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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례로 풀어보는 골프규칙]볼이 바뀐 채 플레이했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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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 72 골프클럽의 클래식 코스에서 있었던 KPGA 프론티어 투어에서 발생했던 사례입니다. 갑자기 무전기가 뜨거워 졌습니다. 내용은 8번 홀에서 그린 위에 있는 볼을 선수가 마크하고 집어 올려 공용의 캐디에게 닦아 달라고 건넨 후 두 선수의 볼이 바뀌어서 전해진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선수는 자신의 볼인 줄 알고 마크했던 지점에 리플레이스하고 플레이했으나 다음 홀에 와서 보니 자신의 볼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경기 위원을 찾은 것입니다. 그 중 한 선수는 9번 홀 티 샷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제일 먼저 나온 의견은 두 선수 모두 오구를 플레이 한 것으로 재정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 경우 오구를 플레이했다면 규칙 15-3b에 의거해 다음 티 샷을 하기 전 시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9번 홀 티 샷을 한 선수는 실격의 벌을 받아야 하고 아직 티 샷을 하지 않은 선수는 8번 홀 그린으로 되돌아 가서 올바른 볼로 홀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 때 다른 경기 위원이 무전기를 통해서 의견 제시를 합니다. 무전으로 경기 위원회가 열린 것이지요. 인 플레이인 상태에 있는 다른 선수의 볼을 플레이하면 오구 플레이의 규칙을 위반한 것이 되고 반드시 그 잘못을 시정해야 하지만 위의 경우는 두 선수의 볼 모두가 인플레이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볼만 바뀐 것이기 때문에 오구 플레이의 규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교체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볼을 교체한 것이므로 15-2항의 위반이라고 의견을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상황을 재검토한 결과 15-2의 위반인 것을 확인해 올바른 판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누구도 실격의 벌을 과하지 않고 두 선수 모두 기록한 스코어에 2벌타를 가산해 홀을 마친 것으로 판정한 것 입니다. 참고로 규칙 15-2의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15-2는 교체한 볼 (Substituted Ball)에 대한 규정으로 “. . . . 전략 . . . 규칙에 의하여 다른 볼로 교체가 허용되지 않는데 플레이어가 볼을 교체한 경우, 그 교체한 다른 볼은 오구가 아니고 인 플레이의 볼이 된다. 규칙 20-6에 규정된 바에 따라 잘못을 시정하지 않고 그 잘못 교체한 볼을 스트로크한 경우, 그는 해당 규칙에 의거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2벌타를 받고 교체한 볼로 그 홀을 끝마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두 선수가 볼이 바뀐 것을 알고 플레이하기 전 올바른 볼로 다시 리플레이스하고 플레이하였다면 어떤 규칙의 위반도 없었던 것입니다.

위의 경우와 대비되는 사례 하나를 추가합니다. 2000년대 초반 대만에서 열린 아시안PGA투어에서 일어났던 위반 사례입니다. 9번 홀을 마친 한국의 권영석 프로와 미국의 스콧 테일러 라는 선수가 10번 홀을 플레이하면서 두 선수의 볼이 우측 러프 지역에 멈춥니다. 이전 홀까지 권영석 선수의 드라이버 샷이 스콧 선수 보다는 더 멀리 나가곤 했습니다. 스콧 선수는 덜 나간 볼을 자신의 볼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해 그린에 안착시킵니다. 이어 권영석 선수도 수 미터 앞에 있는 볼을 쳐 그린에 올립니다.

그린에 도착한 두 선수는 각자 멈추어 있는 볼을 집어 올려 확인해 보니 두 번째 샷을 한 볼이 자신의 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서로 바뀐 것을 알게 됩니다. 규칙에 따라 다시 두 번째 샷을 한 곳에 와서 올바른 볼을 플레이하여 그 홀을 마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다른 플레이어의 인플레이 상태의 볼을 플레이했을 경우 오구 플레이의 규칙을 위반한 것이 됩니다. 처리방법은 반드시 다음 홀의 티 샷을 하기 전 시정해야만 합니다(규칙 15-3).

그러나 처음 사례처럼 마크하고 집어 올린 볼은 더 이상 인 플레이의 상태가 아니라 규칙에 의거해 집어 올린 볼이 됩니다. 이 때 바뀐 볼로 다시 리플레이스하고 플레이한 볼은 오구 플레이가 아니라 교체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체하였다면 그 볼이 인 플레이의 볼이 되며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교체하였으므로 그 규칙 위반에 관한 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규칙 15-2). 고충남(전 KPGA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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