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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오세근,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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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의 상승세는 너무도 강력한 나머지 '오세근 효과'를 작아 보이게 만들었다. 사진=KBL


■ 11월 3주 UP & DOWN

UP! 인삼공사의 거침없는 돌격, 선두권 판도가 요동친다

KGC인삼공사의 연승 행진은 지난 주에도 멈출 줄 몰랐습니다. 20일 8위 전자랜드를 19점차로 여유 있게 제압하더니 22일에는 모비스마저 격침시키며 올 시즌 23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는데요. 이날 승리로 7연승을 달성한 인삼공사는 2위 모비스와의 격차를 반 경기로 좁혔을 뿐만 아니라 올 시즌 개막 이후 홈 10경기를 모두 잡아내는 KBL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더불어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홈 연승 기록도 ‘13’까지 늘게 됐는데, 이 역시 KBL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연승이라고 하네요. 인삼공사의 승리가 이렇게 많은 기록과 연관되는 걸 보면 그 상승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보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만 한데요. 아직 현재진행형인 ‘안양불패’ 신화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기대가 됩니다.

특히 주말 인삼공사의 모비스전 승리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을 모두 내줬던 인삼공사가 기어코 모비스를 잡아내면서 본격적으로 선두 경쟁에 경종을 울린 모습입니다. 애런 헤인즈가 부상을 당하면서 선두 수성에 노란불이 켜진 오리온의 상황까지 고려하면 선두권 판도에는 그야말로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모비스는 이날 초반 대등한 싸움을 벌였지만 2쿼터부터 외곽슛 난조에 빠지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는데요. 인삼공사에서는 24득점을 기록한 마리오 리틀이 돋보였고 3점슛 6개로 18점을 합작한 이정현-강병현 듀오의 활약도 쏠쏠했습니다.

이쯤 되면 돌아온 오세근이 굳이 주연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인삼공사 상승세의 키워드는 스피드와 외곽포입니다. 속공 1위(경기당 5.87개)가 증명하는 빠른 공수전환, 경기당 7.8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이 선보이고 있는 3점슛이 인삼공사의 높은 득점력을 견인하고 있죠(83점 리그 2위). 수비라고 다를까요. 비록 인삼공사가 실점이 적은 팀(81.4점)이라고 할 순 없지만 대신 스틸 1위(9개)의 기록이 선수들의 악착같은 근성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가로채기는 속공을 통해 쉬운 득점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리바운드 부문에서 리그 8위(경기당 34.6개)에 처져 있는 팀의 사정을 고려하면 오세근의 존재감은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모비스전에서도 오세근은 13득점에 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든든한 골밑의 파수꾼 노릇을 했죠. 다만 인삼공사를 지금까지 끌고 온 박찬희-이정현-강병현-김기윤 등 토종선수들의 활약이 워낙 좋은 만큼, 오세근이 잘 차려진 밥상을 뒤엎을 필요는 없을 겁니다. 실제로 복귀 후 오세근은 동료 선수들의 훌륭한 스크리너 역할을 자청하며 궂은일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인삼공사가 지금의 모습을 시즌 끝까지 유지했을 때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드디어 반등에 성공한 삼성

삼성이 드디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주 동부와 kt 등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를 연거푸 제압하며 5할 승률을 지켜냈는데요. 문태영이 21일 kt전에서 오랜만에 30득점을 폭발시키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게 고무적이네요. 개인적으로 삼성은 문태영 활용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태영이 최근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인 건 물론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충분히 코트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현재 삼성에서 문태영보다 득점 확률이 높은 선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상대의 집중견제가 문태영을 버겁게 하겠지만 어찌됐건 지금보다 볼을 만질 기회를 더 준다면 분명 문태영은 제몫을 해줄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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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동섭(오른쪽)은 부상으로 지난 시즌 전부를 날렸다. 과연 올해는 비상할 수 있을까. 사진=KBL


17일 동부전에서 22득점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끈 임동섭의 활약 역시 반갑습니다. 발목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4년차 포워드 임동섭은 198cm의 신장, 큰 키에 비해 뛰어난 볼 핸들링과 시야를 바탕으로 올 시즌 자신의 진가를 뽐내고 있습니다. 평균 이상의 슈팅력까지 겸비한 임동섭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다면 토종선수의 외곽 지원이 절실한 삼성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나 다름없겠죠.

DOWN.. 밥상부터 차려야 할 SK…오리온은 제스퍼 존슨 영입하기로

SK는 18일 헤인즈의 공백으로 무주공산이 된 오리온 포스트를 그야말로 ‘유린’하며 21점차 대승을 거두더니, 오히려 김선형이 돌아온 두 경기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연패에 빠졌습니다. 물론 김민수의 부상 공백 여파도 있지만 결국은 김선형의 복귀에 맞춰 팀 컬러를 다잡는데 실패한 탓이 큽니다.

김선형은 2경기에서 모두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실전 감각에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브리핑 때도 말씀드렸듯 SK는 당장 눈에 보이는 활약보다 김선형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빨리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LG 길렌워터도 매 경기 20득점 이상을 꾸준히 올려주는 선수지만 LG 역시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우실까요. 김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SK에는 외곽 파괴력뿐만 아니라 망가진 부분이 많습니다. 김선형 본인부터가 팀의 포인트 가드로서 팀플레이와 게임 리딩에 좀 더 신경 써야 하겠고, 다른 선수들 역시 응집력 있는 모습으로 따라와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전의 탄탄한 모습을 갖추지 못하면 김선형 복귀 후에도 SK의 성적은 생각보다 반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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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돌아온 김선형을 중심으로 빨리 팀을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KBL


오리온이 헤인즈 없이도 21일 승리를 따낸 건 선수들의 끈끈한 의지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 누수는 결국 오리온의 1위 수성을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의 일시대체선수로 과거 kt, 삼성에서 뛴 경험이 있는 제스퍼 존슨(32 198cm)을 영입하기로 했는데요. KBL 경험이 풍부하다는 건 분명 존슨의 장점이지만 헤인즈의 빈자리를 100% 메우기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헤인즈는 개인의 득점 능력 못지않게 오리온의 외곽을 살려주는 등 파생능력이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결국 헤인즈가 돌아올 때까지 잘 버티는 것이 오리온의 과제입니다. 다음 경기인 28일 삼성전까지는 일주일여의 시간이 있는 만큼, 조직력을 다지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 11월 4주, 이 경기를 주목하라

# 25일 전자랜드 vs kt (19시, 인천)

지난 브리핑에서 kt를 3라운드 가장 주목해야할 팀으로 꼽았던 바 있습니다. 가진 전력에 비해 시즌 초반을 잘 버틴 kt는 3라운드에서 처지지 않는다면 후반기까지 순위싸움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4경기를 치른 현재 kt의 성적은 2승 2패,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한 게 사실인데요. 박상오와 조성민, 두 베테랑이 좀체 함께 터지는 날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kt 입장에서 하위권 팀에게 내주는 경기는 타격이 클 것입니다. 전자랜드도 중위권 도약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하는 경기니만큼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네요.

# 29일 모비스 vs 오리온 (16시, 울산)

인삼공사의 습격에 떨고 있는 선두권 두 팀의 3라운드 맞대결입니다. 오리온은 제스퍼 존슨이 28일 삼성과의 첫 경기에서 얼마나 적응력을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네요. 인삼공사가 무섭게 뒤에서 쫓아오는 마당에, 양 팀 모두 더 이상 내주고 싶은 경기는 없겠죠?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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