀 떨어지고, 요즘 방송인으로 인기가 많은 서장훈은 특급연예인 수준의 섭외력이 요구됐다. 사람 좋은 현주엽이 대상에 올랐으나, 간판패널인 최익성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가 마침 출장으로 빠지면서 “(현)주엽이는 내가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비토를 놓았다. 결국 장정구 챔프와 좀 대조적인 인물을 택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63년생 동갑이지만 10년 이상으로 느껴지는 비주얼 차이, 그리고 엄청난 신장차(161cm vs 197cm), 그리고 과묵과 달변. 이 정도면 충분했다.

황새와 짱구는 동갑

김유택 위원은 약속시간(저녁 7시) 10분 전에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장 챔프는 2호선 외에는 지하철을 탈 줄 모르지만, 김 위원은 워낙 큰 키 탓에 웬만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 평생을 남들보다 머리 하나 더 위의 세상을 보고 사는 팔자인 까닭에 눈에 잘 띄는 지하철이나 버스는 웬만해서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시작부터 터졌다. 스포츠 무뇌한(문외한의 오타가 아님)인 메인MC 김용민 PD(지식라디오 대표)가 종로쪽에서 ‘나꼽살’ 녹음을 마친 후 이동하는데 연말 교통체증으로 1시간 가까이 지각한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어렵게 초대손님을 모시고, 1시간을 ‘멀거니’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 논의 끝에 이왕 이렇게 된 거, <스인평>의 제목에 등장하는 김용민-최익성 둘이 빠진 상태에서 녹음을 하기로 했다.

오승환 등에 대해 두서없이 떠들고, 각자의 김유택에 대한 단상을 밝히면서 40분을 버텼을 때 무뇌한이 지하주자창에 도착했다는 전갈이 날아왔다. 서둘러 마무리. 그리고 이 분량은 향후 번외편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 월요일 팟캐스트 <스포츠 인물평전>을 녹음한 후 찍은 기념사진. 가운데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두 번의 로또를 마다하다

중학교 3학년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한 김유택은 큰 키에, 탁월한 실력으로 1년 선배 한기범과 함께 한국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고공농구, 더블포스트, 센터농구 등의 용어도 이때 등장했다.

“인생에 두 번의 큰 찬스(돈을 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놈의 의리 때문에 모두 놓쳤죠. 다시 태어나서 그런 기회가 있다면...”

웃음이 터졌다. 명지고에서 중앙대로 갈 때는 K대학에서 스카우트비는 물론, 집 한 채, 대학내 구내매점 운영권 등을 제시했다. 중앙대에서 기아자동차로 갈 때는 삼성이 백지수표를 눈앞에 내놓았다고 했다.

그만큼 김유택에서 시작된 ‘허동택(허재-강동희-김유택)’ 농구는 강했다. 중앙대-기아자동차의 전성시대와 일치한다. 오죽하면 연습보다 시합이 더 편했을까? “연습은 고되고, 2시간 이상을 하지만 시합은 1시간반이면 끝나고, 이기면 휴가까지 주어지니 시합이 훨씬 좋죠.”

농구계 주당 얘기, 까칠한 김유택, 코트 속 격투기, 체벌문제, 두 아들이 대를 이어 농구를 하는 ‘우월한 유전자’ 스토리, 그리고 조금은 진지하게 한국농구의 중흥에 대한 소견 등 자세한 내용은 지식라디오 유일의 스포츠프로그램인 <김용민 최익성의 스포츠 인물평전> 4회, 김유택 편에서 접할 수 있다.

참, 농구를 정확하게 보는 것으로 유명한 김유택 위원은 끝으로 ‘예언’을 하나 했다. 2014~2015시즌 우승은 울산 모비스라는 것이다. 맞나 틀리나 한 번 보자. 하기야 그 정도는 평범한 농구팬들도 할 수 있는, 너무 쉬운 예언이 아닌지 모르겠다. [헤럴드스포츠=유병철 편집장 @ilnamhan]

*김용민 최익성의 스포츠인물평전 해당 회차 다시듣기 ▶http://www.podbbang.com/ch/10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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