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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1,2위 리디아 고와 박인비를 괴롭히는 직업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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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최근 왼쪽 손가락 낭종 제거 치료를 받고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다.<사진 제공=KLPGA>


여자 세계 랭킹 1,2위인 리디아 고(18 고보경)와 박인비(27 KB금융그룹)가 비슷한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정확성을 요하는 골프에서 공교롭게 두 선수가 비슷한 부위에 동일한 질병이 발생했는데 그건 바로 ‘낭종’ 때문이었다.

멕시코시티에서 시즌 막바지에 열리는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출전을 강행한 박인비는 지난주 한국에서 왼손 중지의 낭종(cyst)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았다. 낭종은 주머니 모양의 혹 안에 액체나 반고체 물질이 고이는 것을 말한다.

박인비는 11일(미국시간) 프로암을 마치고 미국 골프채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큰 부상은 아니지만 손목에 낭종이 계속 남아있었고 클럽을 잡을 때 좀 아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부위가 피부에 닿아 있어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의사가 낭종 부위를 마사지하고는 터트렸다. 단순한 물집은 아니었다. 너무 아파서 내 스스로 터트리지는 못했다. 며칠 지나니 사라졌다.”

박인비는 지난 달 중국 해남도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를 첫 라운드만 마치고 기권할 정도로 낭종으로 고생했고, 귀국한 뒤 바로 의사를 찾아 손목을 진찰받았다. 박인비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8일간을 쉬었다. 며칠 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면서 "현재는 손가락 낭종 자리는 흔적도 없어졌고 첫날에는 밴드 없이 라운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 역시 지난 해 8월말 포틀랜드 클래식에 불참하고 왼손 손목의 낭종 치료를 받았다. 리디아 고는 주니어 시절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으로 인해 왼 손목에 낭종이 생긴 것으로 진단됐다. 이전에도 낭종의 물을 빼는 의료 처치를 받은 적이 있다.

리디아 고는 휴식을 위해 이번 주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 빠졌다.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리디아 고를 추격중인 박인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올해 메이저 2승을 더해 LPGA명예의 전당 포인트도 가시권에 들어왔고,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따라잡아야 한다. 상금왕, 최저타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어트로피 등도 리디아 고와 경합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대회부터 부지런히 출전한 박인비로서는 낭종이 생길만도 했다.

재활 전문의인 중앙대 의대의 서경묵 박사는 ‘낭종은 프로 골프 선수들이 종종 앓는 부상’이라고 말했다. 서 박사는 “손목결절종으로 ‘갱글리언’(ganglion)으로도 불리는 이 증상은 관절에 생기는 물혹의 일종이다. 인대 힘줄 사이에 혹이 생기는 것이다. 골프 선수들은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오래 연습하며 손목을 과사용(over-use)하니까 염증이 생긴다. 바늘로 꽂아 넣으면 기름 덩어리가 나온다. 부위가 손목 연결판으로 이어져 찢어지거나 치료가 잘못되면 힘줄 손상이 오기도 한다. 짜내고 치료하더라도 뿌리가 남아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낭종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남자보다는 성인 여자에게서 잦은 편이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그냥 놔두지만 혹의 크기가 커지면 불편함을 느끼고 통증이 생기면 의사를 찾는다.

세계 랭킹 선두를 달리는 박인비, 리디아 고는 매 대회마다 출전하고, 만약 어느 대회에 불참하면 과도하게 그 이유가 주목받는다. 다른 여자 선수라면 시즌 중에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회 기간 중에도 프로암과 각종 스폰서 주최 행사 등에 참여해야 하는 스타급 선수이기에 과사용으로 인한 부상이 더욱 관심을 받는 것이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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