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5-2016 프로농구 전반기 리뷰…후반기 판도는?
외국 선수 쿼터제 확대가 가장 큰 변수
오는 8일 부산kt와 안양KGC인삼공사의 경기를 끝으로 2015-2016 KCC 프로농구 3라운드가 마무리된다. 앞당겨진 리그 일정과 외국선수 2명 출전 등 새로운 제도와 환경 속에서 여러모로 변수가 많았던 프로농구도 어느덧 반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9일부터 닻을 올리는 4라운드를 앞두고 올 시즌 상반기 이슈를 돌아본다.

이미지중앙

비록 헤인즈의 이탈로 최근 주춤하긴 하지만 올 시즌 상반기 오리온의 약진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사진=KBL)


오리온과 인삼공사 간 ‘돌풍’ 바통 터치… 선두권 판도 안갯속
고양 오리온은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비시즌 대표적인 한국형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와 ‘태종대왕’ 문태종을 잇따라 영입하며 가뜩이나 두터운 포워드진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개막 전 이벤트 대회로 치러진 2015 프로-아마 최강전 우승으로 가볍게 몸을 푼 오리온은 1라운드를 8승 1패, 2라운드 역시 7승 2패로 마치며 어마어마한 기세로 승수를 쌓아갔다. 지난달 7일 인삼공사와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내주기 전까지 오리온이 개막 17경기에서 기록한 승률(0.882 15승 2패)은 KBL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다만 3라운드에서 애런 헤인즈의 부상이 커다란 악재였다. 지난달 15일 KCC와의 홈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5경기째 자리를 비우고 있는 헤인즈는 오리온 농구의 핵심이었다. 비단 그의 개인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 오리온의 공격 루트는 그의 손끝에서 파생되는 게 많았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헤인즈가 결장한 5경기에서 오리온은 1승 4패로 영 맥을 추지 못했다. 3일까지 단 한 경기차로 2위 모비스의 추격을 받으면서 올 시즌 내내 지켜온 선두권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헤인즈는 빠르면 4라운드 중반부터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3라운드에 화려했던 오리온의 기세가 꺾인 자리는 인삼공사가 메웠다. 초반 16경기를 5할 승률로 마친 인삼공사는 2라운드 막판부터 파죽의 8연승을 질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찬희-이정현-양희종 등 국가대표 차출과 부상에 신음하던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완전체를 이뤄갔다. 특히 오세근이 3라운드가 시작된 이후에나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힘을 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리그 최고의 토종선수 라인업을 갖춘 인삼공사는 리그 최다 3점슛(경기당 7.9개) 1위, 속공 1위(6개), 평균득점 2위(83.1점) 등 주요 공격지표에서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찰스 로드와 마리오 리틀의 외국선수 콤비도 화끈한 공격농구를 거들고 있고 오세근의 합류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1일 거듭된 연패로 바짝 독기가 오른 SK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4라운드에도 인삼공사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안양불패’로 대변되는 홈 14연승 기록 역시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미지중앙

아직 LG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주장 김영환의 표정이 올 시즌 고난을 말해주는 듯하다. (사진=KBL)


날개 없는 LG의 추락
최근 수 시즌동안 리그 강호로 군림했던 LG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 개막 전 예상됐던 LG의 전력 누수는 군에 입대한 김시래 정도였다. 물론 팀의 야전사령관을 잃었기에 어느 정도 공백은 불가피해 보였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LG가 지금의 초라한 성적표(3일 현재 5승 21패 승률 0.192)를 받아들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1라운드를 2승 7패로 마쳤을 때만 해도 김종규의 국가대표 차출 여파 탓으로 여겼다. 하지만 김종규가 돌아온 이후에도 LG는 고작 3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우선 가드진의 붕괴가 크다. 김시래가 빠진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았던 유병훈이 불미스러운 일로 시즌 초반을 날리면서 LG의 전매특허였던 ‘달리는 농구’가 사라졌다. 김종규가 아무리 주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어찌됐건 속공의 설계자는 유능한 가드다. 전체적으로 느려진 템포는 유기적인 패스워크, 외곽 공격 등 기존 LG의 강점을 모두 사그라들게 만들었다.

외국선수 농사 역시 그야말로 탄식이 새어나온다. 트로이 길렌워터가 홀로 외로이 팀을 이끌고 있을 뿐 그의 파트너는 올 시즌 벌써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 맷 볼딘-브랜든 필즈-대이비온 베리-조쉬 달라드 등 시즌 전체도 아니고 고작 26경기 만에 LG를 스쳐간 외국 선수만 4명이다. ‘마’라도 낀 듯 연이어 부상 악재가 덮쳤다. 가장 최근에 영입된 달라드 마저 무릎 부상으로 8주 진단을 받으면서 LG는 새로운 단신 외국선수로 샤킬 맥키식(25 188cm)을 5일부터 출전시킬 예정이다. 잦은 선수교체는 조직력을 약화시키기 마련이다. 3라운드가 끝나가도록 팀의 기틀조차 잡을 기회가 없었던 LG는 후반기에도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중앙

정식 감독 첫 시즌을 맞는 KCC 추승균 감독은 선수시절 별명처럼 '소리 없이 강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신임 감독의 인상적인 시즌 초반, 최종 성적표는?
올 시즌에는 3명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농구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이고 있다.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 첫 시즌을 맞은 KCC 추승균 감독과 kt 조동현 감독,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감독대행으로 인삼공사를 이끌고 있는 김승기 감독대행이 그들이다. 공교롭게도 세 팀은 모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진정한 평가는 시즌이 끝난 이후에나 가능할 터이지만 3라운드까지 세 명의 신임 감독은 각 팀을 비교적 순항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대행은 개막 전후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잘 추슬렀다는 평가다. 하나같이 개성이 강하고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인삼공사의 중심에서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팀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김 감독대행은 “실수해도 혼내지 않는다”는 말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자신의 지도 철학을 대변하기도 했다.

추승균 감독의 전주KCC 역시 3일까지 15승 11패 단독 4위로 순항 중이다. 선수시절 별명처럼 팀도 ‘소리 없이 강하게’ 이끌고 있다. KCC 역시 전태풍-포웰-에밋 등 하나같이 욕심 많은(?) 선수들로 가득한 팀이기에 자칫 팀플레이가 상할 우려가 있지만, 추 감독은 효율적인 출전 시간 배분과 영리한 전술로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항상 딜레마인 하승진의 활용법도 꽤나 노련한 모습. 외국선수 출전 시간이 두 쿼터로 늘어나는 4라운드 KCC는 충분히 선두권 도약을 노려볼 만한 팀이다.

부산 kt 조동현 감독 역시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kt가 갖고 있는 전력에 비해 뛰어난 성적(12승 13패 7위)을 낼 수 있는 데에는 조 감독 공이 크다. 7위가 그리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kt보다 처져 있는 SK와 LG의 객관적인 전력을 생각하면 지난 비시즌 조 감독이 kt에 심어 놓은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6강 싸움을 펼치게 될 KCC-삼성-동부에 비해 여전히 kt는 허약한 전력을 갖고 있고, 김선형이 돌아온 SK 역시 후반기 하위권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는 오는 9일 고양오리온과 전주KCC 간 맞대결로 시작된다. 4라운드부터는 현 3쿼터에 한해 가능한 외국선수 2명 출전 쿼터가 2, 3쿼터로 늘어난다. 후반기 순위 싸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