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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농구]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는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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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부임 첫 시즌, 자신만의 색깔로 팀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사진=WKBL)


용인 삼성생명은 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65-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삼성생명은 단독 4위로 올라섰고, 2위와의 승차도 반게임 차 밖에 나지 않는다. 확실히 삼성생명이 달라졌다.

삼성생명은 ‘전통명가’의 부활을 꿈꾸며 올 시즌 변화를 단행했다. 이호근 감독 대신 새 사령탑으로 임근배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농구를 시도했다. 임근배 감독은 부임 이후 “국내 선수들 위주의 농구를 펼칠 것”이라며 공언했고, 팀 전력의 반 이상이라고 해도 무방한 이미선의 출전 시간을 대폭 줄이기로 약속했다. 개막 후 2경기를 치를 때만 해도 이러한 두 가지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선수들과 삼성생명은 좋은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임근배 감독의 믿음, 선수단을 깨우다
감독의 교체 그리고 세대 교체의 기대감으로 시작한 새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개막 2경기를 무기력하게 패했다. 슛은 번번히 림을 외면했고, 조직력도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박하나는 2경기에서 2득점에 그치는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그럼에도 임근배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우리 팀은 박하나와 고아라, 이 두 선수가 해줘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박하나는 14점을 올리며 임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건 박하나 뿐만이 아니었다. 팀이 2연승을 달린 KEB하나은행과의 1라운드 맞대결. 80-56의 대승을 거둔 이날의 수훈 선수는 허윤자였다. 깜짝 선발 카드로 출전한 허윤자는 첼시 리와 모스비를 상대로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몸싸움을 펼쳤고, 3쿼터에는 두 선수의 파울 트러블을 유도했다. 기록은 4득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였지만 기록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허윤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에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임근배 감독은 “(허)윤자가 비시즌에 솔선수범하며 운동을 열심히 했다. 당연히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허윤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임근배 감독의 믿음 때문이었을까. 삼성생명은 이제 ‘원팀(One Team)’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국내 선수들이 고른 득점을 하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외친 임근배 감독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임근배 감독의 말이 맞아 가고 있다. 5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는 이미선은 13분 출전에 무득점에 그쳤지만 8명의 선수가 득점에 가담했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은 4쿼터 승부처에서 커리(신한은행)에게 공을 주고 커리만 바라봤다. 1대1 능력이 좋은 커리에게 공격을 맡겼던 선수들이 이제는 너나할 것 없이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자리잡는 조직력, 탄탄한 수비
9일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최희진을 제외한 10명의 선수가 득점을 하는 정말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또 이미선은 올 시즌 11경기 출전해 출전시간이 18분 남짓이다. 이미선의 출전 시간이 30분대 아래로 떨어진 건 리그가 치러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그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주고 있다.

삼성생명은 점점 나아지는 조직력으로 인해 지난 시즌처럼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지 않고 있다. 시즌 2번째 경기인 우리은행 전에서 10점 차 패배를 제외하면 5점 차 이상의 점수 차가 나는 패배가 없을 정도다. 그 원동력은 수비에 있다. 임근배 감독은 “우리의 공격력이 다른 팀들보다 좋은 건 아니다. 결국은 수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생명은 12경기를 치른 현재 59.6점으로 실점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삼성생명의 연습 경기장에는 ‘희생 없는 승리 없고 노력 없는 성공 없다’는 글이 쓰여 있다. 결국은 팀이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했던 삼성생명은 더 이상 없다. 확실히 달라졌다. 달라진 삼성생명이 과연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다. [헤럴드 스포츠=박준범 기자 @Junebumi]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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