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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오리온의 크리스마스 악몽, 올스타 1위 허웅 ‘신성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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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즈가 또 다쳤다. (사진=KBL)


■ 12월 4주 UP &DOWN
헤인즈 또 부상…오리온 ‘크리스마스의 악몽’

오리온 애런 헤인즈가 복귀전에서 재차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당했습니다. 헤인즈의 복귀를 학수고대하던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선수단, 팬들 모두 그야말로 헛웃음이 나올 만한 일이었는데요. 오리온이 헤인즈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던 SK전 직전 경기(23일 삼성전)를 무려 28점 차 대승(97-69)으로 장식했기에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비록 헤인즈가 복귀 첫 날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이전 두 경기에서 이어온 상승 무드가 충분히 연착륙을 도울 수 있었기 때문이죠.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는 약 40일 만에 코트를 밟은 헤인즈에게 단 7분 48초만을 허락했습니다. 25일 SK전에 선발 출장한 헤인즈는 1쿼터 종료 2분여를 남겨 둔 시점에서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리며 다시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통증을 호소하긴 했어도 두 발로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큰 부상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이날 경기 끝까지 돌아오지 못한 헤인즈는 검진 결과 5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꼭 그간 무릎 부상으로 인한 결장 기간만큼인데요. 헤인즈 없이 치른 12경기에서 4승을 건지는 데 그친 오리온 입장에서는 정말 악몽 같은 크리스마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오리온은 결국 9경기 동안 헤인즈의 빈자리를 메웠던 제스퍼 존슨을 다시 데려오기로 했습니다. 존슨은 처음 한국무대 복귀전을 치를 때만 해도 살이 많이 붙은 둔한 모습으로 추일승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경기를 거듭 치르며 감각이나 체력을 많이 끌어올렸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오리온은 향후 다시 10~11경기 정도를 헤인즈 없이 버텨야 하는데, 하위 팀과의 경기에서 총력을 기울여 승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다행히 국내 선수들의 최근 움직임이 좋고 조 잭슨도 많이 살아난 만큼 그리 절망적이진 않습니다. 그동안 마지막 6라운드 반격을 기대하며 절치부심하는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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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이 데뷔 두 시즌만에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했다. (사진=KBL)


‘파죽의 5연승’ 동부, 단독 4위…허웅은 올스타 팬 투표 1위 ‘겹경사’
혼전이 계속되고 있는 중위권은 매주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주 잘 나가던 삼성이 단 2연패만으로 6위까지 처졌고, 소리 없이 5연승 가도에 올라탄 동부는 어느새 단독 4위까지 차고 올랐습니다. 한때 9위까지 추락했던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와 올 시즌 최고 순위를 찍는 데 성공했네요. 동부의 거침없는 약진은 주포 윤호영이 허리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 중인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인상적입니다. 최근 동부의 경기력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는데요. 이는 당분간 동부의 상승세가 지속될 거라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벤슨-김주성-맥키네스로 이어지는 포스트 라인이 여전히 건재한 상황에서 두경민-허웅 백코트진의 외곽 공격력은 한층 성숙미를 더했습니다. 게다가 김영만 감독이 최근 체력 안배 차원에서 김주성의 출전 시간을 경기당 25분 내외로 조절해주고 있는데, 그가 뛰지 않을 때 김봉수나 한정원 등이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빈자리를 메워주면서 동부는 물샐틈없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2년차 가드 허웅은 팀의 약진과 함께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올 시즌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당당히 1위(5만518표)를 차지하는 겹경사까지 누렸습니다. 비단 자신이 속한 주니어 올스타 팀(1989년 이후 출생자)에서 뿐만 아니라 양동근(2위 3만9,724표), 김선형(2만5,217표) 등 최근 수년간 리그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선배들을 누르고 달성한 1위라 그 의미가 큰데요. 무엇보다 새로운 스타의 출현은 농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리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데뷔 첫 해부터 챔프전 무대를 경험하는 등 기회를 많이 잡았던 허웅은 올 시즌 한층 안정감 있는 활약으로 거의 모든 기록에서 지난 시즌보다 2배 이상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8일 현재 동부가 리그 3점슛 성공률 1위(39.76%), 성공 개수에서도 2위(경기당 7.6개)를 달리고 있는 건 허웅의 활약 덕이 크죠. 어린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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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가운데)이 부상에서 돌아온 kt는 시즌 끝까지 6강행 희망을 놓을 수 없다. (사진=KBL)


올 시즌도 예외는 없다, 막판까지 상위권 발목 잡을 ‘고춧가루 부대’는?
프로농구 뿐만 아니라 여타 페넌트 레이스를 치르는 프로스포츠에서 시즌 막판이 되면 흔히 등장하는 게 바로 ‘고춧가루 부대’입니다. 비록 플레이오프 등 상위 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는 하위팀 혹은 그룹을 일컫는 말이죠. 어찌 보면 이들은 경기장을 찾아 준 팬들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프로정신을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7위 부산 kt 이하, 하위 4팀과 6위권 간 승차가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다소 크게 벌어지면서 올 시즌에는 6강 판도가 조기 확정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는데요. 그렇다고 해도 하위 4팀은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매 경기 갈 길 바쁜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최하위 LG가 KCC를, kt와 SK가 각각 선두 모비스와 2위 오리온을 제압하는 등 저력을 과시했는데요. 순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5, 6라운드에서는 상위권 팀들이 하위 팀을 상대로 당하는 패배가 1패 이상의 압박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특히 SK같은 경우 초반 깎아먹은 승수가 너무 많아서 그렇지 여전히 전력만큼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팀입니다. 최하위 LG 역시 고질적인 막판 집중력 부족이 문제일 뿐 경기 내내 끈끈한 승부를 연출하고 있죠. 7위 kt는 돌아온 조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6강행에 대한 희망을 시즌 끝까지 놓지 않을 기세입니다. 전자랜드가 객관적인 전력상 다소 처지는 감이 있지만, 역시 돌아온 포웰과 한번 터지면 무서운 외곽포 등 쓸 만한 무기를 갖고 있는 팀이죠. 이렇듯 올 시즌 KBL의 ‘고춧가루 부대’는 비단 한 팀에 그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만큼 정규리그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승부는 계속되고 리그를 지켜보는 재미는 더욱 쏠쏠해지겠죠?

■ 12월 5주, 이 경기를 주목하라
# 30일 오리온 vs 동부(19시, 고양)
헤인즈를 다시 잃은 오리온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매치가 될 듯합니다. 객관적인 전력상 동부의 우세가 점쳐지네요. 하지만 한편으로 오리온이 조 잭슨과 두터운 토종 포워드 라인이 다시 힘을 내 동부 정도의 팀을 잡아낸다면, 다시 시작된 5주간의 고난에 출발부터 큰 자신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 31일 KCC vs 모비스(19시, 군산)
여러모로 예측이 쉽지 않은 경기입니다. 모비스가 최근 조직력으로 꾸역꾸역 승수를 쌓고 있긴 하지만, 득점력의 침체가 눈에 띄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반면 KCC 역시 에밋이 이끄는 공격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모비스를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죠. 모비스 입장에서는 클라크가 하승진-힐과의 골밑 싸움에서 어느 정도 버텨내느냐가 관건이고, KCC는 전태풍과 김효범 등 앞선의 외곽포가 승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외국 선수가 2명 출전하는 2-3쿼터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하겠습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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